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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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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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하므로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왜 내가 사랑하게 되었는지 무엇에 끌려 이토록 하나만 보이는지 아무런 의심 없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그래서 행복하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김없이 떠올라 주시는 그 얼굴에 상상에만 그칠 입맞춤을 건넬 때도 나는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당신의 숨소리를 들려주는 두 귀와 당신의 향기를 맡게 해줄 수 있는 코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두 눈 그리고 당신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가슴은 주인인 나보다 더욱 더 행복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미소가 나를 향한 것이 아닐지라도 당신의 마음이 나를 보고있지 않다 해도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로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비오는 어느 가을 저녁 언뜻 젖은 당신의 머리결을 우산을 받쳐주던 내 손이 만져보고 싶다 할 때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사랑스런 목소리를 들려주던 입술을 내 입술이 입맞추고 싶다 할 때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 그러니까 당신과 나 둘만의 시간에는 마음이 먼저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다리지는 않겠지만 살다보면 어느날인가 서로에게 지칠 때가 올 것이고 그렇게 지쳐 사랑에 의심이 생길 때 우리 사랑을 지켜 줄 그 무엇은 서로를 만지던 손길이 아닌 입술이 아닌 우리..그러니까 당신과 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한 번도 당신의 마음을 훔쳐보지 않았습니다. 나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어떠할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그 마음 알아보려 당신을 시험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마다 그저 보여드릴 뿐입니다. 베풀어 주신 그 사랑 때문에 나는 이렇게 행복하다고 내 마음과 그 마음의 주인인 나는 이만큼 사랑한다고 말입니다. 숨길 것도 보탤 것도 없이 이 만큼만 당신을 사랑한다고 그래도..그래도 당신의 마음이 궁금해지면 언제나 우리가 함께 차를 나누던 찻집으로 향합니다. 그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다면 기다렸다가 끝까지 내 앞에 앉아있던 당신의 그 자리에 앉아봅니다. 당신의 왼손이 올려져 있던 테이블에 내 왼손을 올려놓고 당신이 눈길을 보내던 내 자리를 쳐다볼 때면 저절로 알아집니다. '이랬겠구나 그때 당신은 내 모습에서 이런 것을 느꼈겠구나!' 알아집니다. 당신을 사랑하므로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당신의 마음 가득 내가 들어 있는지 알 수 는 없으나, 내 마음가득 당신이 차 있기에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나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당신의 밤을 수많은 별들로 밝혀드릴 수는 없지만 내 별 하나에 사랑을 담아 당신의 미소만은 환하게 밝혀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의 댓가로 무척이나 버거운 생활이 계속될지라도 그렇게 밝혀드린 그 미소 보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당신을 사랑하므로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모든 이유를 떠나 당신을 사랑한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행복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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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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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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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욕한다고해서
같이 욕하지 마십시오 그사람 아무에게나 누구에게나 욕먹고 살 사람 아닙니다 나야 속상하니까 하도 속이 상해 이제 욕밖에 안나와 이러는거지 어느 누구도 그 사람 욕할수 없습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렇게 따뜻하고 눈물이 나올만큼 나를 아껴줬던 사람입니다 우리 서로 인연이 아니라서 이렇게 된거지 눈씻고 찾아봐도 내게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따뜻한 눈으로 나를 봐줬던 사람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눈빛이 따스했는지 내가 무슨짓을 하고 살아도 이 사람은 이해 해주겠구나 생각들게 해주던 자기몸 아픈것보다 내몸을 더 챙겼던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를 사랑해 주었던 한 사람입니다 아파도 내가 아프고 찢어져도 내가슴이 찢어지는것입니다 위로한답시고 그사람 욕하지 마십시오 내가 감기로 고생할때 내 기침소리에 그사람 하나 가슴 아파해 기침한번 마음껏 못하게 해주던 사람입니다 예쁜옷 한벌 입혀주고 싶어서 쥐뿔도 없이 지켜왔던 자존심까지 버릴수있게 해주던 사람입니다 나름대로 얼마나 가슴 삭이며 살고 있겠습니까 자기가 알텐데 내가 지금 어떻다는걸 알면서도 어쩔수가 없을텐데 언젠가 그사람 이런얘기를 한적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멀리있어야 아름답다고 웃고좀 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모릅니다 내가 왜 웃을수가 없는지 상상이나 할수있겠습니까 그 사람과 하도 웃어서 너무너무 행복해서 몇년치 웃음을 그때 다 웃어버려 지금은 애써도 안만들어진다고 인연이 아닐뿐이지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그 사람 끝까지 나를 생각해주던 사람입니다 마지막까지 눈물 안보여주려고 고개숙이며 얘기하던 사람입니다 탁자에 그렇게 많은 눈물 떨구면서도 고개한번 안들고 억지로라도 또박또박 얘기해주던 사람입니다 울먹이며 얘기해서 무슨 얘긴지 다 알아들을수는 없었지만 이사람 정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알수있게 해주던 사람입니다 있습니다 그런상황 말할수 없지만 그러면서도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 있더란 말입니다 이연이라고 합니다 이승의 인연이 아닌 사람들을 이연이라고들 합니다 그걸 어쩌겠습니까 이승의 인연이 아니라는데 우연히 여기까지 밖에 안되겠다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런 사람 나중에 다시한번 만나기를 바랄수밖에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연이 아니라서 그렇지 인연이 아니라서 그렇지 내게 그렇게 잘해주었던 사람 없습니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아무리 죽으니 살리니 해도 내게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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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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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얼마만큼의
눈물을 흘려야 할 수 있는지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사진을 보지 않고도 그 순간 그 표정 모두를 떠올리게 해주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 저녁 비오는 수요일에는 별 추억이 없었는데도 빨간 장미다발에 눈이 부시게하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멀쩡히 잘 살고 있다는 사람 멀쩡한대도 잘 못살게 하고 있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신이 잠을 자라고 만드신 밤을 꼬박 뜬 눈으로 보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강하지도 않은데 그 냄새 그리워 먼산 바라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래 가사 한구절 때문에 중요한 약속을 망쳐버리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던 내 이름을 참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그 날 그 순간에 징크스로 사람 반병신 만들어 논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담배연기는 먹어버리는 순간 소화가 돼 아무리 태워도 배가 부르지 않다는 걸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목선이 아름다우며 아무리 싸구려 목걸이를 걸어주어도 눈이 부시게 보인다는 걸 알려준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그 여자도 나를 사랑하고 있을지는 그저 모든 이유를 떠나 내 이름 참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여자만 사랑하다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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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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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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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처음부터 그랬었고
지금도 난 그래 그래서 미안하고 감사하고 그래 우린 아마 기억하지 않아도 늘 생각나는 사람들이 될거야 그때마다 난 니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가 이렇게 웃고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사람들은 늘 그렇잖아 생각하면 웃고 있거나 울게 되거나 그래서 미안하고 감사하고 그래 사랑해 처음부터 그랬었고 지금도 그래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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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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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며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 순간 식상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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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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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막 뽑아낸 커피를 마신다 막 떠오르는 그리움 눈물이 흐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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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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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여자를
끔찍히 사랑해 주었다는 가장 뚜렷한 증거는 충분히 미쳐있던 상황이었어도 어떤 여자의 눈물을 닦아주려던 오른손을 모질게 내려버리고 돌아서버린 것 입니다 그 다음순간부터 그렇게 모질게 내려졌던 오른손은 더이상 나를 위해 움직여주지 않았습니다 나를 위해 수저를 들던 일도 칫솔질을 하던 일도 운전대를 잡던 일도 모두 잊은 듯 빈 술잔을 채우는 일과 담배에 불을 붙이는 일 외에 다른 모든 움직임을 멈춰 버렸습니다 그리고 나는 더이상 오른손에게 나를 위해 움직여주기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예전처럼 나만을 위해 움직여주기를 바라기에는 어떤 여자의 눈물을 한번만 더 닦아 주고 싶어했던 오른손에게 나는 너무나 모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발 이러지마 그렇게 나를 괴롭히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미쳐가고있어 어떤 여자에게 편지를 쓰고있던 오른손은 고맙게도 하던 일을 멈추고 술잔을 채워주었고 그 술잔을 다시 비웠을 때 내가 울었는지 오른손이 울었는지 충분히 젖어버린 손끝으로 새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내가 운다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귓볼 그 머리카락 그 손길이 얼마나 다정했었는지를 살아오면서 한번도 받아본 적 없고 살아가면서 두번 다시 받아볼 수 없다는 것을 그래도 아무리 그렇다 해도 나는 오른손에게 모질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오른손이 써 버리는 편지에는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고 숨을 쉰다고 다 살아가는것이 아니라는 걸 어떤 여자에게 알게할 것 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오른손은 다시 어떤 여자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하고 그 인생은 평생을 젖어있는 손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내가 너무나도 잘 알고있기 때문입니다 우연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 한다면 우린 한번이라도 마주치겠지만 그날까지 나는 움직임을 멈춰버린 오른손에게 그 어떤 움직임도 강요하지 않을 생각 입니다 우연이 날 피해가 오른손이 평생을 안움직인다해도 나는 오른손을 원망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에 우연이 날 돕는다면 그때는 어쩔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참아 내겠지만 가슴에 다시 한번 내려 앉으던 나는 참아 내겠지만 오른손에게 또 내 눈물만 훔쳐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그 귓볼 그 머리카락 그손길을 그날까지 못 잊고 내가 모질게 잘라내도 이번에도 싫다 하면 그때는 나로서도 어떻게 해볼 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내가 어떤 여자를 끔찍히 사랑해 주었다는 뚜렷한 증거는 충분히 미쳐있던 상황이었어도 어떤 여자의 눈물을 닦아 주려던 오른손을 모질게 내려버린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도 사랑했던 어떤 여자를 다시 한번 만지게 된다면 나는 이미 미쳐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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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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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정말 좋아했어
그래서 다 좋아 난 원래 좋아하는 사람은 다 좋아 보이는 거야 널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재미있고 생각할 것도 많아서 참 좋아 시간이 계속 흘러가도 너를 좋아했던 마음은 똑같을 것 같애 좋아하는 건 시간이 지난다고 흐려지는 게 아니잖아 널 정말 좋아했어 그래서 나도 참 좋았어 그러니까 다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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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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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TV 속에서는
한 남자가 빗속을 뛰어가고 있고 한 여자는 허름한 여인숙에 누워 몹시 아파하고 있습니다 여자와 남자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자는 여자를 위해서 영업이 끝난 약국의 유리창을 깨고 약을 찾아 여자에게 건네주고 여자는 약을 건내주는 남자 손에서 흐르는 피를 보고는 자기 자신이 아픈 것은 벌써 잊은 듯 서럽게 울고 있습니다 사랑은 저런 것이겠지요 서로가 서로를 위해 서로를 희생하는 것 그러고 보면 전 사랑을 하기엔 아직 철이 덜 들었나봅니다 조금 전 저는 이 드라마를 보기 위해 채널을 돌리다가 문득 당신의 마음을 이렇게 내 마음대로 돌릴 수 있는 리모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 못됐죠 저.. 사랑을하는 사람을 마음대로 하려는 건 이미 사랑이 아닌 집착일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전 그래도 당신을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리모콘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을.. 당신의 생각을.. 당신의 마음을 그런 리모콘이 있다면 전 제일 먼저 당신을 쇼파에 앉혀두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고 싶습니다 전화기도 꺼두고 시계도 풀어버리고 이 세상에 당신과 나 단 두 사람만이 존재하듯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말이예요 그렇게 조용히 차를 한잔 마시고 우리의 시간만큼이나 따뜻했던 차가 당신이 제 이름을 불러주는 버튼을 누르고 싶습니다 볼륨은 아주 작게 이따금씩 그런 꿈을 꾼 적이 있거든요 잠들어 있는 제 귓가에 당신이 작은 목소리로 저의 이름을 불러 잠에서 깨어나는 꿈 마치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오랜 잠에서 깨어 왕자님을 만나듯 말예요 물론 그 꿈이 깰 때는 눈을 뜨자마자 찾아 오는 허무함에 참 많이도 쓸쓸했지만 정말 그렇게 눈을 뜰 수 있는 하루는 도대체 얼마나 행복할까요 사랑하는 당신.. 당신은.. 저에게 이렇게도 감사할 수밖에 없는 존재랍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모든 것을 사로잡힐 수 있는 사랑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제가 그 중 한 사람이란 사실에 그저 당신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그리고 또 무엇을 할까요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벅차올라 아무것도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왜 제 심장은 당신을 생각하기만 해도 이렇게 두근거릴까요…? 혹시 제 심장이 저보다 더 당신을 사랑하는 게 아닐까요 그렇다면 당신은 저에게 생명 같은 존재인데 그건 너무 부담스러우시겠죠 그래요 그렇게 제 심장을 제일 크게 뛰게 하는 당신의 미소.. 당신의 그 미소를 볼 수 있는 버튼을 눌러야겠습니다 그리고 볼륨을 크게 높여서 사랑한다는 아름다운 말과 함께 듣는 거예요 생각만 해도 벌써 눈물이 흐르려고 하지만 이번엔 울지 않을 겁니다 당신을 마지막으로 봤던 그 순간에 세상이 온통 뿌옇게 보여서 많이 안타까웠었거든요 당신도 아마 저처럼 세상이 뿌옇게 보이셨겠지요 우리.. 그러니까 당신과 난 참 바보 같은 사람들이었어요 그 순간이 마지막임을 알면서 만나고도 손을 한번 잡아보거나 얼굴을 한번 만져 보거나 안아보거나 이 밖에도 참 여러 가지 행동들을 할 수가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바보들처럼 서로를 바라만 보고 있었을까요 그 순간을 돌아보면 또 이렇게 세상이 뿌얘집니다 이제 그만 리모콘의 OFF 버튼을 눌러야겠어요 당신은 제가 우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셨고 난 당신이 싫어하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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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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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그녀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하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옷을 사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전화를 기다리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팔짱을 끼고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투정을 부리고 나 아닌 다른 사람 생각하며 잠들고 한다면 난 돌아버릴거야 그러나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린다면 그땐 힘없이 웃을 수 밖에 없을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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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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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버스
왜 그랬는지 음악도 커피도 담배도 태울 수 없는 비좁은 좌석버스에 붙어 앉아 뭐가 그리도 즐거웠는지 무슨 할 얘기는 끊이지도 않았는지 개도 안 물어 갈 자존심 때문에 밤낮으로 비어 있는 지갑 있는 돈도 못 쓰게 하고 버스만 태워 돌아다녔는데 미안해하는 내가 안돼 보였는지 정말 나와 있는 것만으로도 부러울 게 없었는지 도무지 내일이라고는 없던 날 거꾸로 매달고 털어봐야 희망 비슷한 것도 안 떨어지는 날 우린 너무 상큼하지 않냐고 잘 될거라고 다 잘되게 되어 있다고 아무도 안 알아주면 이 버스 운전기사 하자고 자기가 매일 옆에 타고 다니며 돈도 벌고 함께있고 얼마나 좋으냐고 우리 같은 연인들을 위해 음악도 준비해 두자고 기억해 봐야 가슴만 상할 얘긴데 이제 좌석버스 운전기사 안 해도 되고 털어 보면 희망도 조금 떨어지고 예쁜 내 차도 있는데 왜 이러는지 좌석버스비 남겨 두고 술을 마셔야 했던 그 때로 지지리도 짜증나던 그 상황으로 왜 왜 자꾸 돌아가 보고 싶은 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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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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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이 되기를
우리 보잘 것 없지만 동전이 되기를 기도하자 너는 앞면 나는 뒷면 한 면이라도 없어지면 버려지는 동전이 되기를 기도하자 마주 볼 수는 없어도 항상 같이 하는 확인할 수 없어도 영원히 함께 하는 동전이 되기를 기도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