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두 번째 앨범 Secret Sunshine 이후 7년 만에 만나게되는 바크하우스 3집 Wastorea! 오랜 기다림의 결과는 달콤한 것인가? 그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당초 앨범명을 Wasteland로 하였으나 작금의 시궁창 같은 이 나라를 보며 “Wasteland + Korea”로 하여 Wastorea로 정했다. 앨범으로는 7년 만에 만나는 그들이지만 라이브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그동안 늘 불안했던 기타리스트의 자리를 같은 부산출신밴드 문사출의 손성호가 메우며 이번 앨범을 세상에 공개할 수 있게 되었다. 바크하우스의 음악의 진화가 그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집에서는 지금은 故人이 된 배진하, 2집에서는 현재봉, 그리고 지금 발매되는 3집에서는 손성호가 그 자리를 맡고 있다.
이번 앨범의 컨셉은 칠흙 같은 터널을 걷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얘기하고 있다. 사회전체적인 모순과 개인의 절망감까지, 적절한 비유를 통해 말하고 있으며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7,80년대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바크하우스라는 음악의 근원은 그 시대에 있었으며 당시의 뮤지션들이 말하고자 했던 바를 21세기인 지금, 그러한 표현 방법으로 되살리고자 했다. 애당초 바크하우스의 음악은 현대적인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었고 거칠고 둔탁한 사운드로 과거로의 회기를 외쳤으며 이번 앨범에서는 그러한 부분들이 노골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를 바크하우스의 음악이라고 정의할 수 있게 된 앨범이 바로 지금 발표되는 3집 Wastorea다.
1998년 팀결성때부터 함께 한 베이시스트 최치훈과 보컬리스트 정홍일, 그리고 2001년부터 합류한 드러머 권웅, 키보디스트 이승환은 2005년부터, 그리고 기타리스트 손성호는 2010년 2월 컴필레이션 앨범 Histiry Of Revolution에 세션으로 참여했다가 그해 가을 정식멤버로 눌러앉게 된다. 2집 이후 7년만에 발표되는 앨범이니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자되었음은 자명하다. 러프하게 작업된 곡이 30곡이 넘었고 그중에 고른 열곡을 이번 3집에 수록했다. 작사/작곡에서부터 커버사진까지, 멤버전원이 직접 작업한 앨범으로 멤버들 스스로 가지는 자부심과 애정은 대단하다. 물론 많은 분들의 도움의 손길이 있어서 가능했지만.
이번 앨범에는 총10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전반부와 후반부로 구분하여 수록하였다. 전반부 다섯곡은 Heavy Side, 후반부 다섯곡은 Hard Side로 정리했다. 과거 Lp세대의 향수를 느낌과 동시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성향을 골고루 담아 양분해 놓았다.
앨범은 텔레비전에 신호가 없을 때 들리는 잡음을 삽입한 Break The Chains Of Hate을 시작으로 마지막곡인 No Future There Will Be의 끝부분에서 역시 같은 아웃트로를 접할 수 있다.
[Heavy Side]
1. Break The Chains Of Hate
이 나라에 정의라는게 있는지 의문이다. 어떤게 옳은 것인지, 또 그른 것인지 그 판단조차 되지않는 비정상적인 나라. 거짓 투성이에 진실이 없는 나라
과연 그 증오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까? 손성호 합류후 그가 처음으로 만든 곡으로 후반부 기타와 건반의 유니즌이 돋보이는 곡이며 Burial At Sea와 더불어 한글로 된 가사
2. Burial At Sea (水葬)
이 곡은 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 당시 만들어진 곡으로 아직까지도 진실은 저너머에 있으며 억울한 원혼들은 서해바다에 수장되어 그 한을 품고 있다. 이런 엄청난 사건을 겪었지만 지난해 여전히 왜곡은 반복되어 자행되고 있다. 격렬한 드러밍과 베이스 플레이에 주목
3. Hellfire Pass
일찌감치 만들어져 있던 곡으로 그들이 라이브에서 가끔 연주하기도 했으며 이번 앨범에 정식으로 수록되었다. 2차 대전때 태국에 강제노역으로 끌려간 한국인들과 현지인들이 일본제국주의자들의 철도건설현장에 동원되어 파들어간 계곡이름이 Hellfire Pass.
그들의 절망적 삶이 지금 우리의 현실과 뭐가 다른가? 지금 우리는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1집 Die By My Hand에서 나이브한 가창을 보여줬던 베이시스트 최치훈이 다시 한번 마이크를 잡은 곡
4. The Last Man
미들템포를 주무기로 하는 바크하우스. 이번 앨범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블랙 사바스의 Heaven And Hell에 대한 오마쥬인가?! 매일매일이 싸움의 연속이며 결국 이 세상의 마지막에 살아남는 자는 우리들 ‘자신’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 후퇴는 없다, 오직 전진만 있을뿐..
5. Blessed By The Moonlight
이 곡의 기원은 상당히 길다. 2집 작업때 초안을 만들었고 이제 완전한 모습으로 앨범에 실리게 되었다. 한글 제목은 ‘달빛에 물들다’였으나 영문 가사로 실리면서 타이틀이 바뀌었다. 타이트한 리듬파트에 주목
[Hard Side]
6. No Way To Fight
멤버들과 친분이 있는 미국인 Erik John Smith가 만든 가사로 매우 시적인 내용이 감동적으로 표현되었다. 곡 분위기는 80년대를 주름잡았던 롤러스케이트장의 배경으로 아주 잘 어울릴 듯.
7. Freeman's Boogie
2집에 Fight가 있다면 이번 앨범엔 Freema's Boogie가 있다.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음을 갈구하는 마음을 담았다. 2집에 참여했던 기타리스트 현재봉이 당초 곡작업에 함께 했다.
8. On My Way Home
이번 앨범에서 가장 이질적일 수 있는 분위기의 곡으로 멤버 스스로 말하길 참 어려웠고 인내해야하는 곡이었지만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는 곡.
황량한 사막을 배경으로 석양이 물드는 장면이 연상되는 느낌을 가지고 있으며 가사 또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겪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내용.
9. Still Rains
그들이 잘 연주하지 않는 Slow넘버로 아메리칸 스타일의 풍취를 뿜어낸다. 보컬리스트 정홍일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한껏 배어있다.
10. No Future There Will Be
‘희망이 없는 이곳을 이제는 떠나고 싶다’는 내용으로 메트로놈 없이 녹음하여 멤버들이 어려움을 겪은 곡. 초기 블랙 사바스의 향취를 표현하고자 했다.
written by Steeler (Barkhous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