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작곡가겸 피아니스트 ‘데이드림’
10집 Rain
2001년 2월 발표한 데뷔 앨범 Dreaming의 엄청난 성공 이후 20년 가까이 한국 뉴에이지 음악계에서
꾸준한 작품을 선보이며 활동해 온 데이드림이 9집 Fresh를 발표한지 3년 만에 10집과 11집을 동시에 발표하여 우리 곁에 다가왔습니다.
드라마 ‘겨울연가’, ‘순수의 시대’, KTF TV CF등 한국에서의 활동은 물론이고 대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도 발매되는 그의 앨범은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 1월에는 일본 TV CF에 데이드림의 노래가 삽입 되면서 여전히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 받는 데이드림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10집 음반 RAIN에는 ‘꽃길’, ‘RAIN’같은 피아노 솔로 곡 이외에도 플룻과 첼로가 함께 어우러지며 행복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행복한 봄날’이라는 앙상블 곡도 수록 되어 있으며. 뮤지컬 배우인 임유진씨가 보컬로도 참여하여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양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담은 데이드림의 10집은 음악을 듣는 이들로 하여금
마법처럼 행복한 순간에 빠져들게 할 것입니다.
[LINER NOTE]
평안을 위한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선율의 만찬
데이드림 / 10집 Rain
올 해 초였나 보다. 우연히 신문을 펼쳐보다가 어느 기사에 시선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본 적이 있다. 어느 문학평론가의 칼럼이었는데, 유독 눈길을 끈 것은 김남조 시인의 [평안을 위하여]라는 시 전문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안 있으라 평안 있으라 포레의 레퀴엠을 들으면 햇빛에도 눈물난다 있는 자식 다 데리고 얼음벌판에 앉아 있는 겨울 햇빛 오오 연민하올 어머니여 평안 있으라 그 더욱 평안 있으라 죽은 이를 위한 진혼 미사곡에 산 이의 추위도 불쬐어 뎁히노니 진실로 진실로 살고 있는 이와 살다간 이 앞으로 살게 될 이들까지 영혼의 자매이러라 평안 있으라’
시를 음미하다보니 문득 20여 년 전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의 잔잔한 감동이 떠올랐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마주한 시가 또다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새삼 가슴이 철렁거렸다.
그 날 내가 읽은 칼럼에서 필자는 결국 세상은 살았던 사람과, 살아 있는 사람,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니 다정한 믿음 속에서 모두 평온해지기를 간구한다고 했다. 이는 곧 점점 황폐해져가는 세상에서 인간성을 회복해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과 다름없었다.
포레의 [레퀴엠]이 시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렇게 탄생한 시인의 시가 평론가의 마음을 움직인 것처럼 세상에는 희망과 소망의 불씨가 되어주는 예술이 존재한다. 그리고, 때론 그런 예술이 묘약이 되어 우리를 어루만지고, 치유하며, 우리를 깨어나게 하며, 행복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17년간 곧은길을 걸으며, 너무나 인간적인 음악을 추구해온 한 피아니스트의 헌신과 노고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데이드림이다.
우연한 기회에 아니 이제는 운명적인 계시 때문이라고 이야기해야 할 2001년 데뷔때부터 데이드림 음악의 지향점은 휴머니즘이었다.
곧 그의 음악에는 늘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녹아 있었다.
탄광촌, 징용에 끌려가 사망한 재일동포 1세를 위한 ‘Song for the Soul’, 故 박용하를 추모했던 ‘아름다운 사람’등 일련의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발표해온 것도 그런 이유다.
그리고, 그가 이번에 발표한 두 장의 정규 음반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이번에 10집과 11집을 동시에 내놓는다는 것인데, 뉴에이지 시장에서 데이드림처럼 중량감있는 아티스트가 한 해에 두 장의 음반을 한꺼번에 내놓았던 적은 유례가 없다.
이는 데이드림의 창작을 향한 열정의 소산이자 그가 간구하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강한 열망의 표현이다. 아울러 데이드림이 음악으로 성취한 행복을 세상과 나누고자 하는 나눔의 미덕이라 하겠다.
촉촉히 대지를 적셔주는 가랑비같은 정규 10집 음반 [Rain]
앞서도 언급했듯이 데이드림의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달래주며, 한편 듣는 이를 꿈꾸게 하고,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된 것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그런 행복한 경험을 이번 음반에서도 누릴 수 있다.
향긋한 바다 내음을 풍기는 첫 곡 ‘광안리 바다’부터 가슴 뭉클한 희열을 선사하는 ‘꽃길’,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와의 진한 우정을 표현한 ‘친구와 축배를’, 발레리나의 우아함을 음표화한 ‘발레리나를 위한 소곡’, 활기찬 봄의 기운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행복한 봄날’, 전곡 중 가장 낭만적인 시정을 감미롭게 표현한 'Rain', 자타 공인 한국인이 좋아하는 뉴에이지 명곡인, 시크릿 가든의 곡 ‘Song From A Secret Garden’, 앙드레 가뇽의 ‘첫날처럼(Comme Au Premier Jour)’의 커버 버전, 그리고, 뮤지컬 배우 임유진과 함께 호흡을 맞춘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노래이자 음반의 히든 트랙 ‘내손을 잡아요’까지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어 어느 한 곡 건너뛸 곡이 없다.
[이 중 ‘내 손을 잡아요’에서 들을 수 있는 데이드림의 가창은 다소 낯설고 투박하고 설익은 것같이 들리지만 오히려 그런 진솔함이 풋풋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또, 이렇듯 처음부터 한 곡 한 곡 감상하다보면 마치 전곡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 느낌도 받게 된다.
한편, 데이드림이 직접 쓴 곡에 대한 단상도 인상적인데, 이 단상들은 짧지만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어 감상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아마도 곡으로 들어가는 통로이자 곡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되어 주는 듯하다.
이 가을 선선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데이드림의 새 음악은 한층 원숙해진 음악성에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텔링을 갖추고 있는 데이드림 음악의 진화다.
이는 언젠가부터 영감이 없는 창백한 연주만이 홍수를 이루는 작금의 행태에 귀감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제는 진짜 우리가 그의 음악에 성원을 보내줄 차례다.
이헌석[음악평론가. KBS, TBS, BTN 방송작가, 두산백과사전 집필 위원, 아이스크림 교육연수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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