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리에의 첫번째 정규 앨범 <비밀리에>
완전 "듣보"의 미약하지만 놀라운 출발
밴드 비밀리에의 시작은 보컬과 송라이팅을 맡은 혜령이 집에서 습작을 만들기 시작한 2009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졸업 후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음악에 눈이 가기 시작한 혜령은 몇몇 취미밴드를 전전하다 뒤늦게 자기의 음악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골방 아티스트 행세를 하다 예전에 잠깐 밴드를 함께 했던 드럼 정경용과 곡을 다듬기 시작했다. 지인의 지인들로 구성된 지금의 멤버들과 2011년 3월부터 밴드의 형태로 곡을 완성시키기 시작했고 7월, 대담하게도 ep나 디지털 싱글 발매 없이 바로 정규앨범 작업에 착수한다.
새롭지만 새롭지 않고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비밀리에"표 음악
신인인데다 레코딩 경험조차 전무한 비밀리에는 또 하나의 도전을 감행했다.
보컬 혜령이 직접 프로듀스하고 그 흔한 사운드 어드바이저조차 없이 오롯이 그들만의 사운드를 뽑아낸 것이다. 비밀리에의 음악은 청자에게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으며 홍대씬의 다른 여성싱어송라이터와 차별화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스스로를 "조울증 밴드"라고 칭하는 그들은 청자를 들었다 놨다 한다. 독특한 드럼 비트와 함께 혼섹션과 통기타가 어우러진 "무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대중성과 음악적인 욕심의 접점을 모색한 타이틀 곡 "비가와요", 재즈에서 스트레이트 락, 어쿠스틱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40분의 러닝타임은 끝이 난다.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낸 비밀리에의 앨범은 자칫 중구난방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비켜간다. 여러 장르가 혼재된 앨범이지만 하나의 일관성이 존재하는데 전곡을 작곡한 혜령의 송라이팅과 연주를 담당한 나머지 멤버들의 개성이 조화를 이룬 결과이다. 드러머 정경용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밴드 경험조차 전무한 90년대 생의 학생들이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잘 살려 레코딩을 금새 해버렸다는 후문이다.
비밀리에의 1집 "비밀리에"는 자켓 디자인에서부터 셀프 프로듀싱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든 제대로 신인 "루키"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앨범을 접한 당신은 분명 이들의 앞날이 매우 궁금해질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