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갑, 네 번째 정규 앨범 [보이는 것들]
싱어송라이터 홍갑의 네 번째 정규작 [보이는 것들]은 유려한 멜로디를 담은 어쿠스틱 연주와 따뜻한 밴드 사운드, 여린 목소리를 위시한 정겨운 선율이 앨범을 메운다. 그의 음악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음직한 소재가 가득하다.
오프닝 트랙인 ‘보이는 사람’은 먹먹한 정서를 머금은 연가다. 평범해 보이지만 남다른 사연들을 가지고 있는 요즘의 젊은이들을 닮아있다. 선공개 곡이라 할 수 있는 ‘감기’라는 작품은 내 몸에 들어온 감기와 대화를 나누는 특유의 언어유희가 재미있는 곡이다. 스스로에 대한 고찰을 ‘유리병’이라는 소재에 빗대었다. 다소 침잠되는 구성으로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느껴진다. ‘볕이 드는 날’은 방에서 느껴졌던 아련한 감상을 눌러 담은 곡이다. 사색적인 오지은의 음색은 깊은 잔상을 남긴다. 얌전하고 말수가 적은 자신의 성격을 ‘혼자가 편해 아님 둘’이라는 짧은 에피소드로 소개하기도 했다.
‘나는요’는 자조적으로 느껴지는 가사와 곡의 밝은 기운이 아이러니하게 어우러진다. “그동안 많이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게요. 부디 건강하게 재미있는 일 많이 하시길 바래요.”라는 메시지는 주변 친구들에게 건네는 안부 인사와 동시에 스스로의 다짐이다. ‘밤을 빌어 비를 맞네’에서는 보컬에 힘을 잔뜩 빼고 다소곳하게 읊조린다. 낯설지 않은 그의 표현법이지만 곱씹어지는 아련함은 이내 심금을 울린다.
[보이는 것들]이라는 단편집은 우리네 일상이며 모두가 겪고 있을 법한 삶이다. 그의 노래가 마음 깊이 스며드는 이유는 과장하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언어지만 보편적인 이야기가 담겨 울림이 짙고 누구에게나 호소할 수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여린 송가는 이렇게 소박하게 우리의 곁에 있다.
- 대중음악평론가 신현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