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 메탈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서운 음악이다. 오로지 사탄에게 선택받은 자들만이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이다. 메탈이라는 음악은 일반인들이 들으면 정신이 마비되고 자살충동이 일어나며 음란귀신이 쓰이는 나쁜 음악이다. 그것은 한국에서 카니발 콥스의 앨범이 판매금지되었던 찬란했던 90년대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오봉과 깡소주, 파고다공원에서 흘리는 눈물로 점철되었던 과거의 메탈 형님들과 달리 요즘 신세대의 메탈뮤지션들은 부모님 등골을 빼먹는 부루탈하고 잔악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 하여간 데스메탈이란 각종 메탈중에서도 연주를 위한 가장 고도의 노력이 필요하며, 제일 많은 칼로리가 소모되는 음악이다. 편한 것을 좋아하는 현대의 스마트폰 세대들은 이러한 비경제적 노가다-음악인 데스메탈을 기피하는 세태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현재 2015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며 신라장군 이사부 지하에서 웃는다. 뭐 어쨌거나 그건 그렇고,
피컨데이션은 기타 정종하, 베이스 코틀랜드, 드럼 권용만으로 이루어진 3인조 데스메탈 밴드이다. 다들 알겠지만 데스메탈에도 쓸데없이 많은 서브장르들이 들어가있다. 아무 멋있는 단어들을 접두사로 붙이면 뭐든 그것이 데스메탈의 장르가 된다. 올드스쿨, 테크니컬, 부루탈, 멜로딕, 똥…. 피컨데이션은 이 모든 것들을 아무렇게나 대충 마구 섞어서 그냥 아무렇게나 멋있게 만든 데스메탈 앨범이다. 데스메탈이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피컨데이션은 죽도 밥도 안되는 앨범을 만들어버렸다. 아무 머리긴 기타리스트가 나와서 E코드를 후렸더니 지나가던 메탈티를 입은 돼지가 “우와~ 메탈이다!” 라고 멍청하게 헤드뱅잉을 하는 광경을 상상해보아라! 그것이 바로 피컨데이션의 첫 번째 앨범이다. 미군은 이라크전에서 1명을 사살하는데 약 10만발정도의 총알을 퍼부었다고 한다. 그 정도의 총알을 날리면 적어도 한 명은 죽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피컨데이션의 본 앨범도 10만발정도의 분량을 가지고 있는 리프들이 앨범에 마구 꾸겨넣어져있다. 어떤 장르의 데스메탈을 좋아하든간에 이 앨범은 이것저것 아무거나 다 하고 있기 때문에 당신은 분명히 이 앨범에서 최소 1초정도는 맘에 들 것이다. 꿩 먹고 알 먹기, 마당쓸다 동전줍기, 도랑치다 가재잡기, 이것들이 당신이 피컨데이션의 앨범을 구입함으로써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일관성없는 리프물량공세를 통한 충격과 공포! 그것이 피컨데이션의 첫 번째 앨범 Cadaveric Rigdity + From Grave to Cradle을 설명하는 키워드이다.
Q) 앨범 제목이 이상해요. 두 개의 앨범을 합쳐서 발매한건가요?
A) Cadaveric Rigdity + From Grave to Cradle 라니, 앨범을 만든 우리조차 앨범 이름이 헷갈린다. 사실은 5곡을 먼저 녹음하고 몇 후에 나중에 3곡을 따로 녹음을 했는데 스튜디오 엔지니어분이 원래 작업하던 것을 잃어버려서 같은 소리를 낼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마치 두 개의 앨범을 합친 것 처럼 얕은 눈속임을 해서 발매하게 되었다.
Q) Rigdity라는 단어가 있나요? Rigidity를 잘못 쓴 것이 아닌가요?
A) 맞추셨습니다. 오타를 냈는데 이미 CD를 만들어버려서 그냥 그렇게 쓰게 되었습니다. 사악하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