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Quiet Night]
서태지가 유년기를 보냈던 실제 장소인 종로구 소격동을 배경으로 하는 이 노래는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과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곡이다. 서태지는 향수와 상실이라는 양가적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소격동'에서 사운드의 표현방식을 다양하게 실험하고 있다.
메이저에서 마이너로 화성의 전환이나 곡 전체에 사이드 체인(Side Chain) 효과를 주는 등의 구성을 통해 서태지는 추억이라는 감정을 단순히 아름다운 것이 아닌 입체적인 감정들의 다발로 묘사한다. "소격동" 사운드의 이 울렁거림은 서태지가 추억이라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찾아낸 소리였던 것. 무엇보다 서태지는 80년대 스타일의 멜로디와 현재의 다양한 시퀀싱 실험을 통해 두 시대의 소리와 공간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켰다.
먼저 공개된 아이유 버전과 서태지 원곡 버전을 비교해 들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실제로 두 음원의 차이는 거의 없지만 정서에서는 적지 않은 거리를 둔다. 서태지의 원곡은 아이유 버전에 비해 사운드의 피치를 높게 잡고 남자 보컬인 만큼 멜로디의 키는 낮게 잡고 있다. 서태지의 "소격동"은 자연스럽게 상실감에 대한 아픔보다 그 시절의 아련함에 무게 추가 얹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