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방 12잡가의 다른 명칭.
원래는 <유산가 遊山歌>, <적벽가 赤壁歌>, <제비가>, <소춘향가 小春香歌>, <선유가 船遊歌>, <집장가 執杖歌>, <형장가 刑杖歌>, <평양가 平壤歌> 등 8곡을 8잡가라고 하였으나 이것을 12가사(十二歌詞)에 준하기 위하여 <달거리(월령가 月令歌)>, <십장가 十杖歌>, <출인가 出引歌>, <방물가 房物歌> 등 잡잡가(雜雜歌) 4곡을 더하여 12잡가가 되었다. 음악적 특징은 12가사와 비슷하며, 대개의 곡들은 도드리 장단으로 되어 있고 <집장가>만이 세마치 장단으로 되어 있다. 12가사와 12잡가의 다른 점은 노랫말이 12가사의 경우 지식층들이 즐겨 인용하는 한문시를 혼용하고 있는 데 비하여, 12잡가는 희노애락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서민들의 언어 표현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창법에 있어서도 가사의 경우는 부드럽고 세련된 발성법과 때로는 속청이 쓰이고 요성(搖聲)을 가늘게 쓰는 데 비하여, 잡가는 굵고 힘차고 폭이 넓은 요성을 쓰는 점이 다르다. 긴잡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京畿民謠)로 지정되어 있다.
<u>십이잡가(十二雜歌)</u>
1. 遊山歌
화란춘성(花爛春城)하고 만화방창(萬和方暢)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山川景槪)를 구경(求景)을 가세. 죽장망혜단표자(竹杖芒鞋單瓢子)로 천리강산(千里江山) 들어를 가니 만산홍록(滿山紅綠)들은 일년일도(一年一度) 다시 피어 춘색(春色)을 자랑노라 색색이 붉었는데 창송취죽(蒼松翠竹)은 창창울울(蒼蒼鬱鬱)한데 기화요초난만중(奇花瑤草爛慢中)에 꽃속에 잠든 나비 자취 없이 날아난다. 유상앵비(柳上鶯飛)는 편편금(片片金)이요 화간접무(花間蝶舞)는 분분설(紛紛雪)이라 삼춘가절(三春佳節)이 좋을씨고 도화만발점점홍(桃花滿發點點紅)이로구나 어주축수애산춘(漁舟逐水愛山春)이라던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예 아니냐. 양류세지사사록(楊柳細枝絲絲綠)하니 황산곡리당춘절(黃山谷裏當春節)에 연명오류(淵明五柳)가 예 아니냐
제비는 물을 차고 기러기 무리져서 거지 중천(中天)에 높이 떠 두 나래 훨씬 펴고 펄펄펄 백운간(白雲間)에 높이 떠서 천리강산(千里江山) 머나먼 길을 어이 갈꼬 슬피 운다. 원산(遠山) 첩첩태산(疊疊泰山)은 주춤하여 기암(奇巖)은 층층(層層) 장송(長松)은 낙락(落落) 에- 허리 구부러져 광풍(狂風)에 흥을 겨워 우쭐우쭐 춤을 춘다. 층암절벽상(層巖絶壁上)의 폭포수(瀑布水)는 콸콸 수정렴(水晶簾) 드리운 듯 이골 물이 수루루루룩 저골 물이 솰솰 열의 열골 물이 한데 합수(合水)하여 천방(天方)져 지방(地方)져 소쿠라져 펑퍼져 넌출지고 방울져 건너 병풍석(屛風石)으로 으르렁 콸콸 흐르는 물결이 은옥(銀玉)같이 흩어지니 소부(巢父) 허유(許由) 문답(問答)하던 기산영수(箕山潁水)가 예 아니냐. 주곡제금(奏穀啼禽)은 천고절(千古節)이요 적다적조(積多鼎鳥)는 일년풍(一年豊)이라. 일출낙조(日出落照)가 눈앞에 어려라(버려나니) 경개무궁(景槪無窮) 좋을씨고
2. 赤壁歌
삼강(三江)은 수전(水戰)이요 적벽(赤壁)은 오병( 兵)이라 난데없는 화광(火光)이 충천(沖天)하니 조조(曹操)가 대패(大敗)하여 화용도(華容道)로 행(行)할 즈음에 응포일성(應砲一聲)에 일원대장(一員大將)이 엄심갑(掩心甲)옷에 봉(鳳)투구 저켜 쓰고 적토마(赤兎馬) 비껴 타고 삼각수(三角鬚)를 거스릅시고 봉안(鳳眼)을 크게 뜹시고 팔십근(八十斤) 청룡도(靑龍刀) 눈 위에 선뜻 들어 엡다 이놈 조조(曹操)야 날다 길다 하시는 소래 정신(精神)이 산란(散亂)하여 비나이다 잔명(殘命)을 살으소서 소장(小將)의 명(命)을 장군전하(將軍前下)에 비나이다 전일(前日)을 생각하오 상마(上馬)에 천금(千金)이요 하마(下馬)에 백금(百金)이라 오일(五日)에 대연(大宴)하고 삼일(三日)에 소연(小宴)할 제 한수정후(漢壽亭候) 봉(封)한 후에 고대광실(高臺廣室) 높은 집에 미녀충궁(美女充宮)하였으니 그 정성을 생각하오. 금일 조조가 적벽(赤壁)에 패하야 말은 피곤 사람은 주리어 능히 촌보(寸步)를 못하겠으니 장군후덕(將軍厚德)을 입사와지이다. 네 아무리 살려고 하여도 사지 못할 말 듣거라. 네 정성 갚으려고 백마강(白馬江) 싸움에 하북명장(河北名將) 범 같은 천하장사(天下壯士) 안량(顔良) 문추(文醜)를 한 칼에 선듯 버혀 네 정성을 깊은 후에 한수정후(漢壽亭候) 인병부(印兵符) 끌러 원문(轅門)에 걸고 독행천리(獨行千里)하였으니 네 정성만 생각하느냐 이놈 조조야 너 잡으러 여기 올 제 군령장(軍令狀) 두고 왔다 네 죄상을 모르느냐 천정(天情)을 거역(拒逆)하고 백성을 살해(殺害)하니 만민도탄(萬民塗炭)을 생각지 않고 너를 어이 용서하리 간사한 말을 말고 짤은 목 길게 늘여 청룡도(靑龍刀) 받으라 하시는 소래 일촌간장(一村肝臟)이 다 녹는다. 소장(小將) 잡으시려고 군령장(軍令狀) 두셨으나 장군님 명(命)은 하늘에 달립시고 소장(小將)의 명은 금일 장군전(將軍前)에 달렸고 어집신 성덕(聖德)을 입사와 장군전하(將軍前下) 살아와지이다. 관왕(關王)이 들읍시고 잔잉(殘仍)히 여기사 주창(周倉)으로 하여금 오백도부수(五百刀斧手)를 한편으로 치우칩시고 말머리를 돌립시니 죽었던 조조가 화용도(華容道) 벗어나 조인(曹仁) 만나 가더란 말가.
3. 子歌(제비가)
만첩산중(萬疊山中) 늙은 범 살찐 암캐를 물어다 놓고 에-어르고 노닌다. 광풍(狂風)의 낙엽(落葉)처럼 벽허(碧虛) 둥둥 떠나간다. 일락서산(日落西山) 해는 뚝 떨어져 월출동령(月出東嶺)에 달이 솟네. 만리장천(萬里長天)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복희씨(伏羲氏) 맺힌 그물을 두루쳐 메고서 나간다 망탕산(芒宕山)으로 나간다 우이여- 어허어 어이고 저 제비 네 어디로 달아나노. 백운(白雲)을 박차며 흑운(黑雲)을 무릅쓰고 반공중(半空中)에 높이 떠 우이여- 어허어 어이고 달아를 나느냐 내 집으로 훨훨 다 오너라. 양류상(楊柳上)에 앉은 꾀꼬리 제비만 여겨 후린다. 아하 이에이 에헤이 에헤야 네 어디로 행(行)하느냐 공산야월(空山夜月) 달 밝은데 슬픈 소래 두견성(杜鵑聲) 슬픈 소래 두견제(杜鵑啼) 월도천심야삼경(月到天心夜三更)에 그 어느 낭군(郞君)이 날 찾아오리. 울림비조(鬱林飛鳥) 뭇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