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네트워크, 경향신문 공동기획 ‘가슴네트워크 선정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9위(가슴에서는 매주 월요일/목요일, 경향신문에서는 매주 목요일 1~100위 음반리뷰를 순차적으로 올립니다. 총50주 동안 연재할 예정이고, 32명의 필자가 참여합니다.*별점은 해당 필자의 의견이 아니라 가슴에서 일률적으로 매긴 평점입니다.) 앨범의 시작과 동시에 시작되는 <노 캐리어>의 전자음과 디스토션이 잔뜩 걸린 사운드의 향연은, 델리 스파이스의 데뷔작을 <차우차우>만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경험일 것이다. 이제는 살짝만 물어도 잇자국이 푹 파일 정도의 말랑말랑함으로 변해버린 ‘모던 록’이라는 단어의 이미지와 이 데뷔앨범은, 사실 출발선부터가 전혀 다르다. 우선 모던 록은 ...
앨범의 시작과 동시에 시작되는 ‘노 캐리어’의 전자음과 디스토션이 잔뜩 걸린 사운드의 향연은, 델리 스파이스의 데뷔작을 ‘차우차우’만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경험일 것이다. 이제는 살짝만 물어도 잇자국이 푹 파일 정도의 말랑말랑함으로 변해버린 ‘모던 록’이라는 단어의 이미지와 이 데뷔앨범은, 사실 출발선부터가 전혀 다르다. 우선 모던 록은 ‘그런’ 음악이 아니다. 따라서 달콤한 사랑의 시, 혹은 이별에 대한 성찰과 러브송 따위는 이 앨범과는 하등 관계가 없다. 그 빈자리는 뒤틀린 냉소와 촘촘히 가시가 박힌 목소리의 차지다.
델리 스파이스가 “이 앨범으로 대한민국의 인디신의 판도를 바꾸었다”는 단순한 표현은 이 앨범의 설명으로 무언가 부족하다. 그보다도 이전과는 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