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 총 12시간 동안 벌어진 한국 음반 녹음 사상 초유의 기록.
산울림 35주년 기념 김창완밴드 새 앨범 [분홍굴착기]
드디어 공개되는 그 특별한 이야기!
#chapter 1.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의 기념비적인 록 그룹 산울림.
1970년대 산울림을 결성해 한국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주옥 같은 명반을 쏟아낸 김창완은 산울림의 음악적 감각을 재현하고 정통성을 계승하기 위해 2008년 김창완밴드를 결성했다.
김창완밴드는 록 음악의 원천적 사운드를 구현하고 그 안에 사이키델릭, 펑크 등 풍부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펼쳐 보이며 꾸준한 라이브 공연과 록 페스티벌 참여로 산울림 세대와 산울림을 모르는 세대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분홍 굴착기’ 음반 녹음은 공연장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데뷔 때부터 줄곧 고수해오고 있는 원테이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더욱이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연주는 물론이고 보컬까지도 하루 12시간 만에 12곡 전곡을 녹음하는 기염을 토하며 사상 초유의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원숙한 연주력이 뒷받침 된 김창완밴드 멤버간의 소통과 팀웍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사운드를 녹음하고 그것을 재현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엔지니어와의 조화로운 결합이 이를 가능케 한 것이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황병준 엔지니어는 올해 2월 제 54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클래식 부문 최고 기술상을 받으며 한국인으로서 첫 그래미상을 수상하였다.
#chapter 2.
김창완밴드가 직접 제작한 산울림 35주년 기념 앨범
[분홍굴착기]의 특별한 선곡과 시원한 사운드!
올해는 산울림의 데뷔 35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하여 얼마 전 후배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리본 산울림(REBORN 산울림)’ 앨범이 출시되기도 했다. 또한 작년 MBC ‘나는 가수다’에서 산울림 특집에 김창완밴드가 출연해 한국 대표 록밴드다운 위용을 과시하며 큰 화제를 낳기도 했었다. 이 같은 대중음악계 전반에 걸쳐 산울림과 그를 계승하고 있는 김창완밴드가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레 김창완밴드는 직접 산울림 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음반을 내기로 결정하고 산울림의 명곡을 김창완밴드가 직접 리메이크하는 특별한 작업에 돌입했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자명한 일이고 대중음악계 전반에 걸쳐 크게 회자될게 분명하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바로 이번 음반의 선곡 때문이다. 산울림의 명반 중 가장 짙은 색깔과 다양한 스타일을 구현하며 그 시절에 과연 이런 음악이 존재했을까 싶을 정도의 새로운 사운드에 큰 화제를 나았던 넘버들을 김창완밴드 사운드로 재해석해 담았다. 물론 이번 음반의 전체 색깔과 감성을 짊어질 김창완의 신곡 또한 함께 수록된다.
김창완은 ‘분홍굴착기’라고 타이틀을 정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새벽 자전거를 타고 방송하러 가다가 굴착기로 작업하는 모습을 봤어요. 땅을 파는 작업을 매일 하는데 별다른 변화를 모르겠다가 어느 날 보면 커다랗게 변화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더라구요. 저렇게 일 년이 쌓이고, 이 년이 쌓이면 산이 생기고 물길이 트이겠지……….중략
굴착기 소리가 계속 거리에 울리고 짧은 시간에는 표시가 나지 않는 작업인데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음악이라는 작업 또한 짧은 시간으로는 절대 깊은 자국을 낼 수 없는, 어떤 면으론 정말 미약한 작업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음악가의 삶 또한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왜 ‘분홍굴착기’인가?
“ 사실 대부분의 굴착기는 위험하다는 경고의 색인 노란색인데, 일반적으로 분홍색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굴착기와는 상반되는 여성성, 연약함, 섬세함 등의 여린 감성들 이예요. ‘분홍굴착기’는 거친 노동으로 얻어지는 깊은 가치와 함께 음악이라는 미약하지만 화려한 작업 그 모든 것을 담은 새로운 수식어인 것 같습니다.”.
‘분홍 굴착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김창완밴드식 선곡과 사운드로 이루어졌다!!
◇ 분홍굴착기 Track list
01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산울림 2집, 1978년)
02 금지곡 (신곡)
03 꿈이야 생각하며 잊어줘 (산울림 10집, 1984년)
04 웃는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 (산울림 9집, 1983년)
05 저기 (산울림 9집, 1983년)
06 독수리가 떴네 (산울림 10집, 1984년)
07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산울림 13집, 1997년)
08 옷 젖는 건 괜찮아 (산울림 11집, 1986년)
09 지구가 왜 돌까 (산울림 10집, 1984년)
10 팩스 잘 받았습니다 (산울림 13집, 1997년)
11 길엔 사람도 많네 (산울림 9집, 1983년)
12 멀어져간 여자 (산울림 9집, 1983년)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는 긴 기타 연주로 시작되어 시적인 노랫말과 사이키델릭적인 사운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원곡과 다르게 새로이 편곡되었다. 원곡의 구조를 해체, 재구성하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사운드를 충돌시키고 조합했다. 기타의 사운드는 보다 선명하고 곡의 후반부는 간결하고 강하게 바뀌었다.
산울림 9집은 산울림 스스로도 정성을 기울였던 음반이기도 하고,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특별한 명반으로 회자되고 있는 앨범이었다. 그 중 네 곡이나 선곡 되었는데 ‘저기’, ‘웃는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 ‘멀어져간 여자’, ‘길엔 사람도 많네’ 가 그것들이다.
그 앨범의 타이틀 곡인 ‘웃는 모습으로 간직하고 싶어’는 당시의 국내 록음반에서는 파격적이었던 오디오 리버스 효과가 인트로에 등장했었다. 새로 연주된 버젼에서는 기타리스트 염민열의 기타 연주로 원곡의 인트로의 느낌을 완벽히 되살려 주고 있다. 곡의 기승전결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리듬의 변화와 다이나믹한 퍼즈 기타의 연주가 인상적인데, 역시 조금도 더빙 작업 없이 라이브로 녹음되었다.
‘꿈이야 생각하며 잊어줘’는 느리고 묵직하게 재 편곡되어, 이 음반에서 가장 새로운 옷을 입고 나타났다. 보다 더 회한이 담긴 느낌의 어조가 되어진 가사와 서정적이고 비장한 기분의 연주가 잘 조화되어 다시 태어났다.
‘FAX 잘 받았습니다’는 헤비한 기타 리프와 굵직한 선율, 그리고 팩스 모뎀의 사운드를 그대로 옮긴 듯 보이는 기타 간주가 인상적이다.
이제는 록 페스티벌의 관객들이 당연히 흘러나오기를 기대하게 되어버린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역시 더 강하고 헤비한 록 음악으로 새 옷을 입었다.
유일한 신곡인 ‘금지곡’은 읊조리는 듯한 김창완의 보컬에 밴드의 락 사운드가 절묘히 어울려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과연 산울림과 김창완밴드가 가장 강력하게 조우한 이번 앨범이 우리에게 어떤 사운드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줄지 기대가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