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프 오브 치킨, 이나고 라이더와 더불어 21세기 일본 펑크의 삼두마차라 불리는 엘르가든은 1998년 결성되어 맹렬한 합주와 빚을 내어 제작한 첫 데모, 인디즈 데뷔와 지옥의 투어, 대망의 공식 앨범 발매와 한단계 한단계 쌓아온 성공. 전형적이지만 언제 들어도 드라마틱한 밴드맨 생활의 로망을 고스란히 밟아온 정통펑크밴드이다. 2003년 발매된 <BRI
NG YOUR BOARD!!>는 엘르가든의 초기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하겠다. 2000년의 데뷔 앨범 <DON'T TRUST ANYONE BUT US>의 성공뒤, 뮤지션이라면 두려워할 수 밖에 없는 서포모어 징크스를 훌륭히 극복한 정도를 넘어서 투어를 매진행렬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하고 원숙함까지 엿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니 말이다. 보컬과 함께 시작하는 인트로가 지나자마자 일제히 몰아치는, 매력적인 첫 곡 ‘Surfrider Association’부터 스네어 연타로 출발하는 끝 곡 ‘So Sad’에 이르기까지, 엘르가든의 음악은 멜로/이모 펑크의 단점인 지루함이 없다. 중간중간에 자잘한 변화들을 주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각 트랙 마다 분명한 색깔을 지닌다. 하이 스탠다드의 가장 큰 무기였던 보컬 하모니도 충실히 계승하여 풍성한 멜로디에 윤기를 더한다. 엘르가든이 큰 어려움없이 성공의 블록을 쌓아올 수 있었던 무기들이다. 그리고 이런 음악의 기본이기도 하다. 기본에 충실하고 여기에 고유한 색깔을 입혔으니, 거기에 앨범 발매 후 넉달동안 25회라는 강행군을 소화할만큼의 에너지와 성실함을 더했으니 이들이 성공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할 노릇이다. 될성부를 나무는 싹부터 알아본다지만 이들은 줄기까지 튼실했다. 지난 4월 오리콘 2위까지 오른바 있는 <Riot on the grill>이라는 튼실한 열매의 전조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