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시대에 희망을 노래하는 마야의 4집 앨범
[Maya Four]
마야 음악의 가장 중요한 코드는 그녀의 보컬이다. 초기 ‘진달래꽃’에서 보여지던 야생의 보컬은 3집을 거치면서 매끄럽게 다듬어지면서 세련된 로커의 음색으로 진화했다. 이번 4집 음반에서도 마야의 보컬은 팔색조처럼 다양한 색깔을 뽐낸다. 앞으로 내지르는 직선적인 창법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그 안에서 다양한 굴곡과 각선미를 드러낸다. 과장되지 않고, 감정을 절제하며 편하게 노래를 부른다.
타이틀 곡 ‘그 흔한 반지도’가 대표적이다. 가벼운 모던 록 사운드에 마야는 힘을 쫙 빼고 여유있게 보컬을 싣는다. ‘내일’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는 미래가 있어서 오늘이 힘들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그 흔한 반지도 없고, 영화, 여행, 쇼핑도 아직은 할 수 없는 처지이지만 항상 희망을 잃지 않고 묵묵히 오늘 하루에 충실한 삶을 통해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진실을 말해주려고 한 곡이다.
“그래 그 흔한 반지도 그 흔한 여행도 / 나에게는 너무 낯선 얘기지만 내겐 큰 꿈이 있어 / 나를 부르는 내일이 있어 / 그 흔한 쇼핑도 그 흔한 영화도 / 나에게는 너무 과분한 사치인 걸 혼자라도 난 괜찮아 / 내게 손짓하는 내일이 있어”라고 노래하는 노랫말도 희망적이고 따뜻하다. 계속 듣다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흥얼거리게 만드는 선율이 인상적이다.
매번 음반마다 새로운 음악 장르를 선보이고 있는 마야는 이번 4집 ‘MAYA FOUR'에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음악 코드들인 모던 록, 라운지, 힙합비트, 일렉트로니카 등을 록 음악과 결합시켜 들려주고 있다. ‘BC 2500’은 제목은 과거지만 음악은 최신 라운지 스타일이다. 푹신한 소파에 앉아 칵테일을 마시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기에 딱 좋은 음악이다. 또한 ‘마이 아리랑’은 펑키한 리듬과 힙합비트, 강력한 록 음악이 한데 어우러진 축제 음악이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민요 ‘아리랑’이 흥겹게 춤을 출 수 있는 파티 록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귀에 착착 감기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Story In Your Eyes’, 거침없이 내지르는 마야의 보컬이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꽈배기’, 풍부한 감정선을 표현한 ‘발자욱’ 등도 주목할 만 하다.
이번 4집 앨범에서의 마야는 과거 하늘 높이 찌르는 과도한 고음은 다소 힘을 빼고 편안해진 보컬로 돌아왔다. 수록곡 대다수에서 예전보단 음의 높낮이를 가볍게 하는 등 ‘MAYA FOUR’는 보이스의 균형과 절제를 잘 살린 음반이다. 특유의 강력한 록 음악을 고집스럽게 지키면서도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멜로디를 가진 부드러운 팝&록 음악을 포진시켜 주류와 록 마니아 사이의 경계선을 무너트리고 있다. 분명 우리 가요계는 불황을 겪고 있지만, 진정성을 획득하고 있는 마야의 록 음악은 비상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