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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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 1:54 | ||||
♠ 파도여 당신은 ♠
파도여 당신은 누워서도 잠들지 않는 바람의 집인가 어느 날 죽어 버린 나의 꿈을 일으키며 산이 되는 파도여 오늘도 나는 말을 잃는다 신(神)의 모습을 닮아 출렁이는 당신이 그리 또한 태연한가 사랑하지 않고는 잠시도 못 견디는 시퍼런 고뇌의 당신이 언젠가 통째로 나를 안을 하느님 파도여 당신은 누워서도 잠 못 드는 기다림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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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 2:50 | ||||
♠ 나비의 연가 ♠
가르쳐 주시지 않아도 처음부터 알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향해 날으는 한 마리 순한 나비인 것을 가볍게 춤추는 나에게도 슬픔의 노란 가루가 남몰래 묻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눈멀 듯 부신 햇살에 차라리 날개를 접고 싶은 황홀한 은총으로 살아온 나날 빛나는 하늘이 훨훨 날으는 나의 것임을 알았습니다 행복은 가난한 마음임을 가르치는 풀잎들의 합창 수없는 들꽃에게 웃음 가르치며 나는 조용히 타버릴 당신의 나비입니다 부디 꿈꾸며 살게 해 주십시오 버려진 꽃들을 잊지 않게 하십시오 들릴 듯 말 듯한 나의 숨결은 당신께 바쳐지는 무언(無言)의 기도 당신을 향한 맨 처음의 사랑 불망(不忘)의 나비입니다, 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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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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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 3:31 | ||||
♠ 그대 차가운 손을 ♠
- 위령 성월에 해 기우는 언덕에서 온 몸에 바람 휘감고 당신을 생각합니다 아직은 낯설어도 언젠가 몸째로 나를 안을 그대 때가 되면 다정히 날 데려가 주어요 그대 차가운 두 손을 내밀어도 아무 말 없이 떠날 수 있게 얼마쯤의 시간을 허락해 주어요 그대 등에 업히어 흰 강(江)을 건널 땐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할지 그 나라의 향연에선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밤마다 설레이며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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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 2:40 | ||||
♠ 한송이 수련으로 ♠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 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 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 그 푸른 물 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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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2:39 | ||||
♠ 당신을 위해 내가 ♠
캄캄한 밤 등불도 없이 창가에 앉았으면 시리도록 스며드는 여울물 소리 먼 산 안개 어린 별빛에 소롯이 꿈이 이울어 깊이 눈감고 합장하면 이밤사 더 밝게 타오르는 마음길 인고의 깊은 땅에 나를 묻어 당신을 위해 꽃피는 기쁨 어느 하늘 밑 지금쯤 누가 촛불 켜 노래 날릴까 차운밤 밀물소리 살포시 안개 속을 오시는 당신 위해 남은 목숨 고이 빛이 되는 사랑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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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 2:46 | ||||
♠ 장미의 기도 ♠
피게 하소서 주여 당신이 주신 땅에 가시덤불 헤치며 피 흘리는 당신을 닮게 하소서 태양과 바람 흙과 빗줄기에 고마움 새롭히며 피어나게 하소서 내 뾰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 되지 않게 하시며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는 기쁨을 알게 하소서 주여 당신 한 분 믿고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당신만을 위해 마음 가다듬는 슬기를 깨우치게 하소서 진정 살아 있는 동안은 피 흘리게 하소서 죽어서 다시 피는 목숨이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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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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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 3:16 | ||||
♠ 당신이 왕이라면 ♠
- 그리스도 왕 축일에 - 구해야 할 자들이 하도 많아 혼자서 처절히 피흘려 죽은 당신이 진정 왕이십니까 온통 귀먹고 병든 세상에 산천이 울리도록 큰 대답 주십시오 당신이 왕이라면 살아 온 당신을 향해 또다시 밤마다 칼을 가는 자들이 유다와 함께 횃불 들고 달려오는데 당신을 모르노라 고개 흔드는 베드로와 나도 시시로 악수를 나누는데 그래도 당신이 왕이십니까 빛보다 어둠 짙은 세상에 안겨 바보처럼 숨어서 울지도 못하는 弱者의 설움을 가엾이 여겨 주십시오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당신의 집은 보이지 않습니다 날마다 조금씩 내가 죽지를 못해 내 안에 그대로 죽어 계신 분이여 어떻게 당신을 살려내야 합니까 제발 큰 소리로 대답해 주십시오 당신이 왕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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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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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 1:59 | ||||
♠ 살아있는 날은 ♠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깍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 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깍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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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 3:19 | ||||
♠ 민들레 ♠
밤낮으로 틀림없이 당신만 기리키는 노란 꽃시계 이제는 죽어서 날개를달았어요 당신 목소리로 가득 찬 세상 어디나 떠다니며 살고 싶어서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 나도 사랑하며 살고 싶어서 바람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뛰었어요 주신 말씀 하얗게 풀어 내며 당신 아닌 모든 것 버리고 싶어 당신과 함께 죽어서 날개를 달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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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 3:10 | ||||
♠ 가신 이에게 ♠
갈꽃 같은 얼굴로 바람 속에 있었습니다 춥고 어두운 땅 밑에 누워 하얏게 사위어가는 당신이 지금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당신이 살아 있는 이들보다 더 깊고 맑은 영혼의 말을 건네 주십니다 당신의 말은 나비가 되어 나의 하늘에서 춤을 추고 그것은 또 꽃이 되어 내 마음밭에 피고 하나의 별이 되어 어둔밤을 밝힘니다 시시로 버림받고 시시로 잊혀지는 당신의 목쉰 소리는 이승과 저승을 잊는 바람 같은 기도가 되어 내가 믿지 않은 사랑하지 않은 잃어버린 시간들을 울게 하고 있습니다 스산한 바람이 눈물을 뿌려 꽃도 피지않은 당신 무덤가에 오면 살아서도 조금씩 내가 죽어가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당신이 누운 어둠의 골짜기 강건너 저 편엔 순간마다 촛불 켜는 누군가의 큰 손이 새벽종을 치는 이의 흰 옷자락이 너울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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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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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
| 2:59 | ||||
♠ 나팔 꽃 ♠
햇살에 눈뜨는 나팔꽃처럼 나의 생애는 당신을 향해 열린 아침입니다 신선한 뜨락에 피워 올린 한 송이 소망 끝에 내 안에서 종을 치는 하나의 큰 이름은 언제나 당신입니다 순명(順命)보다 원망을 드린 부끄러운 세월 앞에 해를 안고 익은 사랑 때가 되면 추억도 버리고 떠날 나는 한 송이 나팔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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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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