서린과 사랑, 정체성을 노래하다.
2023년 2월 첫 앨범 발표 이후,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음악 스타일로 주목받아 온 한국음악 듀오 '서린사랑'.
그들이 두 번째 앨범으로 돌아왔다.
앨범의 타이틀은 'The Identity' (부제 : 너와 나의 정체성).
이번 앨범에서 주목할 점은 3가지다.
첫째, '너와 나의 정체성' 이라는 주제 아래 작업해 온 7곡을
Part 1과 2로 나누어
일주일 간격의 시리즈로 발표한다는 점이다.
이는 우선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잘 배웅하고
2025년을 새로이 맞이한다는 의미이며,
한편으로는 개인의 정체성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구분지어 보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에 이들은
2024년 12월 말 Part1,
새해 초에 Part2 를 공개하기로 하였는데,
결국엔 이 모든 노래들이 한데 모여있어야 'The Identity' 가 완성되는 역설을 마주하노라고 귀띔한다.
두번째 특이점은 '한국음악'의 개념을 확장하여
전통음악 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의 근현대의 노래들을 선곡하였다는 점.
레파토리의 시대적 배경의 범위를 넓히기로 한 이유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 노래들이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잘 인식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근 현대의 노래들은 Part 2에 수록된다.)
셋째, 이 앨범의 Artwork 속 실제 작가이다.
앨범 커버에 수록된 도자기는
네덜란드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아티스트 Soonhwa Kang (강순화)의 작품으로
(사진 속 도자기들이 마치 서린과 사랑을 보는 것 같다는 유쾌한 대화와 함께
이 사진을 앨범자켓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의미있는 부분은
해당 작가가 서린사랑의 2023년 네덜란드 공연 당시
관객으로 공연을 보러 왔다가 대화를 하게 된 것을 인연으로
이번 앨범의 아트웍에 참여하기에까지 이르렀다는 점이다.
서린사랑에게
Soonhwa Kang 의 앨범커버 참여가 단순한 '인연' 이상의 의미인 이유.
그것은 바로 그녀가 재일교포 출신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자손이지만 일본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는 강순화는,
서린사랑과의 대화 당시
자신의 어린 시절
한국인의 이름을 가지고 일본에서 자라면서 겪어야 했던 여러가지 혼란,
그리고 한국을 방문해서도
우리말을 잘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충격 등
오랜시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온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네덜란드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내적인 갈등을 겪고 있으며
작품 활동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하였다.
"그러던 중 마침 이토록 아름다운 한국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어 참 반가웠다"고 표현하며
자신이 작업해 온 Mugung-hwa (무궁화) 드로잉 프로젝트를 보여주는 그녀에게
서린과 사랑은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없었고,
이후 그녀로부터
서린사랑의 음악이 자신의 마음을 깊이 터치했다는 말과 함께
"언젠가 당신들과 어떤 형태로든 함께 협업을 해 보면 좋겠다" 라는 진심어린 제안을 듣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
그저 지키지 않으면 그만이었던 구두 약속이 실제로 이루어졌으니
이 앨범과 관련하여
그들에게 이보다 의미있는 일이 어디 있겠는가.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끝없이 고민하며
삶을 관통하는 질문들 앞에 고군분투해 온 아티스트 강순화의 이야기는,
다른 듯 비슷한 결에서 자신의 삶을 고민해 온 서린과 사랑에게
큰 울림이 되어 그들의 마음에 남았고,
그것은 본 앨범의 기초를 형성하는 틀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 날 짧았던 대화에서 시작된
The Identity (너와 나의 정체성) 의 이야기가 우리 앞에 펼쳐진다.
'The Identity' -
나는 누구인가? 너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의 삶은 이대로 좋은가?
삶이라는 여행 가운데 우리는
각자의 답을 찾으며 일상을 살아간다.
이 하루도 쉽지 않았던 당신과 함께
'너와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낸
서린사랑의 새 노래들이,
아주 잠시동안 만이라도
고단한 당신의 마음을 토닥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