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슨호텔 (Morrison Hotel)' [2]
-'모리슨호텔'의 음악을 듣는 당신께.-
안녕하세요, 모리슨호텔입니다. 앨범 소개 글을 어느 분께 부탁드릴까 참 오래 고민했습니다만, 제 음악을 들어주실 여러분께 있는 그대로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곡의 배경을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이렇게 직접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발표하는 음반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2007년에 발표했던 1집 ‘긴 사랑과 이별의 고백’ 그리고 이제 2015년, 새로운 14곡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8년만이죠. 그 8년 동안 제게는 참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셨어요. 우리 함께 좀 나이도 들고 모습도 좀 달라졌을까요.
이번 2집 앨범은 비워 내는 것, 자연스러움에 중점을 두었고 인간과 감정에 대한 관심을 그대로 노래에 담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짝사랑", "고양이"처럼 기타 한 대로만 표현하고 싶었던 곡도 있고 "핵전쟁의 날", "온통 뺏겼다는 걸"처럼 밴드의 사운드를 단순한 기타 리프에 담은 곡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멋진 한 사람", "너의 신념은 뭐야"같은 곡에서는 인간의 내면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아이쿠, 이런!"과 "오늘 뭐 해"는 상대적으로 경쾌한 곡으로 자칫 무거울 수 있었던 전체 앨범의 균형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앨범은 후반부 마스터링 작업과 프레싱 과정의 제작비를 펀딩에 성공하여 완성할 수 있었는데요 후반부 작업을 후원자분들과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진행하였습니다. 후원자분들을 코러스 녹음에 참여시키고, 후원자분들을 초대해서 2집 수록곡을 미리 선보이는 공연을 진행하고 그 현장에서 타이틀곡을 관객투표로 정하는 등,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후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깊이 감 사드립니다. 그 과정에서 큰 감동을 받았거든요.
음악은 만드는 사람이 아닌, 듣는 사람이 완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앨범 모든 곡에 실제 이야기가 있고, 그려지는 그림이 있습니다. 들으시면서 유쾌한 그림, 아름다운 그림 그리고 바로 여러분의 그림 많이 그려주세요. 오랜 시간 기다려주셔서 정말 많이 감사합니다.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많이 사랑해주세요. 많이 들어주세요. 고맙습니다.
-곡 배경 설명-
1. 온통 뺏겼다는 걸
-이제는 헤어진 옛 연인의 사진을 보며 언젠가 온 마음을 빼앗겼던 처음 만났던 그 순간을 다시 생각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
2. 멋진 한 사람
-노인은 혼자 살고 있지만 아직 건강하다. 문득 돌아본 시간에 대한 회한도 있지만 그래도 멋지게 살았다고 거울 속의 자신에게 말한다. '느려진 몸. 맑은 정신'. '애들 사진이 전화기에 와있네' 여러분의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며 들어주세요. 그리고 언젠가 노인이 될 바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3. 결혼하는 날 (백그라운드 보컬에 텀블벅 후원자 조승완님께서 참여하셨습니다.)
-사촌동생 남은정양이 결혼식에 축가를 부탁해와서 음악 하는 사촌오빠로서 축의금은 많이 못 주었지만 진심을 다해 만들었던 결혼 축가곡입니다. 힘 있는 록비트에 상대를 향한 진심 어린 마음과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 드리는 내용을 꼭 넣고 싶었습니다. 결혼축가로 많이 사랑 받게 되기를 바라는 곡입니다.
4 .아이쿠, 이런!
-오랜만에 마주친 그녀와의 실제 있었던 일을 경쾌한 비트에 담아 음악으로 승화시킨 곡입니다. 누구나 이런 경험 한번쯤 있지 않나요?
5. 너의 신념은 뭐야 (band)
-어떤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들어 쓰기 시작한 곡인데 결국 거울 속의 저에게 부르는 것 같은 곡이 되었습니다. 이 곡을 들은 제 친구 영석이는 대뜸, '야 너 이거 혹시 나 들으라고 만든 노래냐?' 라고 묻더군요. 그런 묘한 힘을 가진 곡입니다.
6. 고양이 (백그라운드 보컬에 텀블벅 후원자 김현정님께서 참여하셨습니다.)
-이 노래의 화자(나)는 고양이 입니다(성별 불명). 나는 내가 예쁘다는 것을 압니다. 나는 내 우아한 걸음걸이(catwalk)에 자부심이 있습니다. 나는 배려심 있게 날 대하는 주인을 좋아합니다. 특히, 발톱을 감추는 것을 깜빡 해서 가끔 주인을 할퀴는데 그럴 때 주인이 내가 다칠까봐 어느 선을 넘기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나를 밀어내는 것에 큰 배려와 행복을 느낍니다. 나는 고양이인 나의 수명이 인간인 주인의 수명보다 짧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나는 때로 사람의 말을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의 주인에게. 오래도록 같이 있자고.
7. 짝사랑 (band)
-누군가를 짝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을 훔쳐보고 목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이고 그렇게 고백하지 못하고 지나는 매일 매일을 어쩌면 그 달콤한 고통을 즐기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8. 핵전쟁의 날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세상 끝나는 날이 온다면 그때 나는 누구와 무얼 해야 할까요. 생각나는 사람이 있나요.
9. 오늘 뭐 해
-슬픔에 빠진 친구를 가볍게 불러내어 손을 잡고 걸으며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노래.
10. 너의 이야기
-아무 문제도 없고 지금의 생활이 더없이 좋다고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는 네가 참 쓸쓸해 보였어.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워서 다행이야. 멈춰있지 말고 누군가를 만나봐. 너의 아름다운 지금 모습 다 가기 전에.
11. 금요일까지는
-그런데 왜. 아직도 목요일이죠. 항상 난 지쳐 있고 주머니는 가볍죠.
12. 가방
-어느 날 좀 많이 힘들었던 날 눈에 띈 방 한구석의 그 가방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햄버거가게에서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으로 장만한 나의 첫 기타 그리고 이펙터를 담아 다니던 가방이었다. 누군가에 비해 난 참 많은 걸 갖고 있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던 날. 이제 바보 같은 생각 말고 열심히 오늘을 살자. 다시 꿈꾸자.
13. 짝사랑 (acoustic)
-보컬 녹음이 가장 어려웠던 곡입니다. 이 곡을 녹음하려고 녹음실에 정말 여러 번 갔는데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 실패하다가 정태춘, 박은옥님의 ‘사랑하는 이에게’ 1986년 라이브 영상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아 그 느낌을 간직한 채로 녹음실로 달려가 바로 녹음에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2집 음감회 공연에서 관객 여러분의 현장 투표로 타이틀로 뽑힌 곡입니다.
14. 너의 신념은 뭐야(acoustic)
-어쿠스틱 버전만이 갖고 있는 매력을 포기할 수 없어 마지막 곡으로 수록하게 되었습니다. 밴드 버전보다 두 키 낮추어 잔잔하게 표현하였습니다. .... ....