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화면과 아름다운 음악의 조화…
한국 영화 음악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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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를 보며 만들어 배우를 닮은 영화음악 - 말아톤 OST
음악감독 김준성의 작업방식은 다른 음악감독에 비해 특이하다. 대부분의 음악을 촬영현장에서 작곡하는 것이 그것인데, 오랜 시간동안 배우의 표정과 연기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악상을 떠올리고 기록한 다음 그의 작업실에서 작곡 및 편곡을 완성해서 음악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을 몇 칠 뒤 바로 현장에서 모니터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편집본만을 보고 작곡하는 다른 작곡가와는 완전히 다른 작업방식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 배의 시간과 노력, 열정이 필요하나 음악감독 김준성은 배우와 스텝 등과의 작업공유를 통해 보다 훌륭한 영화음악을 만들고자하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초원이(조승우)와 경숙(김미숙)의 표정을 보면서 만들어진 음악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배우들의 연기가 그렇듯이 음악도 초원이와 경숙을 닮아있다. 절대 슬프거나 기쁘다고 주장하지도, 관객에게 강요하지도 않는 배우들의 연기는 음악에 그대로 담겨져 청중 스스로 음악을 통해 드라마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100% 오리지널스코어로 이루어진 영화음악.
말아톤 OST에는 다른 OST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잘 알려진 음악이나 가수의 노래 없이 단지 영화를 위해 작곡된 16곡의 연주곡만으로 이루어져있다. 상업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 매우 아쉬움이 남겠지만, 다른 작곡가의 음악에 기대어 음악이나 음반을 알리지 않고 오로지 영화 ‘말아톤’의 영화음악만으로 평가받겠다는 작곡가의 의지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16곡의 수록곡 한곡, 한곡에 영화적 심상이 가득하다. 자폐라는 비극을 알리는 첫 곡 <그 아이...>부터 예고편에서 깊은 감동을 주었던 <하늘에 걸린 풍선>, 완벽한 클래식음악의 테크닉을 보여주는 <나무, 물 그리고 바람>, 첫 마라톤 대회 참가의 부담과 설레임을 경쾌한 리듬으로 표현한 <한강마라톤>, 모자간의 정을 따듯한 음악으로 표현한 <초원의 집>, <산에 오르다>, 코치 정욱과의 교감을 느끼게 해주는 <대지를 적시는 비>, <뛰는 가슴>, <우정>, <바람을 가르는 손>, 영화에서는 편집되어서 볼 수 없지만 초원의 어릴적 사랑에 대한 추억을 엿볼 수 있는 <첫 사랑>, 경숙의 고민을 담은 <텅빈 마음>, 지하철과 병원에서 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주었던 영화 ‘말아톤’의 가장 아름다운 두 음악 <지하철에서>와 <비가 주룩 주룩 내려요>, 다시 달리기를 소원하는 초원의 마음을 담은 <다시 일어서서>와 춘천마라톤의 전 과정을 아름답고 경쾌한 리듬으로 표현한 <달려라 초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악이 완벽한 극적, 음악적인 구성을 이루고 있다.
모든 음악은 <그 아이...>와 <달려라 초원> 두 곡을 모티브로 만들어져 있다. 언뜻 보기에 지루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작곡가는 이를 변주를 통해 모두 다른 심상으로 표현하여 한 곡 한 곡이 새롭고 아름다우며, 음악적 구조의 연관성은 전곡을 들었을 때 명확해지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감동적인 화면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피아노선율의 OST를 정성 들여 완성하다.
제작 초기 정윤철 감독은 피아노와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OST를 주문했었고 김준성은 그의 첫 번째 피아노 솔로 연주곡집인 <On a Morning>을 작곡, 연주해서 발표한 경력이 있었기에 피아노 음악에 누구보다 자신감이 있었다. 감동적인 시나리오는 그로 하여금 현장을 자주 찾아 열성적으로 작업하게 하였다. 하루 평균 10시간, 6개월에 걸친 작업량을 통해 정성스럽게 완성한 음악은 그의 오랜 친구인 피아니스트 김계화에 의해 빛을 발한다.
한국에서 가장 음악성이 뛰어난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고 있는 김계화는 서울대학교 음대를 졸업하고 피바디 음대와 몬트리올 음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취득했으며 한국일보 콩쿨을 비롯한 국내외의 여러 콩쿨에서 우승, 또는 입상을 했다. 영남대학교 겸임교수 역임했었고, 현재 협성대학교 강의전담 교수로 재직하면서 가장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연주자로서 부천필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수석을 역임하고 현재 JK앙상블, 한국 페스티발 앙상블의 단원인 바이올리니스트 정유진, 수 많은 실내악 연주와 객원 솔로 Flutist로서의 오케스트라 연주, 창작 현대곡의 초연으로 예음상(창작부문)과 서울국제작곡콩쿨에서 연주상을 수상한 플루티스트 김희숙, 맨하탄 음대와 피바디 음대에서 클래식 기타를 전공하고 버클리 음대에서 전자음악을 전공한 강경한이 기타를 연주했다.
말아톤 OST는 영화가 가지는 아름다움을 음악으로 승화시키고 한국의 대표하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정성들여 완성한 수준 높은 음반이다.
음악감독 김준성의 작업후기
지난 6개월간 숨차게 만들어온 '말아톤'의 음악은 나 스스로의 마라톤을 낙오없이 완주 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의 산물이며 이 OST앨범에 실린 음악들은 그 결실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부지런히, 조금 더 꼼꼼하게, 조금 더 영화의 내용을 충실히 담고 완성도를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작곡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힘들거나 음악에 대해 확신이 생기지 않으면 촬영장으로 달려가 감독과 배우, 스텝들의 얼굴을 보고,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을 악상으로 하여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말아톤'의 음악은 단순히 영화의 흐름만 따라가는 영화음악이라기 보다는 영화가 담고 있을 진실성을 찾아내고 완성 하려고 하는 나의 첫번째 시도이다. 그것은 우리가 늘 필요로 하지만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사랑'과 같은 것이 아닐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