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 waltz]
창 밖엔 눈이 옵니다. 긴긴 밤 어지러운 속내를 하얗게 지워주고, 내 잘못과 헛된 바람들을 호되게 꾸짖기라도 하듯이 세차게도 내립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그저 좋은걸요. 굳이 신을 신고 나가 발자국 남길 이유 있나요. 저기 저 누군가의 쓸쓸했던 지난 한 해도 소복이 쌓여만 갑니다. 눈 위를 뛰어 노는 강아지를 바라봅니다. 첫경험을 하고 있군요.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차가운 느낌이 그저 신기한가봅니다. 뛰어 노는 모습이 마치 왈츠 리듬을 타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 녀석은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네요. 겨울은 찾아옵니다. 봄 여름 가을을 지나 어김없이 우리 곁에 돌아옵니다. 한 해 동안 수고 많았다고, 어지러운 생각들과 힘들었던 일들 다 덮어 버리고 새롭게 시작 하라고 흰 눈과 함께 찾아오지요. 우리는 애쓸 필요 없습니다. 그저 창 문 밖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다 괜찮아 질 겁니다. 춤을 춥시다. 저기 저 강아지처럼 빙그르르 돌아봅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