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은 언제나 당신을 위한 마지막 선택입니다“
이 말을 적어놓고 망설인다.........
나의 삶은 언제나 최선인 적이 있었던가를 반성만 하는 사이
어느새 4집 “기억과 상상”이후 10년이 지났다
“최선”이란 말이 사치인 나이가 되었다
영원한 비주류를 자임하고 그 다짐을 음반 한복판에 새겨넣는 사람,
사랑과 이별이라는통속적 메시지의 가요시장에 정신대라는 짙은사회성이 담긴 노래(사이판에가면1집)를 타이틀로 들고나와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던사람, 그러나 가슴깊이 담을만한
시를 노래로 옮겨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이름을 올린사람(외로우니까 사람이다-정호승시)
고단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언어를 전달하는 노래꾼 이지상이 그의 다섯번째 음반
“스리움과 연애하다”을 발매했다
줄곧 민중음악의 지평속에서 집회의 분노보다는 생활의 다짐을 노래해왔던 그는 그가 살았던 80년대의 인간형들이 서서히 짐보따리 싸들고 생활의 전선을 향해 떠나간 빈 자리를 치우는 청소부 였다
그가 거쳐왔던 학생운동 시절 “전대협 노래단 준비위”와 서총련 노래단“ 조국과 청춘” 그리고 사회노래패“노래마을”과 “민족음악인 협회”라는 이름을 보면 그의 삶과 음악이 대충 얼마나 낮은곳에 내려와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98년의 1집“사람이 사는마을”과 2집“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그리고 3집“위로하다.위로받다” 4집 “기억과 상상”의 음악속에서 그가 얼마나 낮게 배인 절절한 음성으로 이 아수라장 같은 사회의 한 부분을 노래하는지도 알 수 있다.
노래에 담을 수 없었던 내용은 그의 노래 철학을 담은 에세이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 와 성찰적 여행기 “스파시바 시베리아”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최선이 사치가 되어버린 오십의 나이 반백을 넘어선 그가 4집 “ 기억과 상상”이후 10년 만에 내 놓은, 그리고 그가 맞는 25년 음악 인생의 화두는 “그리움”과 “기다림” 이다
“그립다 오늘은 이 말이 내가 걸었던 발자국 수보다 더 많이 입가에 맴돌았다” - 그리움과 연애하다중- 라거나 “ 고개를 들어라 날이 저문다고 모든 것이 저무는 건 아니니 살아온 날들의 상처가 살아갈 날들의 새 살이 될 때 까지 고개 들어라 황혼아 - 황혼 중-” 등은 문정의 염결주의를 신봉하는 그의 작품이다. 시노래 운동 나팔꽃을 통해 한 줄의 싯귀절을 선율로 보급해온 그는 이번에도 역시 나팔꽃 동인인 안도현 정호승 정희성과 민족시인 윤동주의 시를 들려준다
1991년 “통일은 됐어”“내가 그대를 처음 만난 날”작곡으로 음악 시작.
1998년 1집 “ 사람이 사는 마을
2000년 2집 “ 내 상한 마음의 무지개”
2002년 3집 “ 위로하다 위로받다”
2006년 4집 “ 기억과 상상”
2010년 철학 에세이 “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
2014년 성찰적 여행기 “ 스파시바 시베리아” 출간
전)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집행 위원장
전)조선학교와 함께하는 몽당연필 공동대표
현)협동조합 은평시민신문 이사장
현)희망래일 대륙학교 교장
현)인권연대 운영위원
시노래 운동 나팔꽃 동인. 성공회대 외래교수
1. 그리움과 연애하다 (이지상 글)
그립다 오늘은 이 말이 내가 걸었던
발자국의 수보다 더 많이 입가에 맴돌았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비 내리는 거리에서도
너를 잊은 적 없다 한시도 잊은 적 없다
가슴만 졸였었다
첫눈 내린다는 누군가의 말에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눈발은 보이지 않고 그리움만 발끝에서 툭툭 채이는 날
그립다 오늘은 이 말이 내가 걸었던
발자국의 수보다 더 많이 입가에 맴돌았다
2.저물 무렵 (이지상 글)
당신에게 가는 길은 늘 저녁이었는데
한번은 글쎄 해 저무는 산위로 노을이 물들지 뭐야
그래서 뭐 그 노을 깊이 당신 모습을 못처럼 새겨
내 심장을 꾸욱 눌렀지
아릿하게 아파오는데 아릿하게 스며 드는데
너무 그리워서 더 많이 아파서 행복한 저녁 이었어
3,황혼 (이지상 글)
고개를 들어라 날이 저문다고 모든 것이 저무는건 아니니
이 완전하지 못한 세상에 휴식이 되리
서해바다 황홀한 일몰 모든이들의 안녕을 위해
살아온 날들의 상처가 살아갈 날들의 새살이 될 때까지
고개 들어라 황혼아
4. 울 엄마 (이지상 글)
울엄마 울엄마 아픈 다리로 평생을 절으시며
없어도 다 사는 방법이 있단다 남의돈 뺏어 먹고살지는 말아라
입으로 살지마라 몸으로 살아라
가난이란 최고의 재산을 선물로 주신
울엄마 울엄마 그리운 나의 하느님
5. 가을엽서 (안도현 시)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자꾸 낮은 곳으로 내려 앉고
세상에 나눠줄 것이 많다는 듯이 자꾸 내려 앉고
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한때
낙엽지거든 물어보세요 물어보세요 사랑은 사랑은 왜 낮은곳에
낮은곳에 있는지를
한 잎 두잎 나뭇잎이 자꾸 낮은 곳으로 내려앉고
나도 그대에게 나눠주고 싶어요 세상에 줄 것 많은 사람이고 싶어요
6. 왜 그리운 것들은 (이지상 글)
왜 그리운 것들은 왜 그리운 것들은
내 발자국 뒤에서 내 발자국 뒤에서
서성 거리는지 서성거리는지 서성 거리다 내게로 오는지
비틀 거리는지 비틀 거리는지 비틀 거리다 내게로 오는지
7. 길떠나는 저녁 (원제:맹인수녀 정호승 시)
앞 못보는 아들을 둔 늙은 어미가 부처님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다가
등을 걸어 달라고 돈 몇 천원 스님 손에 쥐어주며 간절히 부탁하는 모습을
초파일날 조계사 앞을 지나가던 맹인 수녀가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다
가슴에 따뜻한 촛불 하나 밝히고 길 떠나는 저녁
8. 숲 (정희성 시)
숲에 가보니 나무들은 제가끔 서있더군
제가끔 서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며 숱한 사람들 만나지만
왜 그들은 왜 우리는 숲이 아닌가 숲이 아닌가
이 메마른 땅을 제가끔 외롭게 외롭게 지나치며
낯선 그대와 만날때에 그대와 나는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
9. 10월 단풍 (이지상 글)
네가 마음을 닫고 가을 숲으로 가는동안
나의 생살보다 붉은 너의 맨 살갗위로
소금 흩뿌리듯 가을비를 떨어졌으나
아프단 말도 없이 한번 돌아 보지도 않고
조용히 눈감고 자꾸 깊어지기만 하는
조용히 눈감고 자꾸 멀어지기만 하는
이별
10 새로운 길( 윤동주 시)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불고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 넘어서 마을로
나의 길은 언제나 오늘도 새로운 길
나의 길은 언제나 내일도 새로운 길
epilogue
"최선은 언제나 당신을 위한 마지막 선택입니다“
이 말을 적어놓고 망설인다.........
나의 삶은 언제나 최선인 적이 있었던가를 반성만 하는 사이
어느새 4집 “기억과 상상”이후 9년이 지났다
“최선”이란 말이 사치인 나이가 되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