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이하 구남) 2015년 세번째 정규 앨범 '썬파워'발매 !! 매력적인 두명의 새로운 멤버 김나언, 박태식과 함께 하는 첫앨범이자 자신들의 레이블 '아시아레코즈'에서의 첫앨범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가 또다시 신보를 들고 나왔다. 1집에서 2집 사이에 4년이 걸렸고 다시 4년만이다. 2집이후 4년간 구남은 굉징히 활발한 해외활동을 해왔다.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으며 많은 공연을 해나가고 있다. 그래서 자연히 이 앨범은 투어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곳을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났고,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며 영향을 받았다. 그래도 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동네 마다의 태양이었다. 지치고 힘든 과정 중에 기운을 북돋아준건 음식도 술도 아닌 태양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 있었건, 어김 없이 떠오른 태양과 그 햇살 그리고 그 햇살이 만들어내는 색과 빛깔들이 공기도 물도 경치도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이 앨범의 타이틀은 '썬파워'다. 말그대로 태양의 에너지를 담았다. 컬러풀하고 경쾌하다.
특히 이 앨범은 세션 멤버였던 김나언(키보드)과 박태식(드럼)이 정식 멤버로 녹음에 참여했고, 그래서 조웅(기타,보컬)과 임병학(베이스)도 자신의 포지션에 더욱 충실할 수 있었다. 게다가 곳곳에 스민 김나언의 보이스를 듣는 묘미 또한 새로운 재미이다.
무거운 마음에 침잠하다가도 일어나 춤추자며 손을 이끄는 이 앨범의 여러가지 상황은 슬프지만 흥겨웁게 춤추는 카타르시스의 연속에 있다. 때로는 '천둥이 치고 번개가 번쩍이니' '나의 죄가 무엇일까' 겁이 나기도 하며, '허무하게 사라지는 걸 보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인지' 자조하다가 '사는게 무거워 마신 술이 더 무겁다'며 후회하기도 한다.'낡은 몸을 이끌고 걸어'가는 나의 미래를 떠올려 보면 내가 '나무가 아닌 그저 한 계절의 잎사귀'라는 것도 깨닫는다, 하지만 '흥겨웁게 간지럽게', '물고 빨고 맘가는대로'하다보면 '머리가 하앟게 지워지고' '춤추는 내 몸이 재미'있다며 흥을 북돋운다.
구남의 음악과 가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공감대와 감동이 있다.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간결한 묘사와 한번쯤 생각하거나 읊조려보았을 어구들은 솔직하고 담백하며, '포스트 펑크'와 '댄서블한 락', '한국적인 개러지 락' 등으로 빗대어 설명하기엔 왠지 낯간지러운… 여기저기서 모여든 다양한 음악 스타일의 요소들이 모여서 '너도 재밌고 나도 재밌는' 곳으로 이끈다. 분명 여러가지가 섞여있지만 오묘하게 흐릿한 스케치 같아서 다시한번 들여다보게 되고 결국은 나의 상상력이 더해져 완성되는 그림. 이것은 구남의 음악이기도 하지만 듣고나면 '우리의' 음악이 된다.
선굵고 거침없는 보이스와 악기들의 앙상블. 거칠지만 확실하게 색깔과 원근감을 더해주는 키보드 섹션의 조합은 구남의 앨범들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있는 사운드를 펼쳐보인다. 더욱 섬세해진 사운드 메이킹, 예를 들자면 '우주로 가자'의 도입부에서의, 마치 심성락 전자올갠 시리즈에서 듣던 것과 같은 신디사이저와 인트로와 우드블락의 액센트 같은 것들은 의도하지 않은 채 한국적인 사운드의 잃어버린 실마리를 되살리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더욱 생생해지고 선명해진 소리는 우리를 가장 먼 곳까지 데려다 놓는다.
구남은 이번 앨범을 제작하며 새로운 회사(아시아레코즈)를 세웠다. 새로운 회사를 찾지 않고, 세웠다는 데에는 큰 의미가 있는데, 그들의 행보가 앞으로도 '선명하고, 멀고 멀 것이다'라는 뜻일 것이다. 구남은 이 앨범이 발매되는 바로 그날에도 바다 건너 어느 곳에 공연이 있다고 한다. 그들의 길고 길 행보가 시원하길 바라며, 3집 '썬파워'가 그 과정에 빛나는 태양이 되어 주길 기대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