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찬, 8년만의 신곡 [Deja vu]를 발표하다]
싱어송라이터 조규찬의 열번째 앨범의 두 번째 신곡 [Deja vu]가 발표되었다.
지난 아홉장의 앨범들이 '앨범' 기반의 음반시장 하에서 발표된 것이었다면, 이번 앨범의 신곡들은 '싱글'기반의 음원시장 하에서 발표하는, 그에게는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겠다. 마치 장편소설을 써오던 작가가 카피라이터로서 처음 써 낸 짧은 문장들을 보는 느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인상마저도 든다. 그런 면에서, 달라진 환경에서의 그의 두번째 음악적 선택은 무엇이었을지 주목하게 된다.
이번 발표곡 [Deja vu]의 가장 도드라지는 표피적 특징은, 악기를 배재한 보컬 앙상블(아카펠라)이라는 점이다. 사운드의 상향평준화를 가져온, 온갖 현란한 신디사이저사운드와 샘플링의 용이성이 보편화된 현시점을 본다면, 그것의 활용이 배재된 그의 선택은, 어떤 면에서 '모험(?)'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편곡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악기들의 연주매카니즘을 목소리로 구현해내며, 오히려 유일무이한 그의 '목소리'라는 소스를 통해, 그가 원하는 독특(unique)한 사운드를 만들어냄을 확인하게 된다.
그 하나의 예로, 주선율과 다른 성부의 선율들이 평행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 그러면면서 화음을 만들어내는 'Block Chord' 기법의 사용을 들 수 있다. 보편적인 보컬곡의 편곡방식인, 주선율과 그것의 뒤에서 도움을 주는 'Background Vocal'의 관계와는 사뭇 다른 것이라 볼 수 있겠다. 말하자면, 모든 성부가 주선율이자 앙상블의 개별적 성부라 할 수 있겠다. 이 기법은 재즈보컬앙상블 편곡에 주로 쓰이는 방식이라고 한다. 맨해튼 트래스퍼(Manhattan Transfer)의 [Java jive]에서 쓰인 보컬편곡방식이 그 예이다.
목소리만을 담은 편곡.
어찌보면 그는, 가장 단순하고 원론적인 '음악'을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가사의 언어를 굳이 영어와 불어로 선택한 이유를 묻자, 가사에 쓰인 언어의 1차적 의미와 관념을 너무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 보다는, 그것의 자음과 모음이 자아내는 '사운드(sound)' 그 자체를 통해 언어가 전하는 관념의 한계를 뛰어넘는 뉘앙스를 전달하고자 했음이라는 그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 곡의 제목인 [Deja vu]처럼, 낯선 언어이지만 언젠가 어디선가 느껴본 듯한 뉘앙스를 느끼는 경험을 청자가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도 그는 덧붙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