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손가락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작사,작곡가인
진정한 뮤지션 이두헌 2집 ‘Sings’발표
국민적 히트곡 ‘수요일에 빨간 장미를’ 등 리메이크 곡과 리마스터링 곡 공개
'1985년 한국 가요계는 그야말로 ‘돌풍’을 맞이했다. ‘새벽 기차’와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이 실려 있는 ‘다섯 손가락 1집’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섯 손가락은 록과 팝의 사이에서 절묘하게 양 극단을 오가는, 당대 한국 대중음악에서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함과 대중성을 동시에 겸비한 그룹이었다. 그들 중에서도 작곡과 노래, 그리고 기타를 맡은 이두헌은 사운드의 핵심으로 그룹 다섯 손가락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이나 ‘이층에서 본 거리’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저음이 강한 보이스가 바로 이두헌이다.
이렇듯 당대에 돌풍을 몰고왔던 최고의 그룹 "다섯손가락"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작사가, 작곡가인 "이두헌"의 정규 솔로 2집 ‘Sings’를 11년 만에 발표한다.
이번 음반은 이두헌이 다섯 손가락 시절 만들었던 국민적 히트곡들, 2000년 발매했던 이두헌 솔로 1집의 노래들, 그리고 최근 발표했던 EP 음반의 노래들과 새로운 싱글들을 새롭게 편곡해 모아놓은 것이다.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는 곡은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이다.
이 곡은 시대를 초월해 끊임 없이 선곡되는 레퍼토리다. 한국 대중 음악의 클래식이라고 선언할 수 있는 이 곡은 원곡이 지닌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을 그대로 살린 채, 모던한 분위기로 재탄생했다. 아직도 비오는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길에서 흔히 발견될 정도인데, 이 새로운 버전에 의해 그 기원이 새로운 세대에게도 환기될 것 같다.
‘그대였으면’은 이두헌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곡 중 하나다.
모던 포크적인 감성과 한국적인 발라드의 교집합인 이 노래는 이두헌의 보이스 컬러가 그렇게도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곡이다. 이와 함께 ‘제주의 길’ 역시 2009년의 EP에 실려 있는 곡이다. 재즈적인 편곡과 로맨틱한 이두헌의 창법이 돋보이는 곡으로 “제주의 길에서 자신에 대한 성찰과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찾았다”는 이두헌의 고백처럼 깊이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의 변모된 음악성을 발견할 수 있는 노래는 또 있다. 클래식 기타 한 대의 아르페지오 위에 오롯이 그의 목소리만 얹혀져 있는 ‘그 날 이후로’는 미니멀한 감성을 즐기는 감상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을 것이다.
이번 음반에 실려 있는 리메이크 중 가장 의외의 느낌을 선사할 곡은 바로 ‘새벽기차’다.
전형적인 록 발라드 스타일을 지니고 있던 원곡의 분위기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패턴의 어쿠스틱 기타에 무심하게 더해지는 목소리는 바로 1985년의 1집에서 내가 원했던 편곡이다.”라는 이두헌의 말에서 느껴지는 것은 이제 세월이 지나 이렇게 과감한 편곡을 대중들에게 선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미니멀하지만 꽉 찬 느낌의 사운드가 바로 이번 앨범의 핵심이다.
이번 이두헌의 앨범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멋진 리메이크를 발견할 수 있다.
‘이층에서 본 거리’는 1987년 발매된 다섯손가락 3집 앨범에 수록돼 히트했던 곡이다. 어두운 정서를 지닌 곡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진실성을 지니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한국 가요의 명곡 중 하나다. 1987년 버전보다 훨씬 절제돼 있는 편곡으로 록 발라드의 느낌이 강했던 오리지널보다 훨씬 다양한 악기 구성이 느껴진다. 특히 1957년 오리지널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로 이두헌이 직접 연주한 후반부의 즉흥 연주는 뮤지션으로서의 진지함과 연주자로서의 포텐셜을 느끼게 한다.
그 외에도 2000년 ‘이두헌 1집’의 수록곡을 다시 믹스하고 마스터링 해 아쉬운 점을 보완한 넘버들인 ‘10년동안’, ‘마중 그리고 배웅’, ‘고호의 귀’ 등 12곡의 소중한 트랙들은 이두헌을 더 이상 과거의 뮤지션이 아닌 현재형임을 보여주고 있다.
[글. 대중음악 평론가, 영화감독 조원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