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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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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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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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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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앉아
괴로움을 기다린다 외로움을 기다린다 사람소리 기다린다 지쳐버린다 여기 지금 나 혼자인가 두려움만 쌓여가는 내 가슴속을 내 가슴속을 싸우는 소리 헐뜯는 소리 모두 그립다 고독은 이젠 지쳤다 방안에서 새벽이 운다 아침이 운다 종소리 운다 아기들 운다 방안에서 홀로 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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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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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입에서
알콜 중독이란 말이 나왔다 친구 입에서 알콜 중독이란 말이 나왔다 후배 입에서 알콜 중독이란 말이 나왔다 바람은 몹시 불고 비 뿌리는 한밤 중 소주잔 앞에 앉아 스스로 묻는다 참으로 중독인가? 아니다 홀로 소주잔 앞에서 한밤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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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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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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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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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와 칼 사이엔 잠
혀와 칼 사이를 꿈 혀와 칼 사이론 밤 혀와 칼 사이는 춤 잊지 마시라 꿈꾸는 자네 뒷통수 흉터인 광주에는 본디 배고픈 다리너머 배부른 다리 있고 두 다리는 또 타의 종을 불허하게 큼직 푸짐한 무등이 날개 크게 벌려 감싸고 있느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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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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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을까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 시대를 슬퍼한 일도 없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발이 반석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위에 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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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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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은 왜
나에게 떠오르나 화살은 왜 나를 향해서 오나 화살은 왜 내 가슴에 아프게 박히나 화살은 왜 이 개울을 따라서 흘러오나 화살은 왜 물을 따라 흐르나 화살은 물을 따라 나에게 오고 나는 물을 따라 화살을 거슬러가고 너는 누구냐 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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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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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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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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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창살 너머 방 안으로
구더기가 기어오고 바람이 오고 비가오고 소문이 오고 휘몰이 발들이 오고 와서 온종일 내 앞에 난무하고 잎 위에 잎 그늘 흰 모래 위에 빠른 새 그늘 일천구백칠십구년 시월초순 빛 밝은 어느 한날 오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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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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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기러기 간다
그 아래로 불빛 하나 둘 없어지고 그대와 나 사이 어둠 속 자궁 아직 태나지 않은 아기들이 꿈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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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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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세기의 길을 따라
알 듯 모를 듯한 데로 거닐고져! 아닌 밤중에 튀기듯이 잠자리를 뛰쳐 끝없는 광야를 홀로 거니는 사람의 심사는 외로우려니 아~ 이 젊은이는 피라미트처럼 슬프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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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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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에 기대서서
고목을 생각한다 고목에 기대서서만 고목을 생각한다 고목에 기대설 때만 고목을 생각한다 불타죽은 나무의 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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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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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코스모스 코스모스 하늘 밑 하늘아래 공기 맑은 들길 곁 내가 좋아하는 작은 미소들이 하늘 하늘 하늘 어깨에 어깨를 나란히 맞추고 춤추며 샐샐샐 웃는다. 샐샐샐 웃는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오년전에도 십년전에도 나는 이 꽃이 좋았다 어린이처럼 투명한 심성의 꽃 하늘의 미소가 꽃들 어깨로 흐트러지는데 나는 하늘 저 너머로 얼굴을 든다 하늘 저 너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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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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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외롭고 내게 아무것도 남김 없으니 안는다 해와 달도 병든 지구도 썩고 썩은 사람 삶도 보이지 않는 숲속의 벌레들 애잔한 신음도 가끔 들리는 식구들 웃음소리는 덤 내 삶 이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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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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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왜 우니?
이 인생의 무엇을 안다고 우니? 무슨 슬픔 당했다고, 괴로움이 얼마나 아픈가를 깨쳤다고 우니? 이 새벽 정처 없는 산길로 헤매어 가는 이 아저씨도 울지 않는데... 아가야, 너에게는 그 문을 곧 열어줄 엄마 손이 있겠지. 이 아저씨에게는 그런 사랑이 열릴 문도 없단다. 아가야 울지 마! 이런 아저씨도 울지 않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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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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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떠있는 별이 아니어도
들녘에 피어난 꽃이 아니어도 어두운 가슴은 어두운 가슴엔 등불이 필요하네 오기로 버티며 침묵만 지키다 보니 내안의 슬픔은 날마다 깊어졌네 밤마다 별을 안고 시를 쓰다보면 그대와의 세원이 내 목에 감겨오는 밤 바람의 날개에 띄우는 엽서 한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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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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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집이 폭격을 받아
아들의 배에 파편이 박혔다 배에 붕대를 감아주고 물을 먹여준 것 말고는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 애는 피를 너무 많이 흘리다 오후에 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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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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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연히 웃는다 아파트 사이 공터에 내린 눈 보고도 웃고 눈 위에 넘어진 아이 보고도 웃고 푸른 하늘에 걸린 반달 서편 기우는 붉은 해 검은 나무줄기 보고도 히죽 웃는다 나이란 무엇일까 웃음으로 천지 대하는 요즘 버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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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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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끝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
한밤 봉천내 뚝길에서 나를 불러 미루나무 밑에 세운다 담배 붙여 물고 숨죽여 귀 기울이니 어둠이 말한다 어둠은 없다고 없을까 이리 어두운데 이리 외로운데 어둠 끝에서 누가 자꾸만 나를 부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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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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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같으면 안된다
남자같이 말하고 남자같이 옷 입고 남자같이 발짓하고 남자같이 급하고 남자같이 술 마시고 남자같이 담배 피우고 남자처럼 여자를 모르면 안된다 여자는 남자가 아니다 여자는 여자로 창조되었다 여자이도록 말이다 남자 같으면 여자는 남자를 도울 수 없다 창조자의 여자는 여자다운 여자이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