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의 존 메이어, 기타를 타고 감성의 바다를 건너다.
센서티브 기타팝밴드 망각화를 알게 된 건 지난겨울 그들의 단독공연이었다.
자기 복제를 반복하는 홍대 밴드들에 신물이 났던 내가 그들에게 정화(淨化) 당한 날이기도 하다.
싱어송라이터 양주영(G.V)의 애잔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 순간의 찰나(刹那)를 한 편의 시로 써내어 뱉어내는 가사,
소름 끼칠 정도로 한음 한음 세밀하게 표현하는 그의 기타 플레이를 듣고 있노라면 동경(憧憬)을 지나 숨이 턱하고 막혀온다. 내면의 예술적 진정성을 표현하기까지, 그에 따랐을
고투(苦鬪)를 조심스럽게 짐작해 본다.
운 좋게도 이번에 발매될 싱글 앨범의 마스터 시디를 먼저 듣게 되었다.
첫 곡이자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인 '춤추는 삶'을 듣고 난 후, 밀려오는 감정을 추스르기엔 시디의 Blank time이 너무나 짧은 나머지 오디오를 꺼버렸다. 달랐다. 기존 그들의 앨범과는 다르다. 섹시하다. 비쥬얼 밴드들의 노골적인 섹시함이 아닌, 가슴 뛰는 섹시함이다. 정규앨범과 공연에서 보여줬던 독특한 곡 구성과 블루지한 기타 리프들 속에서 나는 '존 메이어'를 보았었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는 섹시하고 과감한 기타 리프에서 'Suede'의 초창기 기타리스트 '버나드 버틀러'마저 보인다. 그들만의 매력이 한층 더 짙어진 느낌이다.
‘춤 추는 삶’, ‘April’, ‘물총고기’, ‘어쩌면 또 다시’까지,
정규앨범 이후 4개월여 만에 나오는 싱글 앨범이 곡의 구성이나 편곡적인 부분까지 너무나도 탄탄하다.
전성기다. 그의 음악적 삶에 있어, 지금이 전성기의 정점에 올라 있는듯하다.
그가 혹은 그들이 '음악적 완전체'를 향해 한 계단 더 올라서게 된 앨범이리라.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망각화'를 보여줄지 기대하며 'come on, come over we dancing!'
- 벚꽃이 어지럽게 피어 날리는 사월의 어느 날 밤_에디터 앵봉
‘305’, ‘나만 아는 이야기’, ‘너는 날’ 등 감성적인 멜로디와 은유적 가사, 섬세한 연주로 '특유의 어쿠스틱' 함을 인정받은 밴드 망각화가 세 번째 싱글 앨범 [춤추는 삶]을 선보인다. 지난해 겨울 첫 번째 정규앨범 [몹시 용기를 내어] 발매 후 4개월여 만이다.
새 앨범을 발매하기에 그리 긴 시간이 아님에도 이번 앨범은 전작들과 비교해 '색깔'과 '사운드'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작들에서 '독특한 어쿠스틱 감성'과 '블루지한 기타사운드'로 아련함과 절제됨의 감성을 공유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과감한 일렉기타 라인'과 '댄서너블한 비트'가 어우러져 색다른 스트레이트 함을 강조했다.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는 망각화의 비트 감을 느낄 수 있는 첫 번째 트랙 타이틀곡 ‘춤추는 삶’, 4월의 한없이 피어 날리는 꽃눈 속을 뛰어다니는 듯한 두 번째 트랙 ‘APRIL’.
마치 노래하듯 연주하는 클린 기타와 애잔한 가사로 '눈 감고 감상하기'를 추천 하고 싶은 세 번째 트랙 ‘물총고기’, 정적임과 특유의 절제된 폭발을 보여주는 '가장 망각화다운 곡' ‘어쩌면 또 다시’까지.
감각적인 사운드 메이커로 불리는 국내 최고의 믹싱 엔지니어 오형석이 이번에 수록된 네 곡의 각기 다른 미세한 감성과 그루브를 표현해 내기 위해 레코딩 과정에서부터 악기 세팅은 물론 각각의 마이킹에 차별성을 두며 사운드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유난히 긴 듯한 추운 계절이 끝나고 예쁜 꽃들이 어지럽게 피어나는 따뜻한 이 봄날을, 그들의 특별한 앨범과 함께 시작해도 좋을 듯하다.
5월부터 각종 페스티벌과 단독공연으로 활동할 '망각화'. 앞으로 그들의 행보가 주목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