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디바 말로, 상실의 시대를 노래하다. 7년만의 창작 앨범… '한국적 재즈의 놀라운 성취'
“진실과 정의는 폐기되고 예술과 사랑마저도 매몰된 시대. 우리들 허기진 영혼의 머리맡, 혈관을 놀빛으로 물들이는 말로의 재즈를 간직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 이외수(소설가)
“말로의 노래는 우리를 치유한다. 우리는 겨울 한 복판에 있고, 다가올 봄은 아직도 저 멀리 있으며 심지어 그 기다림이 무상하다는 사실을 나지막이 이야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우리를 어루만진다. 그런데 그것이 놀랍게도 재즈라는 형식을 통해 전해진다. 당신의 귀는 그 경이로움을 맛 볼 것이다.” - 황덕호(재즈평론가, KBS 라디오 ‘재즈수첩’ 진행자)
재즈 디바 말로가 ‘상실의 시대’를 노래한 6집 앨범 ‘겨울, 그리고 봄’을 발표했다. 앨범엔 세월호 추모곡 2곡을 비롯해 모두 12트랙의 창작곡이 담겨있다. 전곡 모두 아름다운 재즈 어법과 정련된 모국어가 어우러진 역작이다. 말로가 전곡을 작곡하고, 3집 ‘벚꽃 지다’부터 호흡을 맞춰온 이주엽이 노랫말을 썼다.
창작 앨범으론 7년만인 이번 작품에서 말로는 무르익은 음악적 역량을 펼쳐 보이고 있다. 재즈를 근간으로 누에보 탱고, 삼바, 플라멩코, 아라빅 사운드 등 다양한 민속 음악 어법을 빌려왔다. 말로의 멜로디 감각은 더없이 유려하며 보컬은 완숙하고 자유롭다. 세계인의 언어인 재즈가 어떻게 한국인의 가장 깊은 내면과 조응할 수 있는지, 이 앨범은 그 예를 보여주고 있다. 말로는 이전 앨범과 마찬가지로 작곡과 노래뿐 아니라, 편곡과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했다.
말로는 그 동안 “한국어는 재즈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통념을 보기 좋게 깨고 한국적 재즈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왔다. ‘벚꽃 지다’(3집, 2003)와 ‘지금, 너에게로’(4집, 2007)는 대표적 결실이다. 말로는 이번 앨범에서 또 한번 그 미학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번 앨범은 상실과 외로움의 한 복판에 서, 시대의 아픔과 공명한다. 힘겨운 겨울을 지나 맞이할 봄조차 부푼 희망보다, 생의 무상함과 근원적 비애로 가득하다. 앨범은 쓸쓸하고, 푸석거리고, 어딘가를 떠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