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첫 솔로 앨범 ‘동경’을 낸 조동익은 몇 년 후 한 인터뷰에서 ‘곧’ 두 번째 앨범을 낼 거라고 했다. 그의 ‘곧’은 우리의 ‘곧’보다 아득히 길었다. 1998년의 인터뷰였으니, 22년이 걸렸다. 그의 음악을 아끼는 이들, 조동익이라는 이름에 경외감을 가져왔던 이들 모두가 기다려왔지만 이렇게 불쑥 찾아올 거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못했다.
K팝(K-pop)과 슈가 팝이 지배하는 2020년의 한국 대중음악계에 조동익의 두 번째 앨범 ‘푸른 베개’는 시대와 장르,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초월한 장인의 숨결을 담았다.
조동익은 하나의 영토다. 고 조동진의 친동생인 그는 형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형이 만드는 음악을 동경하며 자연스레 음악계에 몸담았다. 기타리스트이자 영화 음악가인 이병우와 함께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