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가 성공하는 세상을 비꼬다
헤비메탈 밴드 블랙홀, 디지털 싱글 <living in 2008> 발매
헤비메탈 밴드 블랙홀(Black Hole)이 거짓말쟁이가 성공하는 세상을 질타하는 디지털 싱글을 내놓았다.
블랙홀의 주상균(보컬?기타)은 지난해 12월 한 콘서트에서 “거짓말은 모든 것을 망친다”며 신곡 ‘라이어(lier)’를 연주했고, 석 달 여의 준비 과정 끝에 디지털싱글 <living in 2008>을 공개했다. 2005년 5월 정규 8집 <HERO>를 발매한 지 3년여 만이다. <HERO>는 2006년 제3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앨범?최우수 싱글에 선정되기도 했다.
‘라이어(lier)’는 블랙홀 특유의 스피디한 주법과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로 시종일관 밀어붙인다. “모든 게 오해라고 그런 적 없었다고 / 진실로 살아온 성공한 리더라고 / 아무리 따져 봐도 버티면 묻혀지지 / 세상은 변했지 / 무감각 해져가지 / 못한 사람이 무능한 거지 / 세상의 진실은 땅에 묻혔어”라는 가사는 의미심장하다.
위험을 알리는 경고음이 좌우 스피커를 오가며 시작하는 ‘ECIC’는 육중한 스래쉬 메탈에 한국적 가락을 녹였다. 국문학 석사 출신의 주상균은 제목에서부터 중의법과 반의법을 넘나들고 있다. 레이지(Rage)의 빅토르 스몰스키(Victor Smolsky)와 함께 했던 8집 프로듀스의 경험은 이번 싱글제작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블랙홀은 24일 1차로 두 싱글을 공개한 뒤 같은 컨셉트의 곡들을 차례대로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 85년 결성한 블랙홀은 89년 ‘깊은 밤의 서정곡’이 수록된 1집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4집 앨범 <MADE IN KOREA>는 1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산시켰고, 8집 앨범 <HERO>로 평론가와 매니아로부터 블랙홀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20여 년 간 정규앨범 8장 등 15장의 앨범을 발표해 온 블랙홀은 연간 수백 회의 공연 강행군으로 한국 헤비메탈의 살아있는 전설로 꼽히고 있다. 강렬한 사운드에 서정적인 멜로디, 사회 비판적인 노랫말로 무장한 블랙홀은 지상파 방송사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를 위한 전국투어 ‘문화혁명'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뮤지션들이 가장 서보고 싶은 무대로 꼽고 있는 EBS <EBS Space 공共감感>에 단골로 출연해 제작진과 관객 모두 만족시키는 검증된 밴드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컨츄리꼬꼬의 신정환이 블랙홀을 고등학생 시절 ‘우상’으로 꼽으며 한 지상파 방송에서 ‘깊은 밤의 서정곡’을 열창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데뷔 이후 큰 변동 없는 현 라인업은 주상균(보컬?기타)과 정병희(베이스), 이원재(기타), 이관욱(드럼)으로 꾸려져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