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mb & Tree (봄엔트리) [Need an Answer]
추운 겨울 봄엔트리 카페에서 술 한잔 같이 하세요!
젊은 시절 누구라도 한번쯤은 외로움과 괴로움에 대낮부터 술 한잔 들이킨 추억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반주에 한잔이라면 괜찮지만 끼니거리 없는 카페에서의 한잔은 한잔이 두 잔이 되고 자리를 옮겨가다 보면 어느덧 아침이 밝아오기 마련 아닐까요? 세상도 흉흉하고 날씨는 춥고 마음은 외롭습니다. 돌아온 봄엔트리의 빈티지 사운드를 안주 삼아 한잔 시작해 해볼까요?
봄엔트리의 Need an Answer의 첫 곡 “대낮부터 카페에서”는 경쾌한 리듬으로 기분 좋게 말문을 열어 봅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악기들과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각종 음향 효과들로 햇볕이 살짝 들어오는 카페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맥주 한잔을 홀짝이며 바라보는 창 밖의 풍경을 묘사해 흘려 보냅니다. 어지러운 이펙터들과 함께 술에 점점 취해 그리움과 망설임이 머리 속을 뒤흔들 때쯤이면 서서히 해가 저물어 가네요. 어둑해진 거리에 군데군데 덜 녹아 얼어붙은 눈을 발로 차며 주황색 가로등 불빛 아래를 걷다 보니 갈 곳을 모르겠네요. “이 늦은 밤 나는 어디로 가죠”. 술에 취해 노곤한 발걸음은 어느덧 Jazzy한 피아노 연주가 되어 흐르고 헛디딘 발걸음 소리도 우아한 텐션이 되어 떠나간 사람들의 목소리로 귓가를 맴도네요. 그들이 이런 모습을 본다면 또 잔소리를 할 텐데 말이죠. 집 앞에 돌아와도 선뜻 현관문을 열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처마 밑에 쪼그려 앉아 얼어 붙은 땅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 봅니다. 째깍이는 드럼 비트를 들으며 엘피 노이즈로 따뜻하게 데운 아랫목에 두꺼운 아르페지오를 덮고 누워보니 일그러진 아련함이 밀려 옵니다. 잠이 들면 장마비가 쏟아지는 지난 여름의 꿈을 꿀 것 같네요.
소개글 심인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