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지예' 를 기억하십니까 [바다]
한때 작사가 '지예' 의 시대가 있었다. 1989년 변진섭의 데뷔작품이자 메가 히트작 "홀로 된다는 것" 으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지예'. 그녀는 '변진섭' 의 초기 작품 "로라", "미워서 미워질 때" 등의 노랫말로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예' 는 '김종찬' 의 대표곡 "산다는 것은", '다섯손가락 임형순' 의 "이별을 느낄 때", '이정석' "여름날의 추억", ' 임병수' "아이스크림사랑", '소방차' "사랑하고 싶어". 그리고 '윤상' 의 "잊혀진 것들", '원미연' 의 "혼자이고 싶어요", '최진영' "너를 잊겠다는 생각은" 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고 가왕 '조용필' 의 "그 후", KBS 인기드라마 "종이학" 주제곡이었던 '이상우' 의 "종이학" 과 '김정민' 의 "정상에서" 에 이르기까지 8, 90년대를 수놓은 많은 음악들이 '지예' 의 가사로 히트했다.
그 후 '지예' 는 본인의 작품 "차라리", "얘기하지말자", "엄마말해줘요", "천사의 눈물", "그대가 내리네" 를 발표하여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보이기도 한다. 마지막 작품 "그대가 내리네" 의 발표이후 8년의 시간이 흐른 2015년 늦은 가을. 놀랍게도 '지예' 는 [바다] 라는 제목의 디지털싱글을 발표한다. 인디밴드 출신의 젊은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김관영' 에게 곡을 의뢰하는 파격을 보이는 '지예' 의 작품 "바다" 는 이별의 그날을 오늘은 좋은 날, 바다가 보고 싶은 날로 정의한다.
80, 90년대 그녀의 감성은 감각적인 단어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이전의 가사들과는 다른 새로운 감성에 대중은 열광했다 풍경과 정서를 넘나들며 그때까지 좀처럼 시도되지 않았던 인간감성에 대한 서사적 접근과 감각적인 가사로 구태의연한 노래가사에 식상해있던 대중의 정서를 파고들었다. 요즘 잘 나가간다는 작사가 '김이나' 의 작법에서 '지예' 의 흔적을 발견한다. '김이나' 가 선배 '지예' 를 아는 지 모르는지 확인할 길 없다. 하지만 '지예' 이후 우리나라 대중음악 가사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는 것에 평론가들은 대체로동의한다. 그것이 지예로부터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일정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 곡 역시 클래스가 다른 '지예' 의 음악적 관록을 보인다. 일반적인 대중음악의 흐름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예' 나름의 역량을 보인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지예' 의 음악은 주류가 될 수가 없다. 많은 것들이 변했다. 지난 8년, 짧지않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예' 는 자신과 세상의 음악에 대해 어떤 생각을 새기고 있었을까? 그리고 오랜 침묵을 깨고 세상에 내놓은 그녀의 음악을 우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