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선 OST]
'어떤 시선'은 '시선' 시리즈의 열 번째 영화라 더욱 뜻 깊다. 시선 시리즈는 그 동안 박찬욱, 류승완, 임순례, 장진 등 내로라하는 감독들의 참여로 웰메이드 옴니버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이번 '어떤 시선'은 참신한 작품으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는 세 신인감독들 '무산일기'의 박정범 감독, '밍크코트'의 신아가, 이상철 감독, '혜화, 동'의 민용근 감독이 주인공이다. 이들 각 세편의 영화의 음악 역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박인영, 임대웅, 강민국 음악감독이 각각 맡아 그 의미를 더한다.
'두한에게 / 박정범 감독' - 뇌병변 장애를 가진 두한과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철웅은 닮은 건 하나도 없지만 유일하게 서로의 말을 이해하는 같은 반 절친이다. 그러나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는 둘에게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고, 두한과 철웅의 관계는 한 순간 깨어질 위기에 처한다. 습관처럼 '미안하다'고 하는 두한에게 철웅이 '니가 뭐가 미안해'라고 말하는 장면들이 암시하듯 장애란 단지 불편한 것일 뿐 잘못된 것도, 미안해할 것도 아니다. 가난 또한 그렇다. 장애도 가난도, 단지 조금 불편한 특성일 뿐이다. 박인영 음악감독은 불편한 사실을 가진 두아이가 편하게 웃으며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영화가 끝날 무렵 음악과 함께 제공해준다. 교실에 놓여진 그림 도구들과 같이 노래하는 "두한에게" 이 곡은 결국 두아이 서로가 가진 맑은 심성을 드러나게 해준다.
'봉구는 배달중 / 신아가, 이상철 감독' - 실버택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할아버지 봉구는 어느 날 길에 남겨진 6살 행운이를 보고 유치원까지 데려다 주려고 선심을 쓰지만, 행운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왠지 꼬여만 간다. 급기야 봉구는 아동유괴범으로 몰리게 되는데... 임대웅 음악감독은 일상에서 느끼는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의 기쁨을 음악속에 담고자했다. 전혀 뜻밖에 순간에 찾아온 일상 속의 기적같은 감동을 담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담은 음악과 함께 봉구의 배달은 계속된다.
'얼음강 / 민용근 감독' - '양심적 병역거부'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반대의 의견이 거센 문제이니만큼, 주제에 대한 접근이 다소 예민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려하지만 엄마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선재와 먼저 아픈 기억이 있는 선재엄마와의 간절한 대화는 '양심적 병역거부' 이전에 엄마와 아들이라는 보편적 관계의 이야기로 확장해나간다. 강민국 음악감독은 음악이 주로 다룰 수 있는 이야기는 완고한 세상의 현실 보단 결국 사람사이의 감정이지 않는가에 주안점을 두고 영화 안에서 피아노를 연주해 나간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