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찬의 열 번째 싱글 [하루]
2019년 4월, 조규찬의 열 번째 싱글 [하루]가 발표되었다. 조규찬이 작사 작곡 편곡, 그리고 기타를 연주한 이번 싱글 [하루]의 스타일은 포크이다.
어쿠스틱 기타 하나와 보컬 앙상블만 사용된 편곡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그러나, 보편적인 포크 스타일의 연주나 창법을 따라가고 있는 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기타의 아르페지오는 뮤트주법이 곡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으며, 보컬의 창법과 사용되는 스케일은 오히려 블루스의 감성을 많이 접목한 것으로 느껴진다. 또한 브릿지에서의, 핑거스냅과 함께 등장하는, 분위기가 전환되는 보컬 앙상블 테마는, 곡의 첫인상에서 짐작된 흐름에 반전을 가하며, 듣는 이의 음악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운드를 들어보면, 소편성인만큼, 기타트랙들과 보컬트랙들의 공간배치가 더욱 확연하게 체감된다. 흔히 사용되는 공간 배치 법이지만 - 기타 사운드는, 메인 채널(가운데 공간에 소리배치)과 더빙채널(좌,우측 공간에 소리배치)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컬 앙상블 사운드는, 메인 보컬(가운데 공간에 소리배치)과 백그라운드 보컬(각 성부별로 좌,우측 다양한 공간에 소리배치)로 구성되어 있다 - 악기수가 적은 상황에서 오는 독특한 선명성과 생동감이 느껴진다. 듣는 이의 각 채널에 관한 집중도가 높아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가사를 들여다보면, 매일 외출(출근)과 귀가(퇴근)을 반복하는 어느 평범한 사람의 하루를 묘사하고 있다. 그는 그다지 게으른 것도, 그다지 부지런한 것도 아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생활을 반발없이 받아들인 사람이다. 자발적인 '반발 없음'이 아닌, 일상의 관성에 익숙해져서 나타난 결과이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저녁에 잠드는 순간까지 거의 혼자 지낸다. 적어도, 오프라인 상의 사람들과는 거의 상호작용을 이루지 않는다. 그의 인간관계와 오락을 이루는 대부분은, 그의 손 안에 늘 있는 스마트폰과 사무실의 컴퓨터 안에서 이루어진다. SNS 상에서 형성된 또 다른 자아(페르소나)로 그는, 온라인 상의 기계적 인간관계를 주로 가진다. 직접 누군가를 만나서 마주보고 나누는 대화보다 이 방법을 선호한다. 그는 자신이 혼자 살아가고 있음조차도 깨닫지 못한다. 그렇게 하루를 살고 있다. 하지만, 조규찬은 거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지는 않는다. 그저 먼발치에서 어느 한 평범한 사람의 하루를 따라다니며 스케치하듯, 감정을 배제하고 그냥 묘사한다. 어떤 면에서 이 곡은, 스마트폰이 안보이면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르는 화자가 조규찬 본인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삶은 이런 것입니다"하는 식의, 분수에 넘치는 조언(?)이나 교훈을 담아내려는 의도는 애초에 담고있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굳이 말하자면, "문득 생각이 나길, 요즘 제가,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네요? 흐음..." 하는 정도의 태도인 것으로 보인다.
[Staff]
Composition, Lyrics & Arrangement: 조규찬 Programming: 조규찬
Guitars: 조규찬
Background Vocals: 조규찬
Mixing: 조규찬
Illustration: 조규찬
Photoshop: 이인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