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사라져도 세상이 변해도, 사랑은 시들지 않는다
-그리움이 쌓여 눈길이 되는 곡, '홍재목'의 디지털싱글 [Snowdrop] by 오은(시인)
'파니핑크' 멤버에서 솔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홍재목'이 디지털싱글 [Snowdrop]을 선보인다. 이번 싱글에서 눈길을 끄는 건 '파니핑크' 멤버로 2010년 겨울에 발매했던 동명의 곡을 7년 만에 솔로 버전으로 발매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팬들에게는 색다른 반가움을, 처음 듣는 청중들에게는 잔잔한 간절함을 선사할 것이다. [Snowdrop]은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오고, 눈이 녹으면 봄이 온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만들어준다. 곡을 다 듣고 나면, 마침내 너를 만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여운처럼 남는다.
'홍재목'의 [Snowdrop]은 초봄을 알리는 희고 작은 동명의 꽃 'Snowdrop'을 노래하지만, 봄을 향해, 너를 향해, 사랑을 향해 가는 길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안내도 푯말도 신호도" 없는 길 위에서 수북이 쌓인 눈을 헤쳐 나아가야 하는 게 사랑일 것이다. '홍재목'의 담담한 목소리에서는 너를 만나기 위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발걸음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그것은 너 없으면 죽을 것 같다는 애절한 읍소가 아닌, 세상은 변해도 사랑은 여전할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에 더 가깝다. '홍재목'의 목소리 아래 깔리는 서정적인 피아노 멜로디는 눈밭 위에 천천히 내리는 눈송이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오늘은 내일과 점점 닮아가고 여기까지 걸어온 만큼 나는 너와 좀 더 가까워진다. 너와 내가 가까워질수록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은 더욱 커진다. 그리하여 "나의 날을 모두 녹여 모두 너에게만 주고 싶어"란 가사는 흡사 "나의 '나'를 모두 녹여 모두 너에게만 주고 싶어"로 들린다. 나의 날이 녹아도, 모든 날이 녹아도 이처럼 사랑은 더욱 생생해진다. 오늘이 사라져도 세상이 변해도, 사랑은 결코 시들지 않는다. 사랑은 온전히 '나'를 거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간절함은 인생을 걸고 이루어진다.
빗방울을 뜻하는 영단어는 Raindrop이고 눈송이를 뜻하는 영단어는 Snowflake다. Snowdrop은 '눈방울'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인 셈이다. 창문에 맺힌 눈이 어느 순간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면, 그것을 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Snowdrop]은 당신의 가슴을 촉촉히 적셔줄 것이다.
'홍재목'은 '파니핑크'라는 그룹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제16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발표한 정규 1집 [Mr. Romance]에 실린 "Sweet", "11월", "다신"이 MBC 드라마 [메리대구공방전], [커피프린스 1호점], [뉴하트] 등에 잇따라 삽입되면서 음악 팬들에게 화제가 되어왔다. 이후, 솔로 활동을 시작한 2015년부터 그만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세상에 따뜻한 숨결을 한 땀 한 땀 새기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