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음악의 향연, 열 개의 조각이 한데 모인 하나의 작품 [Decagon]
언제부터인지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15년이란 세월, "슈가도넛"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곡이 담긴 정규 및 Ep 앨범들을 발매해오면서 와 닿은 몇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첫 번째, 타이틀곡이 아닌 대부분의 수록곡들은 타이틀이 아니라는 이유로 뒤에 가려져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해온 것은 아닐까. 앨범을 발매함에 있어 우리에게는 소중하지 않은 곡이 단 하나도 없는데, 타이틀곡에만 힘을 싣는 음반산업의 기본적인 구도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모든 곡이 듣는 이들에게 좋게 들린다면 다행이지만, 타이틀 외 다른 곡들은 앨범 내 트랙 수를 맞추기 위해 끼워 넣어진 것처럼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동안 우리는 음악을 만든다는 이유로 자신의 게으름에 너무 관대해지진 않았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고,
세 번째, 순간의 감정 또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음악으로 그때그때 만들어 고스란히 표현하고 싶었다. 또한, 어느 한 장르에 얽매여 있지 않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이런 몇 가지 아쉬움이 이번 [Decagon]을 만들게 된, 이 앨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이다.
2016년 2월 12일, 첫 번째 싱글 [Piece Of Change]를 시작으로 36일 주기에 맞춰 각개의 싱글을 공개하였으며 12월 23일, 마지막 싱글 [Piece Of Sound]까지 처음 목표 그대로 10개의 싱글 작업을 무사히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그 곡들을 한데 모았다. [Decagon]은 2016년 슈가도넛의 시간을 한곳에 고스란히 모아 발매하는 앨범이다.
(글, 슈가도넛 '창스')
[Track Review]
01. 나를 잊다 (Remastered) (작사: 서창민, 안성훈 / 작곡: 안성훈 / 편곡: 슈가도넛)
앨범의 첫 싱글로서 슈가도넛 변화의 시작을 이야기하는 곡으로,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지난날의 자신의 모습이 사라짐에 대한 아쉬움을 진솔한 가사와 슈가도넛만의 독특한 멜로디로 이야기하고 있다. 약간은 무겁지만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질문들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02. When We Were 18 (Remastered) (작사: 서창민 / 작곡: 서창민, 안성훈 / 편곡: 슈가도넛)
데모 인트로 부분만으로 곡 전체 스토리가 단번에 쓰였던 곡. 세월이 지남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하지만, 모두의 마음만은 언제나 가장 좋은 그때 머물러 있다. 변화가 급격해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혼자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속은 언제나 20살 즈음에 머물러 있지 않을까?
03. Imagine, Close Your Eyes (Remastered) (작사: 서창민, 안성훈 / 작곡: 서창민, 안성훈 / 편곡: 슈가도넛)
가끔은, 아주 가끔은 눈을 감아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상상은 가끔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것을 보여주니까.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이 곡은, 가벼운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몽환적이고도 신비로운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04. 검은 꽃 (Remastered) (작사: 서창민, 안성훈 / 작곡: 서창민, 이영택 / 편곡: 슈가도넛)
유독 밤이면 더 짙어지는 듯한 지난날의 그리움과 내면에 공존하는 외로움을 밤에만 피어나는 "검은 꽃"으로 표현하였다. 담담하게 내뱉는 보컬 목소리에서 쓸쓸함에 사무치는 화자의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으며 기타 사운드 없이 전개되는 이 곡은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정적인 느낌을 준다.
05. 우린 뜨거워질거야 (Remastered) (작사: 서창민 / 작곡: 서창민, 안성훈 / 편곡: 슈가도넛)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 막다른 길에 막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나 자신에게 하는 다짐의 말. 잃어버린 뜨거운 열정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곡은 장르의 스펙트럼이 넓은 슈가도넛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팝 펑크 사운드이다.
06. 어쩌라고 (Remastered) (작사: 서창민, 안성훈 / 작곡: 서창민 / 편곡: 슈가도넛)
쓸데없는 남 걱정이 판치는 참견쟁이가 많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각자 삶에 대한 관점과 신념이 다르니, 서로 다를 수 있는 삶을 존중하자"는 단호한 메시지를 내포한 곡. 통기타와 베이스, 갖가지 퍼커션으로 구성된 슈가도넛표 어쿠스틱 사운드를 선보인다.
07. 문을 열면 (Remastered) (작사: 서창민 / 작곡: 서창민, 안성훈 / 편곡: 슈가도넛)
우리는 지난날의 상처와 훗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있지 않을까? 그 문을 열면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텐데..
08. 나는 없을지도 몰라 (Remastered) (작사: 서창민 / 작곡: 서창민, 안성훈 / 편곡: 슈가도넛)
거짓말이 난무하며 그 말들이 진실로 포장되고 가려지는 세상, 그 끔찍한 세상 속에서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표현하였다. 강렬한 락사운드 기반으로 드럼 비트와 베이스 멜로디라인이 인상적이다.
09. 지워지네 (Remastered) (작사: 서창민 / 작곡: 서창민, 안성훈 / 편곡: 슈가도넛)
세월의 흐름이나, 자신의 의지가 아닌 권력에 얽힌 미디어의 편향적인 보도에 점차 지난날의 좋았었던 혹은 잊지 말아야 할 기억들이 지워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이야기하는 곡.
10. 그날 그 밤 그 겨울 (Remastered) (작사: 서창민 / 작곡: 서창민 / 편곡: 서창민, 안성훈)
11월의 어느 날, 수많은 이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서로 생각이 달라도 소망은 같았던 그날,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는 많은 이들을 노래하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의 감성 충만한 분위기에 호소력 짙은 보컬을 얹어 진정성을 더했다.
Vocals 서창민
Guitars 안성훈
Bass 이영택
Drums 유효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