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의 역사에 산울림의 등장은 일대 사건이다. 신중현에게서 시작된 한국 록은 산울림으로 인해 두세 단계 뛰어 넘은 지점으로 진보했다. 1977년 데뷔앨범 ‘아니 벌써’로 혜성과 같이 등장한 산울림은 6개월 만에 2집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발표, 전설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이 데뷔앨범과 2집은 당시로서는 드물게 록의 진정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하지만 이런 점이 산울림의 실험적인 초기작과 대중성이 더욱 드러난 후기작에 대해 갑론을박을 일으키는 이유이기도 했다. 이 논란의 경계에 3집 ‘내 마음’이 위치하고 있다.
‘내 마음’은 2집이 나온 지 6개월 만에 제작된 앨범이다. 1, 2, 3집이 1년 만에 나온 셈이다.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각 앨범들은 뚜렷한 변화의 단계를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