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조차도 의심스럽지만 그래도 존재하는 마음 '오지은서영호' [작은 마음]
어떤 마음은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떠올랐다가 가라 앉는다. 진심이 아니어서도 깊이가 없어서도 가벼워서도 아니다. 무거운 추를 매단 것처럼 제대로 걸을 수 없지만 어쩐지 하찮은 감정은 아닐까 여기는 것은 되려 자신이다. 이 앨범에 등장하는 화자 역시 표류한다. 분명하지 않은 감정의 선 위에서. 1미터 너머의 상대를 향해. 가질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무력해지는 마음과 어리석고 초라한 춤. 잃어버린 것들과 어떻게 해도 찾아오는 절망의 밤. 결국 이들은 손을 마주하지 못해 박수 소리 조차 낼 수 없다. 이렇게 각각의 곡은 저마다 미세한 균열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롱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어딘가 서늘한 보컬의 톤과 반대로 따뜻한 악기 소리의 균형이 가져온 미학 때문이다.
너는 그런 나의 마음을
하나도 모르겠지만
-우린 안돼-
'오지은서영호'. 싱어송라이터 '오지은' 과 '서영호' 의 듀오 프로젝트. 산문집 익숙한 새벽 세시의 원고가 끝나갈 즈음 '오지은' 은 작은 마음에 대해 이야기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것은 아마도 사랑" 이라는 곡을 쓰게 되었고 이 정서가 통하는 누군가, '서영호' 에게 제안한 것이 시작점이 되었다. 음반 작업을 하면서 '오지은' 은 자신의 SNS에 우주를 가득 채우기는커녕 한 줌 거리도 되지 않아 꺼낼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작고 하찮은 마음이라고 적어두었는데 이것이 산문집의 카피이자 작은 마음을 관통하는 콘셉트가 되었다. 이 앨범을 통해 두 사람이 하고 싶었던 주제는 어긋난 마음, 꺼내지 못한 마음, 폭발하지 않는 마음, 마주치지 않는 마음이라고 설명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