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
1. |
| 4:14 | ||||
텅 빈 대합실 유리창 너머 무지개를
봤지 끝도 없이 밀려오는 파도, 그 바다 위 소나기 지나간 정동진 철로 위로 화물열차도 지나가고 파란 하늘에 일곱 빛깔로 워... 아련한 얼굴 가슴 저미는 손짓으로 물보라 너머 꿈결처럼 무지개를 봤지 조각배 하나 넘실대는 먼 바다 위 소나기 지나간 오후 중앙로 철교 아래 그 비를 피하던 네가 파란 하늘에 일곱 빛깔로 워... 그리운 것이 저리 멀리 아니, 가까이 차마 다시 뒤돌아서 그 쌍무지개를 봤지 텅 빈 객차 달려가는 그 하늘 위 |
||||||
2. |
| 3:58 | ||||
맑은 햇살 푸르른 수풀 돌보지 않는
침묵의 땅 긴 긴 철조망 살벌한 총구 저 갈 수 없는 금단의 땅 바람에 눕는 억새 위 팔랑거리는 흰나비 저 수풀 너머 가려네 저 산도 넘어 가려네 기름진 땅, 무성한 잡초 흐드러진 꽃밭에서 쉴래 소나무 그루터기 무너진 참호 녹슨 철모 위에서 쉴래 졸졸 시냇물 건너며 팔랑거리는 흰나비 저 강도 넘어가려네 저 언덕 너머 음. 해 기울어 새들 날고 서편 하늘 노을이 지면 산봉우리 스피커, 초소 위의 망원경 날개짓도 조심조심 외딴 아기 새 둥지 위 팔랑거리는 흰나비 어두워 지기 전 가려네 저 너머로 음 |
||||||
3. |
| 3:41 | ||||
산에 들에 핀 노란 들국화 그 꽃송이
하나 물에 띄우고 그리운 내 님 계시는 그 곳 찾아 정처 없이 떠나 갑니다 아, 목이 메여 못다 한 나의 노래는 꽃잎마다 곱게 곱게 수를 놓으며 우리 님 만날 그 날을 헤어보면서 물결 따라 흘러 갑니다 |
||||||
4. |
| 4:02 | ||||
무덥던 여름 지나면 온댔지 깊은 하늘과
상쾌한 바람으로 모든 산등성이 곱게 물들이고 기어코 온댔지 좋은 가을 그러나, 푸른 하늘은 어디 맑은 햇볕 뭉게 구름은 어디 우리 학교 창문 열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바람, 가을은 어디 학교 마당엔 나뭇잎 떨어지고 검푸른 잎새 그대로 떨어지고 콜록거리는 애들의 도화지엔 연기에 떨어지는 비행기 아, 푸른 하늘은 어디 맑은 햇볕 새털 구름은 어디 우리 엄마 어지러움 병 낫게 해 줄 좋은 가을, 가을은 어디 공장 도시엔 언제나 연기만이 엄마 시장엔 날리는 잿가루 어떤 애들은 벌써 이사 가고, 다시 돌아오는 친구는 없지 아, 푸른 하늘은 어디 붉은 노을 양떼 구름은 어디 먼지 없이 맛있는 떡뽂이 먹을 수 있는 그 가을, 가을은 어디 어디... |
||||||
5. |
| 3:07 | ||||
차창 너머로 보이는 그대는 자꾸만
눈물에 흔들리고 언젠간 또다시 만날거라고 한번 더 되뇌어 보면서 그대 멀어져 가는 그 모습 이제는 더 볼 순 없지만 이렇게 돌아오는 길목에 소리 없이 흰 눈은 내리고 소리 없이 흰 눈은 내리고 |
||||||
6. |
| 3:01 | ||||
강물 위로 노을만 잿빛 연무 너머로
번지고 노을 속으로 시내버스가 그 긴긴 다리 위 아, 흐르지 않는 강을 건너 아, 지루하게 불안하게 여인들과 노인과 말 없는 사내들 그들을 모두 태우고 건넌다 아무도 서로 쳐다보지 않고, 그저 창 밖만 바라볼 뿐 흔들리는 대로 눈 감고 라디오 소리에도 귀 막고 아, 검은 물결 강을 건너 아, 환멸의 90년대를 지나간다 깊은 잠에 빠진 제복의 아이들 그들도 태우고 건넌다 다음 정거장은 어디오 이 버스는 지금 어디로 가오 저 무너지는 교각들 하나 둘 건너 천박한 한 시대를 지나간다 명랑한 노랫소리 귀에 아직 가물거리오 컬러 신문지들이 눈에 아직 어른거리오 국산 자동차들이 앞 뒤로 꼬리를 물고 아, 노쇠한 한강을 건너간다 휘청거리는 사람들 가득 태우고 이 고단한 세기를 지나간다 |
||||||
7. |
| 6:30 | ||||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거리에도
산비탈에도 너희 집 마당가에도 살아남은 자들의 가슴엔 아직도 칸나보다 봉숭아보다 더욱 붉은 저 꽃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그 꽃들 베어진 날에 아 빛나던 별들 송정리 기지촌 너머 스러지던 햇살에 떠오르는 헬리콥터 날개 노을도 찢고 붉게...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깃발 없는 진압군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탱크들의 행진 소릴 들었소 아 우리들의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날 장군들의 금빛 훈장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았네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오...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옥상 위의 저격수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난사하는 기관총 소릴 들었소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여기 망월도 언덕배기의 노여움으로 말하네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 같은 주검과 훈장 누이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무엇을 보았니 아들아 나는 태극기 아래 시신들을 보았소 무엇을 들었니 딸들아 나는 절규하는 통곡 소릴 들었소 잊지마라 잊지마, 꽃잎 같은 주검과 훈장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오.... |
||||||
8. |
| 3:39 | ||||
텅 빈 대합실의 유리창 너머 무지개를
봤지 끝도 없이 밀려오는 파도, 그 바다 위 소나기 지나간 정동진 철로 위로 화물열차도 지나가고 파란 하늘에 일곱 빛깔로 워... 아련한 얼굴 가슴 저미는 손짓으로 물보라 너머 꿈결처럼 무지개를 봤지 조각배 하나 넘실대는 먼 바다 위 소나기 지나간 오후 중앙로 철교 아래 그 비를 피하던 네가 파란 하늘에 일곱 빛깔로 워... 그리운 것이 저리 멀리 아니, 가까이 차마 다시 뒤돌아서 그 쌍무지개를 봤지 텅 빈 객차 달려가는 그 하늘 위 |
||||||
9. |
| 5:39 | ||||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작은 물굽이 강가에 허리 구부려 몸들을 씻고 빛나는 물결, 그 강둑길, 그리움처럼들 돌아올 시간 음, 미풍에도 억새풀은 떨고, 풀섶에도 고운 들꽃들은 피어 노랑 나비, 흰 나비 아직 꽃잎에 날고 이제 그 위에 저녁 노을이 깃들면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도회지 변두리에도 긴긴 그림자 해 떨어지고 구비구비 골목길 일 나간 사람들 돌아올 시간 음, 가파른 언덕길 전신주엔 그 억새 강가의 바람이 불고 거기 강변의 나비 날개짓으로 파르르 여기 창문마다 하나 둘 형광등들을 켜는데 골목길 뿌연 등불 아래로 고단한 사람들 서둘러 지나가고 먼 길 강물 숨죽여 그들 발 아래로 흘러만 가고 저녁 해는 기울고 뜰엔 빨간 분꽃이 피고 들녘 나간 사람들 노을 지고 돌아올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