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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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3:35 | ||||
연꽃무늬 연푸른 빛 하늘하늘 투명한 꽃 입술의 오솔길 끝날 듯 말할 듯 촛불은 꺼지고 마음이 열리는 시간들 아름다운 날들 사랑스런 추억 아름다운 얼굴 사랑스런 표정 사랑은 이렇게 잊혀져 없어져 내 살도 뼈도 마찬가지로 사라져 아름다운 얼굴 사랑스런 표정 꽃 니가 사람이라면 난 널 바라보지도 못했을 거야 두근두근 맘이 떨려서 아름다운 날들 사랑스런 추억 아름다운 날들 사랑스런 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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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4:30 | ||||
내 영혼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나는 네가 마시길 바랬어 아무것도 바라진 않았어 그저 나를 다주고 싶었어 하지만 니 마음 속의 나는 어디있니 찾았을 수 없잖아 바보처럼 우는 아이처럼 내가 너무 서둘렀나봐 그래 이젠 내 앞에 놓인 길고긴 길 작별의 시간들 당신에게 손짓해도 당신은 저멀리 저멀리 나를 제발 무시하지 말라는 그 한마디 들리지 않았니 어느 새벽 잠든 널 뒤로하고 나왔어 난 차가운 거리로 닫힌 문은 다시는 안열려 아픈 상처 언제나 아무나 변해버린 너는 침묵하네 내 영혼의 마지막 한 방울 앞에서 그래 이젠 내 앞에 놓인 길고 긴 길 작별의 시간들 달콤했던 입맞춤들 당신은 저멀리 저멀리 저멀리 저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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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 4:30 | ||||
오오오 라라라 오오오 라라라 눈동자 속에 핀 이끼를 감상하네 방울방울 세월의 샘물같은 흔적들 푸르른 하늘 속을 헤엄치네 구름들 내 눈속을 떠다니는 상처들 황홀한 그 움직임 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 우리집 창문에서 바라본 하늘엔 어지러이 전선도 많아 곳곳에 세워진 전봇대 밑에 피어나 미소짓는 이끼를 음미해 하얀 종이 위로 또 펼쳐지네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들 호오호오오 새하얀 이 풀엔 무엇을 쓰고 또 지울까 마흔에 눈동자 이끼가 그림을 그리네. 그리네.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 우리집 창문에서 바라본 하늘엔 어지러이 전선도 많아 곳곳에 세워진 전봇대 밑에 피어나 미소짓는 이끼를 음미해 하얀 종이 위로 또 펼쳐지네 구름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들 호오호오오 새하얀 이 풀엔 무엇을 쓰고 또 지울까 마흔에 눈동자 이끼가 그림을 그리네. 그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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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2:35 | ||||
당신의 텍스트는 나의 텍스트
나의 텍스트는 당신의 텍스트 당신의 텍스트는 텍스트의 나 나의 당신의 텍스트는 텍스트 나의 텍스트는 텍스트의 당신 텍스트의 당신은 텍스트의 나 당신의 나는 텍스트의 텍스트 텍스트의 나는 텍스트의 당신 당신의 나의 텍스트는 텍스트 나의 당신은 텍스트의 텍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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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5:04 | ||||
사랑해 사랑해 당신과 함께 눈뜨고 싶고 놀고 싶고 쉬고 싶고 사랑해 사랑해 당신과 함께 걷고 싶고 춤추고 싶고 눕고 싶고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당신과 함께 먹고 싶고 얘기하고 싶고 씻고 싶고 사랑해 당신과 책 읽고 싶고 영화 보고 싶고 또 여행 가고 싶고 사랑해 당신과 느끼고 싶고 살아가고 싶고 죽고 싶고 죽고 싶어 죽고 싶어 (당신 없으면) 죽고 싶어 죽고 싶어 (당신 없으면) 엉엉엉 울고 싶고 쿵쿵쿵 땅을 치고 싶고 쾅쾅쾅 가슴 치고 싶고 찢고 싶어 어어어 전화해야지 이이 문자해야지 아아 이멜 보내야지 에에 찾아가야지 오오 오오 사랑해 사랑해 당신과 함께 있고 싶고 사라지고 싶고 웃고 싶고 사랑해 사랑해 당신과 함께 뿅가고 싶고 벗고 싶고 날아가고 싶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예예예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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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3:19 | ||||
깊어진다 깊어져 계절이 사무친다 사무쳐 그리움이 우린 그렇게 가까이 바라보고 또 봐도 너무 보고싶어 어느날 갑자기 만난 시간의 웅덩이 깊어진다 깊어져 우리 사랑이 깊어진다 깊어져 계절이 사라진다 사라져 간다 푸르른 날이 우린 그렇게 가까이 바라보고 또 봐도 너무 보고싶어 어느날 갑자기 스친 사랑의 손길이 깊어진다 깊어져 간다 우리 사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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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3:15 | ||||
이불 솜 틀어드립니다. 전봇대 바람 살랑살랑 낡은 광고문구 이불솜 틀어드립니다. 이불솜 이불솜 이 불 솜 솜, 나는 솜이라는 글자를 생각보다 오래도록 쳐다봅니다. 솜 솜 솜사탕. 솜은 왜 솜이 되었을까? 솜 솜 솜 솜사탕. 솜사탕도 사탕일까? 사탕 깨물다 이빨 까진 금강새, 화이트데이 솜사탕 남자. 솜사탕은 구름, 당신에게 구름을. 구름의 침대, 구름베게, 구름 이불. 당신 마음대로 해요. 내 몸으로 만들어드릴게. 나는 솜사탕 남자, 솜 솜 솜사탕 구름. 저 구름이 달디 달아요. 분홍 이불속에서 당신과 나의 맨발은 부싯돌처럼 부딪히며 뜨거워져. 이불솜 틀어드립니다. 옛날 응암동 살 때 두 골목 위 솜틀집에서 마스크 쓰고 솜을 틀던 할머니는 지금쯤 저 구름을 타고 계실까요? 솜 솜 솜사탕 할머니는 지금쯤 마스크를 벗으셨겠네요. 할머니, 젖가슴, 숨, 모시적삼, 새하얀 다듬이 돌. 눈부신 봄날에 솜 솜 솜 솜사탕 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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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 3:25 | ||||
9. |
| 4:15 | ||||
그렇게 되었네
그렇게 되어왔고 그렇게 되어 있네 그렇게 된 그 위에 또 그렇게 되어가네 이건 아니야 그럴 수 없어 이건 아니라는 것 또한 그렇게 되어 있는 그것의 일부 그렇게 되어 있는 가운데 그렇게 변해가네 그렇게 되어 있고 그건 아니야 그렇게 되어가고 그렇게 변해가네... 그렇게 변해가네 으음 으으음 그렇게 너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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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 3:51 | ||||
감각의 복도는 약 12도의 경사
양철에 푸른 페인트를 씌운 긴 열쇠 지그재그로 먼 하늘까지 이어진 안개가 미세한 땀을 흘리며 잠을 깨 가슴이 풍만한 삼바의 여인이 버섯을 녹인 물 한 컵 오렌지 주스 한 컵을 줬어 나는 목이 말라 받아 마셨고 그러자 감각의 복도에서 빛의 속눈썹이 내 눈꺼풀과 정확히 일치하며 개기일식을 해 나는 잠시 눈이 부셔 번쩍거리다가 붉은 물속에 노란 유성 잉크를 떨어뜨리고 나서 3초...후 개기 일식은 끝나고 말았어 강한 인력 블랙 호울로 변해버린 그 까만 구멍 안으로 달팽이관이 빨려 들어가려 해서 나는 필사적으로 붉은 융단에 검은 구두를 푹푹 빠뜨리며 소실점 밖으로 겨우 탈출하면서 문을 닫아 그러나 나는 여전히 12도 경사의 그 복도를 올라가고 있어 아가야 날개달린 쾌감의 투명한 손가락을 들어 봐 적혈구, 혈소판, 둥근 원반 조명이 하늘에 매달린 실을 붙들고 위로 올라가자 내 팔의 무게가 지워져 버려 너무 순수하고 치명적인 이 센서는 리듬에만 반응해 북소리가 일정하게 울려 간격이 정해지자 그 소리의 원들은 자꾸 커지고 나는 다시 비스듬해져 그러자 노을 지는 골목길에 서 있는 눈사람의 거대한 그림자처럼 공포는 확대돼 말레이시아 산 고무나무가 흘리는 눈물 같은 공포의 탄력, 끊어지기 직전까지 아가는 그 활시위를 당겨 봐 뉴우런의 가지 끝에 민들레 씨의 솜털이 돋아 있어 그녀가 훅 그것을 불어 버려 불이 꺼져 벽이 어두워지고 나는 아주... 느린 속도로 고개를 돌려 벽에 박힌 채 화석이 되어 반짝이는 별들 강가에서 깨닫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촛불이 흘리는 촛농 나는 아름답다, 나는 아름답다 심장의 기어를 최대한 뒤틀어 글라이더의 고도를 높이다가 바하의 파르티타라는 암초를 만나고 나서 아기는 갑자기 빙하가 돼버려 나는 이불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어 루 리드의 시니컬한 사랑노래가 모닥불을 지피지만 이내 그 불은 꺼져 꺼졌는데도 이 얼음 속은 따뜻해 나는 편안하게 눈을 감아 아주 느린 주기의 도플러 이펙트가 관상동맥을 쥐었다 놓았다 한다. 감각의 복도를 도는 데 33층이라고 써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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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3:55 | ||||
어딜 가든 너를 잊지 않을게 나는 어디로든 날아갈 거니까 머나먼 저 하늘 텅 비어 있는 너의 바깥으로 앵두꽃이 펴 하얗게 떨어지면 그때 나는 다시 날아올 텐데 너는 이미 어디에도 없겠지 나는 다시 날아가 어디로든 머나먼 저 하늘 텅 비어 있는 널 찾아 날아가 나의 바깥으로 어딜 가든 너를 잊지 않을게 어딜 가든 너를 잊지 않을게 머나먼 저 하늘 텅 비어 있는 너이 바깥으로 어딜 가든 너를 잊지 않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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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 3:14 | ||||
겨울 숲을 보네 죽어 있는 나무들은 누워 있네 누워 있네 편히 쉬어 겨울 숲을 보네 살아 있는 나무들은 서 있네 서 있네 견디고 있네 하지만 나는 왜 이 어두운 숲에서 누굴 기다리나 멀리 떠난 그대 이제는 볼 수 없는 그대 자꾸 생각나 보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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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 4:13 | ||||
무의식의 자서전 1, 50억년 전
나는 50억년 전에 토성에 뛰었다. 그리고 백악기에는 고사리과의 식물이였고 150년전에는 필라델피아로 도망온 흑인 노예였고 지금은 사랑을 잃고 헤매는 떠돌이다. 저쪽에서 누가 오고 있다. 보이지 않지만 알 수 있다. 나는 이 흙담을 왼편에 두고 걷고 있다. 곧 길이 꺾인다. 그 자리가 다가오고 있다. 나는 마주 칠 것이다. 그리고 아주 순간적이지만 그 눈을 볼 것이다. 오! 너였구나. 1억년 전에 만났던 바로 너. 그 때 나는 식물이였고 너는 내 어깨 위에 앉은 어여쁜 본홍빛 곤충이였다. 그 때 나는 짙은 녹색이였고 너는 윤이나는 갈색이였다. 그 때 나는 배꼽에 품은 우산 속에서 비를 피하며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고 너는 가슴 한쪽이 잘린 니 연인을 떠올리며 울고 있었다. 그 때 난 눈썹이 짙은 파수였으며 넌 이빨이 하얀 타이티의 햇빛이였다. 그 때 난 시간이 없었고 넌 깊은 밤 중에 눈을 맞으며 칼을 휘둘렀다. 그 때 난 줄기 부분이 추억에 시달리고 있었고 넌 더듬이로 눈을 가리고 해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 난 들었고 넌 눈을 감았다. 그 때 나의 푸른 잎파리는 바람에 흔들리며 보았다. 붉은 해가 지평선을 넘을 때 그 눈물이 내게로 떨어졌다. 나의 뿌리는 그때 발기했다. 그래서 너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신호등처럼 붉게 빛났다. 나의 홀씨들은 황홀하게 니 날개 사이로 들어갔다. 그 때 나는 너의 날개에 뿌려진 가루를 햇빛에 비스듬히 비추자 연보랏빛 굴렁쇠가 춤을 추었고 그 가루가 내 눈속으로 들어갔을 때 나는 필라델피아에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