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어디나 두번째 방문부터가 진짜야!
기다렸던 담양 여행 2집! 월드뮤직 전문가 시인 임의진이 고른 국내여행 시리즈.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담양군 창평 삼지내 사운드 트랙.
이무하의 목가적인 숨은 노래와 캘티 말론, 에셔 퀸의 절창.
포르투갈의 엘더 모티뉴, 브리티시 포크의 전설 바스티 번얀이 함께 노래한 타임,
그리스의 판테리스 타라시노스, 노르웨이어로 듣는 오버 더 레인보우,
귀에 낯설지만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여행과 사랑의 노래들이 여기 다 모여 있다.
[ 곡 해설 ]
01. Always Racing Back There / Kelti Malone
신나는 기타 스트로크와 남미의 타악기 카혼의 두들김이 맑은 미성의 아가씨 켈티 마론의 목청에 섞여 발랄하고 명랑하며 사랑스럽기까지. 올웨이즈 레이싱 백 데어는 노랫말부터 여행자의 노래. 누가 따라오나 뒤돌아보면서 부르는 성성한 노래. 담양으로 떠나는 여행길에 가슴을 콩닥거리며 들으시길. 잭 존슨, 노라 존스의 영향을 받아 데뷔한 캐나다 인디 포크뮤지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공부하다가 포크록 음악의 단맛에 빠졌다고 한다.
02. Don't Fall in Love While Time Traveling / Shane Palko
북동미 펜실베니아주 델라웨어 시티의 언더그라운드 포크 싱어 쉐인 팔코가 들려주는 여행 노래. 시간 여행 중에는 사랑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으면서도 그는 정작 사랑에 빠진 여행자다.미국 전역과 태국, 캄보디아,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 미얀마를 거친 동남아시아 투어에 이어 캐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위스, 아일랜드, 독일, 프랑스까지 투어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는 중. 2009년 데뷔 이후 타악기는 이안 팔코, 베이스 기타는 스테판 울프가 반주를 돕고 있다. 마치 챔버팝처럼 브라스밴드로 도와주고 있는 동네 친구들은 동창생들. 의리의 사나이들이 뭉쳤다. 어설프게나마 뮤직비디오를 찍어 나르기도 하고 여행은 그에게 색다른 음악을 펼치게 만든다. 얼터너티브 포크록의 계보에 충실한 사운드를 구사하면서도 실험적인 현장 녹음을 즐길 줄 안다. 칠레 시인 니까노르 빠라의 시에 "나는 추위로 오들오들 떨며 돌아오곤 한다. 고독과 두려움과 고통의 끝에..." 이 세상은 여행지다. 이 여행지의 추위를 피하는 유일한 길은 음악과 사랑 뿐이다.
03. An Irish Lullaby 아일랜드 자장가 / Harry O'Donoghue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자장가를 들려주는 해리 도노휴 아저씨. 1954년 북아일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아일리쉬 피들(피리)과 기타를 메고 여행하면서 노래한다. 수준급의 기타 연주는 마치 켈틱 하프를 뜯는 듯. 도노휴는 켈틱어 음반도 여러차례 발매한 켈틱 문화 전도사이다. 30년 동안 그는 음악 외길을 걸어오면서 켈틱 포크의 진수를 선사함과 동시에 아일랜드의 그림 같은 풍광을 듣는 이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든다.
04. Den Tragoudietai I Omorfia 아름다움을 노래하네 / Pantelis Thalassinos
그리스 노래는 왜들 이렇게 슬픈 걸까. <아름다움을 노래하네>는 사랑과 애상을 절절이 노래하는 곡. 희망을 위한 10개의 노래(10 Tragoudia Tis Elpidas) 음반에 담겨있다. 아코디언이 구슬피 전개되고 물기 젖은 수건을 짜는 소리처럼 판테리스 타라시노스의 목소리는 중년의 사내가 내는 가장 깊고 진한 허무를 보여준다. 검은 물 헬레닉 커피 한잔과 함께 들어야 할 노래.
05. Le Facteur 우편배달부(Manos Hadjidakis곡) / Asher Quinn
이 노래를 좋아하여 번안곡을 만들어 직접 공연장에서 부르기도 여러 번. 그리스의 뮤즈 사비나 야나투가 부른 노래를 국내 소개하는 일을 거들기도 하였다. 이번엔 켈틱 포크의 신비를 전하는 계승자 가운데 한 명인 런던 출신 포키 아셀 데니스 퀸이 불어로 들려주고 있다. 불어로는 조르주 무스타키가 처음 번안곡을 만들었던 장본인. 산골짜기 집까지 수고롭게 편지들을 배달하는 우편배달부를 위해 이 노래를 선물한다.
06. The People's Highway / Tim Grimm
전원의 시인이자 영화배우이기도 한 팀 그림은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났다. 그의 노래 가운데 나무에 와르르 내려앉는 새들처럼 명랑한 노래. 바람이 숨을 쉬다 돌아간 대지엔 길이 한쪽 남는다. 대지에 남겨진 길은 사람들의 차지. 이제 그 길에서 이 노래를 들어보자. 독립음반 최우수 노래상을 수상하기도 한 컨트리 블루그래스 뮤지션.
07. London Lights / Maz O’Connor
영국의 신예 싱어송라이터 마즈 오커너가 런던의 햇살을 들려준다. 잔잔한 피아노
로부터 시작되는 이 노래는 처음 싱글로 발매되었다가 2014년 [This Willowed Light]에 수록되었다.
BBC 포크어워드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고, 영국과 미국 순회 공연마다 매진되고 있는 마력의 슬로우 포크 싱어다. 빛의 대지를 위한 이 헌가는 먼 동쪽의 페가수스 별자리처럼 또렷하고 눈부시다.
08. The Bag Of Aeolus 아이올로스의 가방 / Avgeris Tsironis
계속되는 그리스 노래. 알려지지 않은 집시 가수 시로니스의 곡. 담양길은 마치 일본의 대나무가 우거진 규슈의 어디 옛길이나 그리스의 아테네 외곽 퇴락한 시골길 같다. 따뜻할 양자를 붙인 담양, 올리브 나무가 살 것만 같아. 진짜로 내 집엔 그리스 올리브 나무가 한그루 있다. 물론 겨울엔 거실로 들여다 놓지만. 전기 기타의 멀고 명징한 울림과 날렵한 기타의 아르페지오가 뒤섞여 가히 몽환적이다.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가 건너오리라.
09. Over Regnbuen (Over The Rainbow) / Jorn Simen Overli
노르웨이 국립소년소녀합창단 출신의 올드 멤버들, 그 가운데 욘 시멘은 대중음악계에도 널리 알려진 가수. 어린 친구들과 같이 합창하며 부른 노래다. 희귀트랙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를 지닌 나라 노르웨이에서, 노르웨이로 부르는 오버 더 레인보우. 실버 소년 합창단이란 재미있는 이름의 프로젝트 합창단을 기획하여 제작한 음반 중에 돋보이는 수록곡.
10. Ao Trovador 유랑가수 / Helder Moutinho
포르투갈에선 유랑가수를 ‘트로바도르’라 부른다. 슬픔의 끝자락 ‘사우다데’를 노래하는 파두 가수, 기타 하나 달랑 매고 걷는 플라멩코 연주자나 풋내기 포크 가수를 그렇게 부른다. 영화 <인사이드 르윈>이나 <서칭 포 슈가맨>의 주인공과 같은, 영화 <원스>나 <비긴 어게인>의 길거리 가수 말이다. 인기나 이름도 없이 노래하는 사람. 엘더 모티뉴는 말랑말랑한 기교나 어설픈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게 노래하는 보기드문 파두가수다.
11. Bamboo 대나무(Peter, Paul and Mary곡) / Melita Doostan
대나무의 고장 담양. 피터 폴 앤 메리의 노래 중에도 대나무 노래가 있다. 아이들을 위해 들려주는 이 동요는 <지구별 자장가>라는 제목의 음반을 낸 메리타 두스탄이 캐러비안 스타일로 들려주고 있다. 대나무로 만든 악기들이 현악 타악, 고루고루 들려오고 발리나 서사모아, 밥 말리의 자메이카에 와있는 느낌이 든다. 대나무로 만든 인디언의 주술악기 레인스틱도 노래에 사용되었다.
12. Bohemians 보헤미안 / Taras Shuplat
타라스 슈프라트는 자기 자신이 보헤미안이다. 러시아의 저항음악은 블라디미르 비쇼츠키를 기점으로 뱉어내는 듯한 독특한 창법을 고수하는 모양이다. 자욱한 안개가 낀 길을 <얼지마 죽지마 부활 할 거야> 가난뱅이 집시 소년이 절뚝거리는 골목길. 그 뒷배경에 깔릴만한 노래. 보헤미안은 체코 보헤미아 지방 집시의 후손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가 지금은 온 세계 떠돌이 히피들, 얽매이기 싫어하는 자유인들을 지칭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13. Time(feat. Vashti Bunyan) / We or Me
도시인을 위한 목가적인 노래를 부르길 즐기는 위 오아 미의 음반 가운데 브리티시 포크의 전설인 여성 싱어 바스티 번얀과 함께한 노래 타임. 바스티 번얀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가수다. 원맨밴드 <위 or 미>의 주인공 바하이 타헤르사데는 아일랜드 출신이나 지금은 시카고에서 활동하고 있다. 스웰 시즌의 글렌 헨사드의 격려로 큰 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14. Hold meg, slipp meg(Hold Me Tight, Let Me Go) / Ellen Sofie Hovland
엘렌 소피 호블랜드는 시인이자 가수다. 오늘날 최고의 노르웨이어 작곡가 중 한명이며 표현파 시인으로 시집을 발간하기도 한다. 해외엔 문필가, 가수, 화가를 동시에 겸업하는 아티스트가 제법 많다. 2012년 데뷔앨범 <스칸디나비아의 영혼>에 실린 곡. <더 텔레그라피>에서 2014년의 음반으로 선정되었으며 “신비로운 분위기의 노래는 암흑속의 미로를 사는 우리들에게 청량감과 숨통을 트게 만든다”고 추천하고 있다.
15. 거기서 우리 / 이무하
이무하는 숨은 포크 가수이자 건강한 언어로 신을 노래하는 가스펠 싱어다. 가수 정태춘과 오래 묵은 절친이기도. 이무하란 이름은 한국 대중음악사 뿐만 아니라 CCM 팬들에게도 매우 귀하고 소중한 존재다. 다투어 드러내고 뽐내려는 대중음악 속에서 스스로 빛이 우러나는 소박한 자리에 그가 ‘비껴나’ 서있다. 4집 가운데 <거기서 우리>는 목가적인 희망의 노래.
이 세상 사는 날 동안 슬픈 일 하도 많아 네 고운 눈에 눈물 마를 날 없더니
인생길 가노라면 기쁜 날도 있을테니 네 입가에 작은 미소 머금어 보렴
아이야 우리 손잡고 저 푸른 언덕 너머 맑은 햇살 멱을 감던 시냇가로
바람부는 들을 지나 험한 산골짜기 건너 마침내 우리 그 곳에 들어가려네
하여 슬픔도 즐거움도 잠시 뿐이리니 동무여 우리 끝내 이기리라
동무여 우리 손잡고 저 푸른 언덕 너머 은빛 물결 눈부시던 저 강가로
바람부는 들을 지나 험한 산골짜기 건너 마침내 우리 그 곳에 들어가겠네
아이야 우리 손잡고 저 푸른 언덕 너머 지는 노을 붉게 물드는 강가로
거치른 들판을 지나 험한 산 골짜기 건너 마침내 우리 그 곳에 들어가겠네
거치른 들판을 지나 험한 산 골짜기 건너 참 자유 평화의 땅에 들어 가려네
거기서 우리 다 함께 춤을 추겠네
16. Tristesse 슬픔을 노래하네(LP Version) / Tino Rossi
프랑스 샹송 가수 티노 로시의 오래된 노래 가운데 슬픔이란 제목을 가진 이 노래는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이라네. 그림자도 길을 떠나고...” 1983년 세상을 떠난 티노 로시가 부른 노래 중에 가장 슬픈 노래이기도 하다. 쇼팽의 곡에 가사를 붙인 곡. “깊은 밤, 오늘은 달도 뜨지 않고 동무별도 없어라... 오! 외로운 이 밤, 날개는 흩어지고...” 저 앞의 아름다움에 이어 끝으로 작별의 슬픔을 노래한다. 결국 헤어지는 우리네 인연처럼...
(아울로스 미디어 월드뮤직 사업부. 20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