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Kathryn Williams
포크 싱어-송라이터인 캐서린 윌리암스(Kathryn Williams)는 1974년 영국의 항구도시 리버풀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 역시 포크싱어였으며 덕분에 쉽게 피아노와 기타 등의 악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 60년대의 아이콘이었던 밥 딜런(Bob Dylan)류의 음악을 어깨너머로 듣곤 했다. 뉴캐슬의 예술대학을 다니면서 미술을 전공하던 캐서린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송 라이팅 능력이 그림실력보다 앞서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캐서린은 여러 레이블에 보냈던 데모에 대한 피드백을 기다리다 못해 결국 자신의 레이블인 카우 레코즈(Caw Records)에서 데뷔작 [Dog Leap Stairs]를 발표한다. 앨범의 프로듀스는 피제이 하비(PJ Harvey)의 엔지니어였던 헤드(Head)가 담당했다. 대략 80 파운드(한화로 16만원 약간 못 미치는)의 돈으로 녹음한 이 데뷔앨범은 아트웍까지 스스로 해결했다. 그녀가 아트스쿨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앨범이 발매되자 브리티쉬 포크를 독특하게 재해석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여러 매체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같은 해인 1999년 9월, 런던의 바비칸에서 펼쳐진 닉 드레이크(Nick Drake) 추모의 밤 행사에 참가한 캐서린은 2천 5백 명의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된다. 그녀가 불렀던 [Saturday Sun]은 그 날의 하이라이트로까지 회자됐는데, 공연 이후 닉 드레이크의 친구였던 존 마틴(John Martyn)의 2000년 작 [Glasgow Walker] 앨범의 백킹보컬로 참여해줄 것을 부탁 받는다.
여러 공연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캐서린은 1집 제작비의 몇 십배에 달하는3000 파운드라는 제작비로 두 번째 정규앨범 [Little Black Numbers]를 만든다. 1집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레이블과 헤드를 프로듀서로 기용한 이번앨범은 엄청난 히트 곡들과 함께 사랑 받는데 심지어는 머큐리 프라이즈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선다-참고로 그녀가 노미네이트된 부분의 수상자는 배들리 드로운 보이(Badly Drawn Boy)였다-.
앨범의 성공으로 메이저 레이블 워너 산하의 이스트 웨스트(East West)와 계약하면서 2001년에 다시 발매된 앨범은 전세계로 유통된다. 한국에서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것도 이 앨범부터였는데 [Flicker]라는 빅히트 곡은 당시 한국의 인디/포크 팬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 잡으면서 새로운 클래식이라고 까지 불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캐서린은 포크의 영역을 넘어 한국에서는 [CSI]의 사운드트랙으로 유명한 일렉트로닉 듀오 배드마쉬 앤 쉬리(Badmarsh & Shri)의 곡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후 또 다른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면모를 보이는 한편 2002년, 스스로가 프로듀스한 세 번째 정규앨범 [Old Low Light]을 발표한다. 참고로 앨범 커버의 사진은 그녀의 아버지와 어린시절의 자신이라고 한다. 캐서린은 이참에 자신의 백킹 밴드의 멤버들을 모으게 된다. 기타와 베이스, 퍼커션, 그리고 첼로의 편성으로 멤버를 꾸린 그녀는 작년에 운명을 달리한 리 헤이젤우드(Lee Hazlewood)의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하면서 꾸준한 활동을 펼친다.
다음해인 2004년에 캐서린은 커버앨범 [Relations]를 발표한다. 앨범 발표 직전에 리 헤이젤우드의 트리뷰트에 실렸던 커버곡인 [Easy and Me]를 비롯해 비지스(Bee Gees), 너바나(Nirvana), 닐 영(Neil Young), 벨벳 언더그라운드, 레너드 코헨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명곡들을 잔잔하면서도 색다르게 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니나 시몬(Nina Simone), 밥 딜런(Bob Dylan), 팀 버클리(Tim Buckley), 밴 모리슨(Van Morrison),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 그리고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와 닉 케이브(Nick Cave). 캐서린 윌리암스가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한 아티스트들을 나열해보면 대략 이렇다. 특히 닉 케이브의 경우, 그의 곡 [Into My Arms]가 그녀의 결혼식에서 연주되기도 했다고 한다.
2005년에는 워너와 결별하고 자신의 레이블에서 [Over Fly Over]를 발표한다. 런던과 뉴캐슬에서 작업이 이루어진 앨범으로 좀 더 인디펜던트적인 마인드로 색다른 방향 모색에 중점을 둔 앨범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 때부터 전설의 인물 앨런 맥기(Alan McGee)가 팝톤즈를 정리하고 다시 자신의 이전 회사 이름으로 돌아온 크리에이션 메니저먼트(Creation Management)와 함께 일하게 된다.
Leave to Remain
어쿠스틱한 편성의 연주와 차분하고 부드러운 보컬이 어느덧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캐서린 윌리암스의 여섯번째 앨범 [Leave to Remain] 역시 그녀의 주특기로 채워져 있다. 사실 바로 직전 앨범에서 팝한 맛이 잠시 떨어졌는데 2006년도에 발표된 본 작에서는 다시 대중적이고 완벽한 팝송들을 가지고 돌아왔다. 살랑살랑 거리는 어레인지는 마치 조니 미첼(Joni Mitchell)의 피를 꾸준히 수혈 받은 듯 보이며 조니 미첼 보다는 훨씬 개인적인 감성으로 청자에게 다가간다. 단촐하고 요란스럽지 않은 어레인지로 앨범을 이끌어 가는데 이런 구성이야말로 가장 그녀의 음악에 적합한 방식이 아닐까 싶다. 전작 [Over Fly Over] 보다는 확실히 악기편성을 줄였지만 훨씬 귀에 감기는 멜로디가 보강되었다. 어느 리스너는 닉 드레이크(Nick Drake)의 걸작 [Five Leaves Left]와 감히 비교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멜로디의 진행이라던가 가슴이 따뜻해지는 노래들은 흡사한 구석이 있다. 손으로 뜯는 어쿠스틱 기타소리는 아무래도 피크로 연주하는 소리보다 뭉둑하고 따뜻하다. 아주 가끔씩 일렉트로닉한 효과음들이 사용되는데 음악적인 요소보다는 말 그대로 지금 당장의 감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로 주로 사용된다. 이노센스 미션(Innocence Mission)의 포근함과 로우(Low)의 침착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이번 앨범에는 은은한 커피판매점에 울려퍼질 법한 잔잔한 노래들이 펼쳐진다. 사실 고백하자면 본인은 커피샵을 가지 않는데, 그러므로 앞의 비유는 해외 리스너들의 코멘트를 빌려온 것임을 밝혀둔다.
첫 곡 [Blue on to You]는 비틀즈(Beatles)의 [Blackbird]와 비슷한 멜로디의 기타 인트로로 시작하는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