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가장 풍족한 결실을 맺었던 1980년대 중·후반을 대표하는 작품들은 그 음악성뿐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돌이켜보면 빈곤과 억압으로 인해 암울해 보이기만 했던 그 시대에 틀림없이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의지와 희망이 존재했고, 대중음악은 바로 이 희망을 표출하고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매개체였다.
더불어 대중음악이 우리가 쉽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그 시절에는, 국민적 정서를 대변하고 공감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아티스트로서의 치열하고도 프로페셔널한 정신 또한 남다르게 존재했음이 분명하다. 들국화와 김현식이 특유의 거칠고 애절한 서정성으로 우회적인 반항과 자유를 역설했다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