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도전, 대중에게 즐거움을 던진 박정수...
가슴에 남는 음악을 만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좋은 멜로디? 아름다운 가사? 아니면 그 다른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대중가요란 그 시대의 배경과도 맞아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아무리 좋은 멜로디와 가사라도 시대적인 동향과 맞물리지 않는 다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기란 힘들 것이다.
20여년 전, 1991년 봄이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언제 부터인가 기억 저편에서 자꾸만 되 내이게 했던 노래가 있었다. “홑이불처럼 사각거리며...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 ”그렇게 시작되었던 노래는 찬바람이 불 때 우리 자신들도 모르게 가슴을 파고 들었다. 20년이란 시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해마다 계절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우리의 곁을 찾아오는 그런 노래, 박정수가 부른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 이다.
그 해에는 참 많은 아름다운 노래들이 발표되었던 해였다.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한 장의 앨범만을 발표하고 사라져간 수많은 가수들도 있었다. 단지 91년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사실 첫 앨범을 대중들에게 많이 알리고 두 번째 일범을 발표했지만 전작보다 반응이 없어 사라져간 안타까운 이들이 많이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앨범을 잘 만들면 롱런한다는 속설이 그래서 생기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좋은 가수가 많이 등장해서 발라드의 황금기를 구가하던 1991년 그 즈음,
혜성처럼 우리의 곁에 나타나서 많은 대중과 가요 관계자들에게 기대와 설레임을 안겨준 가수 박정수...
그가 20년 만에 다시 우리의 곁으로 돌아 왔다.
여리면서도 감미롭고, 신비한 고음의 보이스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그는 80만장의 음반판매로 정상의 자리에서 활동을 하다가 본의 아니게 음악을 그만 두게 되었으나 항상 음악의 끈을 놓지 않다가 각고의 노력으로 97년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IMF가 밀어닥친 그 해, 소속 음반사의 부도로 인해 노래를 알리기도 전에 활동을 접어야 했는데 정작 본인이 직접 필자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러한 아픈 기억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 후, 여기저기서 음반 발매 제의가 들어왔으나 인연의 고리가 닿지 않아 시간이 흘러가게 되었고, 부산 등의 방송국에서 방송DJ와 실용음악과 교수직을 병행하면서 그는 못다 이룬 음악의 열정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즈음 7080의 부활로 우연하게 방송에 출연하게 된 것을 눈 여겨 보았던 많은 이들의 끈임 없는 설득으로 다시 음악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욕심이 커서였을까? 아니면 또 다른 시련이 예정되어서였을까?
음반 기획단계에서 과도한 욕심으로 인한 성대 사용으로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었다. 원래 약하기도 했던 성대를 다쳐 가수에게는 치명적인 성대구증이라는 증상이 오게 되어 활동하려던 계획을 모두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이 증상은 고칠 수 가 없다는 진단까지 받게 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할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성대구증이란 성대에 흠이 생겨 다 닫히지 않는 증세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고, 쉰 소리가 나오며, 음을 길게 지속적으로 내지 못하는 증세다. 이에 좌절할뻔한 그 였지만, 여러 가지 치료를 받으며 어렵게 조금씩 회복을 한 후 불굴의 투지로 다시 녹음에 들어갔다.
이제 신비한 목소리 박정수를 만나게 된다.
사실 20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난 지금에 와서 음반을 만든다는 것은 모험이라는 걱정이 앞섰다.
어느덧 우리들 기억 저편에 있던 가수들이 새 음반을 들고 나왔을 때 조금은 가슴을 쓰러 내렸었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말이다.
하지만, 시련의 세월을 오직 음악에 전념하며 묵묵히 걸어온 그이기에 이번 앨범에 최선을 다했으며, 더욱 원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그 영혼의 목소리는 분명 많은 팬들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설 것이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 '미우나 고우나'는 (작사:최비룡 작곡:최종은) 명품 콤비의
야심작으로 2011년 하반기 성인 음반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예고 하고 있다.
최비룡, 최종은 콤비는 장윤정, 박현빈. 오로라등 이 시대 최고의 인기 가수와 작업해 왔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한번 들으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노랫말로 친서민적인 국민가요의 매력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작사 작곡가 콤비 시대를 맞아 최고의 전성기를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히트 작사가 최비룡 (콩깍지, 어부바, 곤드레 만드레, 따따블)의
" 미우나 고우나, 당신이 왕이야, 미우나 고우나, 당신이 짱이야“ 라는
센스 있는 노랫말이 귀에 감기며 편안하고 독특한 카리스마를 강하게 남기고 있다.
또한. 요즘 음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편곡은 떠오르는 신예 편곡가 구희상
(주-네가네트워크)의 감각적인 편곡이 돋보이는 곡으로 차별화된 색다른 느낌과
고급스러움을 업그레이드 하여 대중들의 귀를 더욱 즐겁게 하고 있다.
그 외에 가사와 멜로디가 슬픈 명품 콤비 최비룡, 최종은이 만든 발라드 곡
‘속눈썹’ 그리고 ‘꽃을 든 남자’를 만든 작곡가 김정호의 레게리듬이 돋보이는 ‘사랑할래요’ 마지막으로 도입부의 오보에 연주가 신비로움과 현악기가 웅장함을 더해주며 클래식한 편곡으로 리메이크해서 수록한 ‘그대 품에 잠들었으면’ 까지 기대해 볼만한 음악들이다.
가수라면 음악에 대한 집착,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인가 보다. 앨범을 녹음하면서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아 마스터링까지 했던 음반을 다시 뒤엎어서 몇 번이고 다시 녹음을 했다는 박정수...
이번 앨범이 예전 박정수의 팬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필자 또한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새로운 시도를 반길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에 반기를 들지 그 누구도 장담은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중의 귀를 즐겁게 해줄 또 다른 음악이 탄생된 것이 오랜만에 그가 들고 나온 음악이기에 충분히 기대를 해 볼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가요 평론가 김건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