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공간, 하나의 이별에서 비롯된 두 개의 이야기를 한 곡에 담은 '왁스'의 신곡 "딱 한잔만"
하루가 바쁘게 음악의 트렌드가 변해가는 요즘이지만 남녀가 이별을 받아들이는 모습만큼은 놀라울 만큼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참으로 뻔하디뻔한 촌스러운 음악에 감정이입 해서 감동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인 것 같다. 많은 뮤지션들이 이 뻔하고 구질구질한 감성을 어떻게든 세련되고 아름답게 꾸며보고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실제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왁스'의 "딱 한잔만"은 조금 더 솔직하고 뻔뻔해지기로 하였다. 이별을 아름다운 것이라고 폼잡고 우기는 것보다 구질구질함 자체를 인정하고 본연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현하는 곡이다. 아무런 비꼼 없이 마이너 그 자체를 사용함으로 위로가 아니라 슬픔의 발산을 대중들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딱 필요한 정보 이상은 아무것도 담지 않은 담백한 애니메이션 티져 영상 만큼이나 음악 역시 간결하게 리스너들이 집중해야 할 부분을 친절히 집어준다. 화려함을 배제하고 쓸쓸한 기타연주 이후에 따라오는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남자의 노래에 이어 자신을 탓해주길 바라는 여자의 노래, 서로 인정한 이별을 아쉬운 한잔으로 마무리 짓는 듀엣을 따라 듣고 나면 '왁스'가 전하는 이 노래의 모든 메시지를 놓치지 않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데뷔 20년을 넘어 완성 그 이상의 기량과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발라드의 여왕 '왁스', 그리고 남자역으로 참여한 비밀스러운 목소리의 주인공이 다음에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해보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