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기자, 뮤지션으로 변신해 직접 음악판으로 뛰어들다
◆ 앨범 소개
1인 프로젝트 그룹 육지거북이 데뷔 미니앨범 ‘오래된 소품’을 19일 발매한다.
육지거북은 현재 일간지 대중음악 담당 기자로 활동 중인 작곡가 정진영 1인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정진영은 지난 2011년 장편소설 ‘도화촌기행’으로 1억원 고료 제3회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라는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작곡가이기도 하다.
육지거북은 “10대 때부터 꾸준히 뮤지션을 꿈꾸며 음악을 만들어왔고, 소설 쓰기 역시 자작곡에 가사를 붙이다가 시작했을 정도로 음악을 향한 꿈은 오래 전부터 강렬했다”며 “취재를 위해 많은 뮤지션들을 만나면서 일상에 치여 덮어뒀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고, 친분을 가진 뮤지션들의 권유도 앨범 제작에 용기를 줬다”고 앨범 제작 배경을 전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비 오던 날 도착한 편지’를 비롯해 ‘꼬마를 기다리며’ ‘창백한 푸른 점’ ‘눈물(流星雨)’ 등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계열의 연주곡 4곡과 보너스 트랙 ‘코리언 펑크(Korean Funk)’까지 총 5곡이 수록돼 있다. 육지거북은 전곡의 작곡과 편곡을 비롯해 프로듀싱과 믹싱, 재킷 사진 촬영까지 직접 맡았다. 밴드 스맥소프트(SmackSoft)의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레인보우99(Rainbow99)가 마스터링을 도왔다.
육지거북은 “기자가 아닌 인디 뮤지션의 입장에서 그들의 삶을 이해해보고자 인디라는 말에 담긴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의미를 철저히 살려 홈레코딩으로 앨범을 제작하되, 앨범에 담길 음악은 트렌드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인디 신에는 드문 뉴에이지를 선택했다”며 “수록곡 4곡은 각각 만들어진 계절 별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에 따라 배치했고, 편곡에 있어선 멜로디라는 뼈대 외의 것은 되도록 덜어내면서도 오래된 질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비 오던 날 도착한 편지’는 장마철의 풍경을 오르골 소리를 이용해 서정적인 멜로디로 표현한 연주곡이다. 봄날에 평화로운 초등학교 교정을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떠올린 첫사랑을 편안한 선율로 그려낸 ‘꼬마를 기다리며’는 도종환 시인의 시선집 ‘꽃잎의 말로 편지를 쓴다(창비)’의 시낭송 음악으로 쓰인 바 있다. ‘창백한 푸른 점’은 칼 세이건의 동명 저서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으로 EBS TV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문학사랑e’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눈물(流星雨)’은 겨울 밤하늘을 가르며 사라지는 수많은 유성들을 서사적으로 그려낸 곡으로 제12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관객시선상과 심사위원특별언급상 수상작 단편 ‘도화지’의 영화음악으로 삽입됐다. 앞선 곡들과는 다소 이질적인 성격을 가진 보너스트랙 ‘코리언 펑크’는 육지거북이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10대 때 완성된 곡을 수정 없이 담은 곡으로 록, 펑크(Funk) 등 그의 음악적 자양분과 앞으로 보여줄 음악적 방향을 보여준다.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는 “보컬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손쉬운 수단이지만, 그 수단에 기대면 이야기는 재미있으나 음악적으로 아쉬운 작품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 앨범에는 그런 관례와 편견을 모두 깨고 연주와 편곡으로만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전달하면서도 순수한 음악들이 담겨 있다”고 호평했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어린 시절의 동심과 청소년기의 방황, 청년기의 사랑 등 인생사의 다양한 감정을 사계절에 빗대어 서정적으로 표현한 국내 초유의 콘셉트 뉴에이지 앨범”이라며 “일본 퓨전재즈 밴드 카시오페아를 방불케 하는 보너스 트랙도 놓치지 말아야 할 곡”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번 앨범의 마스터링을 맡은 레인보우99는 “마음의 어지러움을 차분하게 정리해주는 편안한 치유 음악들”이라며 “인디 뮤지션들의 좋은 친구였던 그가 직접 뮤지션으로 변신해 인디 신에 뛰어들어 동료가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전했다.
◆ 수록곡 소개
1. 꼬마를 기다리며
오래 전 따뜻한 봄날에 만든 곡이다. 평화로운 초등학교 교정을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첫사랑을 떠올리며 곡을 만들었다. 잔잔하고 편안한 피아노 선율로 아련한 그리움과 흐릿해진 슬픔의 정서를 표현하고 싶었다. 지난 2007년 도종환 시인의 시선집 ‘꽃잎의 말로 편지를 쓴다(창비)’에 부록 형태의 시낭송 음악으로 실린 곡이기도 하다.
2. 비 오던 날 도착한 편지
오래 전 여름 장마철에 만든 곡이다. 오로지 그 자체의 음색만으로 순수함, 맑음, 슬픔 등 다양한 정서를 복합적으로 표현해내는 오르골의 경이로움에 빠져있던 시절에 곡을 만들었다. 장마철에 비를 뚫고 소중한 편지를 배달해주던 집배원은 택배기사 이상으로 반가운 존재 아니었는가. 그 편지가 연애편지라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상상을 소녀의 입장에서 그려봤던 곡이다.
3. 창백한 푸른 점
오래 전 찬 바람이 불던 가을에 만든 곡이다. 칼 세이건의 저서 ‘창백한 푸른 점’을 읽고 감동을 받아 곡을 만들었다. 칼 세이건은 우주에서 먼지만도 못한 크기의 지구에 들러붙어 사는 인류의 하찮음과 과학의 진보를 통해 그 하찮음을 깨달은 인류의 위대함을 동시에 보여준 위대한 과학자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 마츠모토 레이지의 ‘은하철도999’ 극장판 주제곡을 내가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던 곡이다. 지난 2009년 EBS TV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문학사랑e’의 시낭송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바 있다.
4. 눈물(流星雨)
오래 전 살이 에일 만큼 춥던 겨울에 만든 곡이다. 벤치에 누워 몇 시간 동안 추위에 떨면서 밤하늘을 가르며 사라지던 별똥별을 바라본 뒤 곡을 만들었다. 생전 처음 목격한 별똥별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았다. 별똥별들은 모두 눈 깜빡 할 사이에 순식간에 하늘을 가르며 멋대가리 없이 사라졌다. 문득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가 떠올랐다. 동화 속 주인공인 소녀는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누군가가 죽으면 별똥별이 떨어진다던 할머니의 말을 떠올린다. 그날 나는 수면 중 가위에 눌렸고 그 와중에 멜로디를 떠올렸다. 초라한 생을 마친 뒤 가장 밝은 빛을 내는 찰나의 순간조차 외면당했을 누군가의 슬픔을 그린 곡이다. 이 곡은 지난 2010년 제12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관객시선상과 심사위원특별언급상 수상작 단편영화 ‘도화지’의 영화음악으로 삽입됐다.
5. Korean Funk(보너스트랙)
10대 때 만든 곡이다. 디스토션 기타 사운드가 들어간 곡이 아니면 음악이 아니라던 ‘메탈키드’에서 벗어나 프로그레시브 록, 국악, 퓨전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던 시절에 곡을 만들었다. 앞선 4곡과 비교해 이질감이 큰 곡이지만 앞으로 이런 퓨전 형태의 음악을 많이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한 의지를 드러내고 싶어 보너스트랙으로 삽입했다.
▶ 싱어송라이터 알레그로(Allegrow) “습기를 한 가득 머금은 한 여름 비 내린 오후의 풍경 같은 음악들. 유영할 수 있는 바다를 그리는 건조한 육지거북의 꿈같은 심상. 세밀한 피아노와 신디사이저의 편곡에 더해진 앰비언트 사운드와 연속적인 심상을 반전하는 보너스트랙까지 매우 매력적인 뉴에이지 앨범.”
▶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컬은 표현하고자 하는 걸 전달하는데 굉장히 쉬운 수단일 수 있다. 수단에 기대면 이야기는 재미있으나 음악적으로 아쉬운 작품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 앨범에는 그런 관례와 편견을 모두 깨는 음악들이 담겨 있다. 연주와 편곡만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으며 매우 순수하다. 이는 듣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아낌없이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내수공업으로 제작된 앨범이다 보니 사운드가 조금 아쉽지만 동시에 앞으로 기대가 크다. 음악 기술적인 경험과 장비가 아주 조금만 더 넓어진다면 어떤 작품이 만들어질까.”
▶ 前 좋아서하는밴드 베이시스트 & 싱어송라이터 안녕하신가영 “마지막의 반전이 즐거운 아련한 단편소설과도 같은 앨범”
▶ 음악감독 & 밴드 고래야 기타리스트 옴브레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재미있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화성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싱그러움. 30대 아저씨에게서 10대 소녀의 감성이 느껴지다니.”
▶ 싱어송라이터 프롬(Fromm) “맑은 웃음으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들에게서 가끔 더욱 강력한 상처의 기운을 느낄 때가 있다. 내게 육지거북의 음악은 그런 느낌이다. 이 앨범에는 세련된 작법은 아니지만 심연의 것을 열심히 퍼다 뜨겁게 쥐어낸 진심이 담겨 있다.”
▶ 에피톤 프로젝트 “오래된 소품을 들어봅니다. 오래된 선율과, 그것을 감싸는 소리를 듣습니다. 오래된 소품을 읽어봅니다. 오래된 마음을,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을 듣습니다.”
▶ 기타리스트 & 싱어송라이터 레인보우99 “마음의 어지러움을 차분하게 정리해주는 편안한 치유 음악들이다. 인디 뮤지션들의 좋은 친구였던 그가 직접 뮤지션으로 변신해 동료가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 “어린 시절의 동심과 청소년기의 방황, 청년기의 사랑 등 인생사의 다양한 감정을 사계절에 빗대어 서정적으로 표현한 국내 초유의 콘셉트 형식의 뉴에이지 앨범이다. 일본 퓨전재즈 밴드 카시오페아를 방불케 하는 보너스 트랙도 놓치지 말아야 할 곡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