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태지를 설명하기 위해 언어의 그물망을 탁 던지면,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재빨리 피해버린다. 다시 한 번 던지면서 그가 걸려들기를 희망해보지만 어느새 그는 저 너머로 건너가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시종일관 무차별 변신으로 일관해온 대중음악의 순례자. 이것이 우리가 서태지에 대해 갖고 있는 첫 번째 이미지일 것이다.
따라서 서태지의 앨범들 중 어떤 것이 최고인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서태지 신화의 개막을 선포한 데뷔작을 꼽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편에서는 국악과의 접목이라는 이유를 들어 2집을 거론한다.
이와 동시에 대각선 한편에서는 사회비판적 시선이 녹아든 3집을 명예의 전당에 봉헌하고, 그 맞은편에서는 가출 청소년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4집을 얘기한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