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멜로디와 수려한 피아노 연주, 그리고 우울한 분위기의 가사를 특징으로 하는 팀 페일그레이는 두 명의 작곡가로 구성된 팀이다. 피아노 중심의 음악답게 멜로디와 화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있고 독특한 화성 진행과 클래시컬한 편곡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다.
2009년 초 발매된 1집에서 <시간에게 하는 말>, <두발자전거>, 등의 곡들을 통해 잔잔한 사랑을 받은 바 있는 페일그레이(Pale Grey)가 1년 반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새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1집의 연장선에 있지만, 사운드는 보다 풍부해지고 편성도 다양해지는 등 전체적인 퀄리티가 높아졌다.
미완의 경험,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지난 날에 대한 소회를 담은 2집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과 다양한 가수들의 노래로 구성되어 있어 얼핏 컴필레이션 앨범과 같은 느낌이지만, 피아노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감각적인 화성진행, 그리고 Rock과 클래식을 아우르는 편곡을 통해 독특한 일관성을 만든다.
페일그레이 특유의 색깔을 가장 무난하게 반영하고 있는 클래시컬 발라드 <그의 지금은>과 <그녀의 지금은>, 앨범 중 유일하게 활기차고 명랑한 분위기를 선보이는 <돌아오는 길>,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왈츠 <장마시작>, 화려한 피아노 연주와 Rock사운드, 그리고 발군의 보컬이 어우러져 비장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무너지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헌정하는 노래 <바람이 멈추지 않네요>, 독특한 분위기의 발라드 <기억 한 조각>과 <안녕 안녕 안녕 안녕> 등 아름답고 감성적인 멜로디를 다채로운 스타일의 편곡으로 들려주는 이번 앨범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한 것 같은 진한 여운을 느끼게 하며, 스스로를 철저하게 아마추어라고 소개하는 그들의 겸손함에 동의할 수 없게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