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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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6:19 | ||||
진양조
행화는 풍랑을 쫓고 명월은 해문의 잠겻구나 묘창해지 일속이라 제물을 물에다가 놀적의 청천의 외기러기난 북천으로 울고가고 창파만경 널은 바다 쌍쌍백구만 흘리 떳구나 우후청강 좋은 홍의 비거비래 왕래커날 선인들 마음이 처량허여 며면히 바라보며 아차차차 불상허구나 우리가 장사도 좋거니와 사람을 사서 물에다 넣고 우리 후사가 잘되것느냐 명년부터는 이장사를 말자 닷감어라 어긔야 긔야 어괴야 괴야 어괴야괴야 어허 둥덩둥덩 낭경으로 떠나간다. 아니리 이 때의 옥황상제께옵서 사해용왕께 하교하시 되 모일모시에 출천대효 심청이가 물에 들 것이니 고이 모시라는 어명이 지엄하시거 날 사해용왕 영을 듣고 그 시를 기다릴 제 과연 옥 같은 낭자가 홀연이 물에 들거날 백옥교자에 고이 모셔 수궁으로 들어갈 제 엇모리 위이도 장헐시고 위이도 장할시고 천상선관선녀들이 심소저를 보랴허고 좌우로 버렸난디 태을 진은 학을 타고 안기생 연을 구름탄 적송자 시자탄 갈선홍과 고래탄 이적선 청의동자 홍의동자 쌍쌍이 모셨네, 월궁 항아 마고선녀 남악부인 팔선녀들이 좌우로 모셨난디 풍악을 갖추울제 왕자진의 봉피리 늬나누 나누나 곽처사 죽장구 쩌지룽 정쿵 장자방의 옥통소 띠디루따루디 성연자 거문고 스르렁 둥덩 낭자헌 풍악 소리 수궁이 진동헌다. 노경골이 위량허니 인광이 여일이요 집어린인 작와허니 서기 반공이라 주궁패궐은 응천상지삼광이요. 곤의수상은 비인간지 오복이라. 산호주렴백옥안상 광채도 찬란하다. 주안을 드릴 적의 세상 음식이 아니라 유리잔호박병의 천일주 가득 지고 한 가운데 삼천벽도를 덩그렇게 피였으니 세상의 못본 배라 삼일에 소연허고 오일에 대연하야 극진이 봉공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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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4:40 | ||||
아니리
이렇듯 수궁에 머무를 제 하로난 천하에 옥진부인이 하강하시난디 뉘신고하니 세상에서 곽씨부인이 죽어 광한전 옥진부인이 디어껐다 심청이 수궁에 머문단 말을 듣고 모녀상봉차 내려오시난디, 진양세마치 오색채단을 기린에 가득 싣고 벽도화단계화를 사면에 버려꽂고 청학백학은 전배쓰고 봉황은 춤출제 수궁에 내려오니 용왕도 황겁하야 문전의 배려할 제 옥진부인이 들어와 심청 손을 부여잡고 “네가 나를 모르리라 나는 세상에서 너를 낳은 곽씨로다. 너의 부친 많이 늙었으리라. 나는 주어 귀신이 되고 광한전 옥진부인이 되었는디 너는 부친 눈 띠우랴고 삼백석에 몸이 팔려 이 곳에 왔단 말ㅇ르 듣고 너를 보러 내 왔노라.” 심청의 얼골을 끄러다가 가슴에 대고문지르며 “아이고 내 새끼야! 꿈이면 깰까 염려 로다 귀와목이 의젖한 게 너의 부친 도승 허구나.” 그제야 심청이 모친인줄 짐작하고 부인의 목을 부여 잡고 “아이고!! 어머니! 어미니 이게 꿈이요 생시요 불효여식 청이는 앞 어둔 백발부친 홀로 두고 나왔는디, 외로우신 아버지는 뉘를 의지하오리까?” 부인이 심청을 달래는 디, “내딸 청아 우지마라 너는 일후 너의 부친 다시 만나 만종녹을 누리리라.” “광한전 맡은 일이 직분이 허다하여 오래지체 어려워라.” 요령 소리가 쟁쟁 나더니 오색 채운으로 올라가니 심청이 따라 갈 수 전혀 없고 가는 모친을 우두먼이 바라보며 모녀 작별이 또 되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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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3:21 | ||||
아니리
하로난 옥황상제께옵써 사해용왕께 다시 하명하시되 심낭자 방년이 늦어가니 인간 환송식혀 귀한 배필을 정해주라 용왕이 수명하고 내려와 심낭자를 환송할제 꽃 한송이를 조화있게 만들어 양개시녀로 시위하야 임당수에 띄웠것다. 중머리 꿈같이 번듯떧다. 천상의 조화요 용왕의 신접이라. 바람이 분들 흘러가며 비가 온들 요동을 하랴! 오색채운의 꽃봉이가 어리어서 주야로 둥실 떠있거날 남경갔던 선인들이 억심만금 퇴를 내여 고국으로 돌아갈 적에 북을 두리둥둥 울리면서 어긔야 어긔야 ㅣㅁ당수 다달아 심 낭자 혼을 불러 슲은 말로 제 지낸다. 넋이야 넋이로다. 이 넋이 뒤넋인가 오장원의 낙산어든 공명의 넋도 아니요 삼년 무훈간의 초혜왕의 넋도 아니요. 부친 눈을 띄우랴고 삼백석에 몸이 팔려 임당수 제수되신 심낭자의 넋이로구나. 혼이라도 와겼거든 많이 흠양을 하옵소서.” 제물을 물에 풀고 눈물씻고 바라보니 난데없는 꽃봉이가 해상에 둥실 떠있거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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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3:12 | ||||
아니리
선인들이 고이여겨 가까이 가서 그 꽃을 건져 뱃장안에 놓고보니 크기가 수레같고 향취진동커날 고국으로 돌아와 수다이 남은 재물다 각기 분배할 제 도사공은 무삼 마음인지 재물을 마다하고 꽃봉이만 차지하야 저의 집 후원에 정한곳에 잘 모셨단가 보러다. 이 때는 어느 때 인고 하니 송 천자(황제)께서 황후 붕어신 후 납비를 아니하시고 기화요초를 뫃아 황극전에 심어놓고 조석으로소 일하시는디 중중모리 화초도 많고 많다. 팔월부용군자용 만당추수의 홍연화 암향부동의 월황홍 소식전튼 한매화 진시유랑거후재는 붉어 있따고 복성꽃 구월구일 용산음소축신 국화꽃 삼천제자를 강론을 허니 행단충풍의 은행꽃 이화만지불개문하니 장신궁중 배꽃이요, 천태산 들어가니 양변개 작약이요, 원정부지이별 허니 옥창오면의 앵도화 촉국한을 못이기여 체혈 허든 두견화, 이화 노화 계관화, 흥국백국 사계화 동원도리 편시춘 목동요지가 행화촌 월중단계부상지 달가운데 계수나무 백일홍, 영산홍, 왜철죽 진달화 난초 파초 오미자 지자 감과 유자 석류 능나 능금 포도 머루 으름 대추 각색화초 갖은 향과 좌우로 심었난디 향풍이 건듯 불면 벌 나비 새 짐생들이 지지울며 노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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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3:56 | ||||
아니리
그때의 도사공은 천자(황제)께옵서 세상의 기화요초 뫃은 단말을 듣고 임당수에 얻은 꽃을 천자님께 진상허니 천자보시고 기특타 칭찬하시고 후히 상을 주셨겄다. 그 꽃을 옮겨 황극전에 놓고 보니 크기가 무쌍이요 향취 진동터라. 중머리 천자보시고 대희하사 저 꽃이 왠 꽃이냐 저 꽃이 왠 꽃이냐! 요지벽도화를 동방상이 따온 지가 삼천년이 못다되니 벽도화도 아니요, 극락게계 연화꽃이 떨어져서 해상에 둥실 떠왔는 듯 그 꽃 이름을 강선화라 지으시고 조석으로 구경허실 제 일야는 천자심신이 산란하여 화계상을 배회할 제 뜻밖의 강상화 벌어지며 선녀들이 서 있거날 천자 고이여겨 너희들이 귀신이냐? 사람일다? 시녀 예이하고 엿자오되 남해용궁 시녀로서 심소저를 모시고 세상에 나왔다가 불의의 전안을 범하였아오니, 황공무지 하오이다. 이 말이 지듯 마즛 인홀불견 간 곳없고 한 선녀만 서 있거날, 아니리 천자(황제) 고이 여겨 대강 탐문허시니, 세상의 심소저라, 궁녀로 시위하야 별궁으로 모셔놓고 이튿날 만조백관 조회석에 간밤의 꽃사연을 말씀하시니, 제신 등이 엿자오되 국모 안계심을 하날이 알으시고 인연을 보냈아오니, 국모로 모시옵소서. 중머리 천자(황제) 이 말을 옳게 들으시고, 일관시켜 택일허여 꽃봉속의 심소저를 황후로 봉하시니 국가의 경사가 되야 만조제신 들은 산호만세를 부르고 억조창생 만민들은 격양가로 일 삼을 제 심황후 어진 성덕으로 당년부터는 풍년이 들어 요순천지 다시되고 성강지체가 되었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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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5:28 | ||||
아니리
심황후 몸은 비록 귀히 되었으나 다만 생각 부친 뿐 이라 일야는 옥난간의 비겼을 제 진양조 추월은 만정허여 산호주렴의 빛혀들 제 청천의 외기러기 난우러하의 높이 떠서 뚜루루… 끼일룩 울음을 울고가니 심황후 반기듣고 기러기 불러 말을 헌다. “오느냐 저 기러기가 소중낭 북해상의 편지 전튼 기러기냐 도화동을 가거들 랑, 불쌍하신, 우리 부친앞의 편지일장을 전하여라. 방으로 들어가 편지를 쓰랴헐 제 한자쓰고 눈물짖고 두자쓰고 한숨을 쉬니 눈물이 떨어져 글자가 수먹이 되니 언어가 도착이로구나. 편지접어 손에 들고 문을 열고 바라보니 기러기난 간곳없고 창망헌 구름밖에 별과 달만 뚜렷이 밝았꾸나. 아니리 천자(황제) 마침 내궁에 들읍시니 황후를 보시니 수심이 가득하고 눈물흔적이 있거날 천자 물으시되 “귀는 황후시고 부는 천자를 갖이셨는데 무삼 근심 계시기에 눈물흔적이 있나이까?” 심황후 공송히 엿자오되, 전후사를 다 말씀을 드렸것다 천자 들으시고 심황후의 지극한 효심에 감동되여 승지불러 분부하시되 “천하맹인을 불러 한때나마 고적한 한을 위로하도록 하라.” 승지 분부듣고 각도 각읍 행관 하시되 황성서 맹인잔치를 배설하였으니, 맹인들께 노비를 후이 주어 황성으로 올라옫록 하라. 이렇듯 분부 하였노니, 어명인지라 지어 애기봉사 까지도 황성잔치에 참례하든 가 보드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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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4:23 | ||||
창조
심황후는 맹인잔치를 배설하였어도 부친은 오시지 ㅇ낳이 허는 구나. 진양조세마치 그 때의 심봉사는 모진 목숨이 죽지도 않고 근근 부지 살어 갈 제 무릉촌 승상부인은 강두에다 망사대를 지여 놓고 충추로 제 지낸다. 사람들도 침소저 효성에 감동되여 망사대 곁에다 타루비를 세워놓고 비문에 허였으되 지우 노친 평생 한 허여 살신 성효행선거라. 연파만리 행신벽허니 강초연연 환불귀라 이렇듯 비문을 세기여 세워노니 오고가는 사람들이 위안이 슳퍼하랴! 심봉사도 딸 생각이 나거드면 망사대를 찾아가서 비문을 안고 우더이다. 일일도 심봉사 마음이 산란하여 지팽막대를 흩어집고 더듬더듬 망사대를 찾아가서 비문을 안고 울음을 운다. “아이고 내 새끼야 아가 내가 왔다 너는 내눈 띄우려고 수중고혼이 되고 나는 모진 목숨이 죽지도 않고 이 지경이 웬일이란 말이냐! 날 데려 가거라. 나를 데려 가거라 살기도 나는 귀찮 허고, 눈뜨끼도 내사 싫다” 미분 앞에가 꺼꾸러져 내리둥굴 치둥굴며 머리로 찧고 가삼을 쾅쾅 두발을 굴려 남지서지를 가로 치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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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5:25 | ||||
아니리
낮이면 강두에다 비석안고 울음울고 밤이면 집에 돌아와 눈물로 세우러을 보낼 적에 그 때의 이웃 사는 표한 여자하나가 사는 디 그 여잔 직슨 호가 뺑파였다. 심봉사가 딸 덕분에 전곡간이나 두고 산단 말을 얻어 들었는지 놀고 목을 양으로 동네 사람들도 모르게 자원출가를 했던가 보러다. 이 뺑판즉 어떻게 먹성속이 좋든지 그 불쌍한 심봉사 가산을 꼭 먹성속으로 없에는 디 이 년의 입정머리가 이렇던 것이였다. 자진중머리 쌀퍼주고 떡사먹고 베주고 고기사기 헌의복은 엿 사먹고 잡곡일랑 돈을 사 청주 탁주 모두 받어 저 혼자 싫컷 먹고 시원한 정자밑에 웃통벗고 낮잠자기 사시장천 밥을 않고 이웃 집에다 밥붙이기 코큰 총각유인 여자보면 내외허고 남자보면 씽긋우고 빈 담뱃대 손에다 들고 보는 대로 담배 청키 이돈 저돈 모두 받어 조석으로 술 받기와 상차 촌 머슴들과 팔 잡고 춤추기 이웃집에가 욕잘하고 초상집에가 쌈잘하기 잠자면 이 갈기와 배 끓고 발목 떨고 한밤중 울음 울고 일에는 반편이요 말에는 촐랑이라 먹을 속은 깽맥이로다. 힐끝허면 핼끝허고 핼끝 허면 힐끝 허고, 삣죽허면 뺏죽허고 뺏죽허면 삣죽허고 남의 혼인 허랴허고 단단이 믿었는 디 해담을 잘허기와 신랑신부 잠자는디 가만 가만 가만 문앞에 들어서서 손벽치고 불이야! 이년의 행실이 이리 허여도 심봉사는 아무런 줄을 모르고 어떻게 빠져놨던지 뺑덕이 네 한테 홀딱반해서 나무칼로 귀를 베어가도 모를 지경이 되였는가 보더라. 아니리 하로난 심봉사가 전곡 조사를 허량으로 돈궤를 내놓고 손을 넣어 더듬더듬 더듬어 보니 엽전 한푼 없겄다. 심봉사가 기가 맥혀 여 뺑파! 예에~ 아니여 돈궤에 엽전 한푼이 없으니 어찌된일이여? 아이고! 영감도 저레서 외정은 살림속을 모른단말야 영감드린다고, 고기사고 술사고 담배사고 다같이 핀 것이 그 돈이지 하날에서 뚝 떨어진 돈이요 흥! 나 술담배 고기 많이 사다 주더라 여보! 영감… 어째나는 인자 죽겄소. 무엇이 엇져니 아무리 생각해도 살던 못할 것 같소 심봉사 은근이 겁이 나서 뭣이 었째어 여~ 뺑파 어디 아퍼? 다른 것 아니라 지나간 달부터 몸에 것을 촥 걷더니 밥 입맛은 뚝 떨어지고 시디신 초국만 구미에 당기고 그것도 젓내기로만 연명을 허니 뼈도 녹는다는게 아니오 나느 ㄴ인자 못살고 죽것소 심봉사 은근히 좋와라고 아니 무엇이 어째여 퍼ㅡㅡㅡ 아 이 잡것 태기로구나 여 뺑파 거 남녀간의 하나만 낳자 내가 눈이 못보아서 그렇지 우리 뺑파 양볼이 볼고족족하렸다. 그때의 관가에서 부름이 있거날 심봉사 들어가니 황성서 맹인잔치를 배설하였으니 어서 급히 올라 가라하며 노자까지 후히 주셨겄다. 집으로 돌아와 여보게 뺑파 왜 그래요? 내가 자네에게 물어볼 말이 있는데 내가 만일에 자네 몰래 멀리 어디로 가버리면 자네 어쩔텐가 영감 없는데 내가 어찌 혼자 산다요 천리라도 만리라도 찾어 댕기재 그래 인제 보니 뺑파가 열녀구나 만일 내가 먼저 죽으면 어쩔텐가 아이고 영감 죽고 없는데 내가 어찌 혼자 살아요 깊은 물에라도 풍덩 빠져 죽지요 어허 우리 뺑파가 열녀도 더되고 백녀다 백녀여 그런게 아니라 황성서 맹인잔치를 헌다하니 노자까지 이렇게 후히 주시되 우리같이 올라가세 그럽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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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6:50 | ||||
황성길을 떠나는듸
진양조 뺑덕이네 앞을 세우고 심봉사는 뒤를 따라 황성길을 떠나간다. 어이 가려나 어이 가리 어이 갈거나 어이가리 황성천리를 어이 갈꺼나 오늘은 가다가 어데가 자고가며 내일은 가다가 어듸가 잘거나 조자룡의 월강 하든 청총마다 있거드면 이날이시로 가련마는 조그마한 요내 다리로 몇날을 걸어서 황성을 갈거나 어이 가리나 어이가리 황성천리를 어이가리 여보게 뺑덕이네 예 길소리를 맞어 주소 다리 아퍼 못가것네 뺑덕이네가 길소리를 맏는듸 어이가리 어이가리 황성천리를 어이 갈거나 앞못보는 가장 다리고 몇날을 걸어서 화성을 갈거나 어이가리너 어이를 갈꼬. 중모리 이렇듯이 올라가다 일모가 되니 주막에 들어 잠자는듸 그때의 뺑덕이네는 근처사는 황봉사와 등이 맞어 심봉사를 잠들여 놓고 밤중 도망을 허였는듸 심봉사는 아무런 줄을 모르고 첫새벽에 일어나서 뺑덕이네를 찾는구나 아니리 여! 뺑파 어서 일어나소 어서 일어나 삼복성념에 띄거워서 낮에는 못가겠으니 해장길 사오십리 처야할 것 어서 일어나 방네구석을 헤메어도 간곳이 없지 그제야 의심이 나서 여보게 주인 혹시 우리 마누라 안에 들어갔오 아니요 간밤에 어떤 봉사와 밤길 친다고 떠난지 벌써 오래요 아니 무엇이 언져 아 그럼 진즉 그런말을 할것이지 이제사 말을 헌단 말이요 아니 그 봉사와 내왼줄 알었지 어찌 봉사님과 내외인줄 알었소 그제야 심봉사 도망간줄 알고 진양조 허허 뺑덕이네가 갔네 그려 덕이네 덕이네 뺑덕이네 뺑덕이네가 갔네그려 야 이 몹쓸 의리 없고 사정없는 이년아 당초에 네가 버릴 테면 있는 곳에서 마다고 허지 수백리 타향 에다가 날 버리고 네가 무엇이 잘될소냐 이년아 귀신이라도 못되리라 이년아 워라 워라, 워라, 워라 현철하신 곽씨도 죽고 살고 출천대효 내딸 청이 생목숨도 죽었는디 네까짓년을 생각허는 내가 미친놈이로구나 아니리 에이 호랑이나 팟삭 깨물어 갈년 다시 너를 생각허면 인사불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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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7:44 | ||||
주인과 작별허고
중머리 주막밖을 나서더니 그래도 생각나서 섰던자리 벅석 주저 앉더니 아이고 뺑덕이네 뺑덕이네 덕이네 뺑덕이네야 뺑덕이네 모질도고 무정한년 네 그럴줄 내 몰랐다 에이 천하 무정한년 눈뜬 가장 배반키도 사람치고는 못할텐테 눈 어둔 날 버리고 네가 무엇이 잘될소냐 새서방 따라서 잘 살어라 바람만 우루루ㅡ 불어도 뺑덕이넨가 의심을 허고 나뭇잎만 벗썩 떨어져도 뺑덕이넨가 의심을 헌다 더듬 더듬 올라갈제 한곳을 당도허니 천리산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골물이 쭈루ㅡ 저골물이 솰솰 열이 열두 골물이 한데 합수쳤다 천방자 지방자 얼턱저 구부처 방울이 버큼저 건너 병풍석에다 마주 쾅쾅 마주때려 산이 울렁거리여 떠나 갈제 심봉사 좋아라고 심봉사 좋아라고 중머리 물소리 듣고 반긴다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 절씨구 목욕을 헐양으로 더듬 더듬 들어가 상하의복 훨훨벗어 지팽이로 눌러놓고 더듬 더듬 들어가 물에 풍덩 드러서서 예이 시원허고 장이좋다. 물 한줌 덥퍽 쥐어 양치질도 콸콸하고 또 한줌 덥퍽쥐어 가슴도 훨훨 문지르며 어이 시원하고 장이 좋다 삼각산 올라선들 이어서 시원허며 동해유수를 다마신들 이어서 시원 헐거나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네 얼씨구 절씨구 아니리 이렇듯 목욕을 허고 물 가상으로 나와 의복을 입으랴할 적의 어떤 무지한 놈인지 심봉사 의관의복을 몽땅 도둑질 해가 없것다. 심봉사는 목수 먹질 탱기듯 줄바르게 주우욱 나와 하! 내가 여기 다가 분명 놔뒀는디 어디로 갔을까 바람에 날라갔나 하! 응!! 지팽이가 여기 잇는 것이 분명 근방에 있겄는걸 하하…… 누가 작난헌 것이로구나 허 작난 그만허고 내 옷갖고와? 안갖어와? 내 옷가지고와 아무리 찾고 헤ㅔ여도 적막공산에 대답이 없으니 그제야 도적맞인줄 알고 우는디, 허허 이제는 꼭 죽었네 허허 이제는 영 죽었네 불꽃 같은 이 더위에 훨씬벘었으니 뜨거워서도 죽겠구나! 알몸이 되었으니 굶어서도 꼭 죽었네 백수풍신 sfmr은 몸이 우아래를 벘었으니 황성길을 어이갈고! 네이 무지한 도적놈아 옷 갖어오너라. 먹고 입고 남은 허다한 부자집 다 버리고 내 것을 갖어가니 그게 차마 될 말이냐? 봉사 것 갖어가면 열두대줄봉사 난단다. 내 옷 갖어오너라. 내옷 갖어오너라. 죽어도 양반이라, 체면은 아는 지라 여보시오 혹시 내 앞에 부인네 지나가거든 저리로 돌아서 가시요 나 어쪄다 훨신 벗었오 귀먹어리 앉은 뱅이 나보다는 상팔자라 일월이밝았어도 동서분별을 내 못허니 살어있는 내 팔자야! 모진 목숨 죽지도 못하고 내가 이 지경이 웬일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