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빛나고 뛰어난 것은 나중에 있다. 김광석 4집은 그렇게 말한다. 정규 앨범으론 마지막 유작에 해당하는 이 앨범은 그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순금 부분이다. 염세의 빛이 스민 좌절과 불안, 그 와중에 언뜻 스치는 낯선 희망과 설렘 등이 오고 간다. 오고 가되 아름답다. ‘정신의 청년성’이라 할 만한 이 부분이 김광석을 김광석답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포크 음악은 형식적 단순성이 무기다. 그러나 그 단순성이 섬세한 자의식을 얻지 못하면 포크 음악은 쉽게 형해화된다. 생각해보라. 한국의 포크 음악이 얼마나 쉽게 ‘뽕짝류’로 기울어져 왔던가를.
김광석 노래엔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긴장하는 자의식이 뚜렷하다. 예술가적 영혼은 정처 없는 것이다. 정처없이 부유하는 그의 영혼은 음파를 타고 듣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