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월이 말한다: 발라드를 부르게.
막연했다. 고민했다. 그럴싸한 기분도 들었다. 주고받고 주고받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부끄럽기도 했고 명료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을 들었을 때 상상했던 '불타는' '안개' '리버브' '속옷' '발라드?!' 등을 소화해 보려고 했다. 서로를 흉내 내보기도 했다. 하나의 트랙만 있는 길고 긴 그런 음반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것저것 만들고 교환하고 방해하고 조작하고 뒤집고 되감고 그 위에서 노래를 불렀다.
배 매음굴 거울 하이힐 진흙 칠흑 개복 개복치 할복 할인 심해 목청 폭포 목표 시체 멀미 숙제 의존 변형 오줌 숙변 숙면 조카 형편 의수 의족 의자 자명종 초인 종 말씀 곽쥬스 병 의사 실수 분노 발가락 거절 수명 연장 망치 헤모글로빈 뿌리 신 정렬 손 모가지 모기지 우물 접합 쀼 주먹다짐 수몰 비굴함 수학 비례 불순 히어로 폭탄세일. 어디로 숨어 버릴지 모르겠다. 건방진 녀석은 언제까지 아는 척만 하고 버티고 있을지 모르겠다. 긴장을 풀고 저 아래를 본다. 훨훨 날아오르는 기분이 썩 상쾌하다. 방호벽 안쪽에서 날아가는 새를 손거울로 쫓아 간다. 테마파크가 건설될 예정인 저쪽 동네에 가려면 끝없는 목화밭을 지나가야 한다. 필요 이상으로 많은 꽃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반쯤 바람이 빠진 바퀴를 달고 삐걱거리며 내 앞을 너무 가깝게 지나가는 자전거. 머리통이 펑하고 머리통이 펑하고 깊은 곳으로 곳으로 진정한 곳으로 너 만 있 는 곳 으 로 내 가 따 라 가 고 싶 은 그 곳 으 로 텅 빈 그 곳 으 로 “
- 최태현(쾅프로그램)
“최태현이라는 뮤지션을 처음 알게 된 이후로 그에 대해 늘 이유 없는 경계심과 호기심을 품고 있던 나는 지난 3월 즈음 스트레인지 프룻에서 공연을 마친 최태현을 찾아 음반을 한 장 같이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정중히 제안했다.
최태현은 생각해보겠노라고 정중히 답했다.
일주일 뒤부터 매주 만나 함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여러가지 생각과 파일들을 주고 받다보니 음반에 들어갈 곡들은 채 몇 주 지나지도 않아 전부 완성되어 있었다.
모든 과정이 희한할 정도로 순조롭고 즐거웠으며, 자극적이면서 유익했다. 음반은 그 몇 주간의 정직한 기록이다.”
- 조월(모임 별, 우리는속옷도생겼고여자도늘었다네)
2015년 6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