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강하게 의식하는 건 생을 사랑하여서이다. 이 역설은 아치 에너미(Arch Enemy)의 외연이 적의에 차 있지만 내포된 메시지는 살의(殺意)가 아닌 인간애의 발현이라는 것과 잔학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것과도 통한다. 허버트 마르쿠제가 [일차원적 인간]을 통하여 사회변혁을 위한 의식과 비판마저 흡수해버리는 체제를 통렬히 고발했듯, 아치 에너미는 [Anthems Of Rebellion]에서 시스템 속에 노예화된 인간들에게 각성을 촉구한다. 인간성을 말살하는 체제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다는 점에서 스래쉬메틀의 저항의식을 계승하고 있는 셈이고, 지적인 리프와 곡의 구조 또한 스래쉬와 데쓰메틀의 절충이다. 귀 여린 이들에게는 비인간적이게만 들릴 이런 사운드에 담긴 메시지의 가치성에 대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