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월간 윤종신] 8월호 'MR.REAL’
2018 [월간 윤종신] 8월호 'MR.REAL’은 만들어진 남성성에 갇혀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남자는 이렇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속과 겉이 다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비애를 담고자 했다. 사실은 흔들리고 있지만 무감한 척하고, 속이 타들어가고 있지만 쿨한 척하며, 다칠 게 걱정되지만 다쳐도 상관없다는 듯이 강한 척하는 남자들, 우리가 그동안 ‘윤종신 월드’에서 자주 목격했던 그 남자들이 'MR.REAL’ 안에도 있다.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이 ‘남자의 매뉴얼’처럼 여기는 것들이 있는데요. 누가 대놓고 가르쳐준 적은 없지만 살아가는 동안 알게 모르게 듣고 보고 배우게 되는, 남자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지침 같은 것이죠.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전부 다 겉치레 같고 허상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게 진짜가 아닌 걸 아니까 점점 더 무의미해 보이고요. 남자들이 ‘남자답게’라는 허상에 몰입하고 집착하는 걸 유머러스하게 꼬집고 싶었어요.”
'MR.REAL’에는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랩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다치기 전에 다칠 걸 걱정하고, 헤어지기도 전에 헤어질 걸 걱정하고, 만나자마자 이별을 준비하는 남자의 불안이, 그 흔들림 속에서도 빛나는 애틋함이 최자 특유의 유려하면서도 묵직한 목소리로 전해진다. 윤종신은 최자에게 허세로 무장한 남자들의 애환을 담아보자고 제안했고, 최자는 자기만의 해석을 더해 가사 속 캐릭터에 살을 붙였다.
“사실 최자를 섭외한 것도 남성성을 비틀어보겠다는 노래의 의도 때문이었어요. 최자는 언젠가부터 남성성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되었는데, 랩으로 진심을 전할 때만큼은 그 만들어진 이미지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거든요. 제가 쓴 캐릭터와 최자가 쓴 캐릭터를 연결하면 곡의 의도가 더욱더 잘 살아나겠다 싶었죠. 이번에 함께 작업하면서 저는 최자라는 아티스트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유연하다는 걸 알게 됐는데요. 특히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면서 자칫 가볍게 보일 수 있는 장면을 더욱더 희화화해서 비꼬는 모습을 보고 진정한 엔터테이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대로 반했어요.”
[월간 윤종신]은 2018년 8월호를 기점으로 100호가 되었다. 급변하는 음악 시장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시작된 [월간 윤종신]은 9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면서 이제는 윤종신과 세상을 잇는 유일무이한 플랫폼이 되었다. ‘윤종신’이라는 아티스트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하지만 윤종신은 ‘100’이라는 숫자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으니 이 기회를 빌려 그동안 지켜봐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 중간 점검차 한 번쯤 뒤를 돌아보면서 처음의 그 마음을 되새기는 것, 100호의 의미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딱 그 정도였으면 좋겠다는 것이 윤종신의 소박한 바람이다.
“아무래도 100호가 되니까 처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2010년 [월간 윤종신]을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마음이요. [월간 윤종신]은 그때그때 내가 만들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였고, 맨 첫해에 그렇게 만들어졌던 곡이 바로 ‘본능적으로’였어요. 제가 정규 앨범 제도 안에 있었더라면 결코 만들지 못했을, [월간 윤종신]이어서 시도할 수 있었던 곡이었죠. 이번 100호는 [월간 윤종신]의 특징과 개성을 잘 보여주었던 ‘본능적으로’와 이어지는 곡이길 바랐어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마음이 음악에도 담겼으면 했어요. 앞으로도 [월간 윤종신]은 그때그때 제가 하고 싶은 음악으로만 채워나갈 생각입니다.”
[윤종신의 8월호 이야기]
“Back to ‘본능적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