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의 찢어질 듯한 포효, 현의 유장한 흐름, 천둥을 연상시키는 팀파니의 장중한 연타... 이 모든 것들이 이 연주가 예사의 연주가 아님을 암시한다. 동독의 위대한 거장 프란츠 콘비취니가 지휘하는 차이코프스키 4번은 모노 녹음임에도 불구하고 차이코프스키 4번이 간직한 모든 에스프리를 쏟아낼 수 있는 음악적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실로 음악의 척도는 음향의 척도와 무관하다는 원칙적 경구를 실제로 입증하는 듯한 무서운 연주이다. 함께 수록된 파가니니의 연주도 일청할 만하다. 지금은 듣기 어려운 오드노포소프의 매력적인 연주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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